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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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은 중세에 쓰여져서 수세기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또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보물 같은 작품이다. 아마 이 책을 읽진 못했어도 이름을 들어 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만큼 중세 뿐만 아니라 서양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책이다.


그렇다면 신곡은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유명한가? 신곡의 원래 제목은 우리말로 '희곡' 또는 '희극'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이 아니라 희곡의 형식을 띄고 있는데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쉽지 않다. 기본적인 뼈대는 단테가 죽음 이후에 여러가지 시련을 겪고 결국 구원에 이르게 되는 것을 그린 것인데 속을 들여다 보면 훨씬 심오한 사상들이 녹여 있기 때문이다.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에 이르는 긴 길을 묘사하면서 그 속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스콜라 철학,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관, 신비주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 등 당대의 많은 학문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읽으면 읽기가 쉽지 않다. 이 속에 있는 여러 개념과 당대의 역사등을 함께 알아야 오롯이 이 위대한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쉽지 않은 책을 좀 더 이해하기 좋게 풀어 쓴 책들은 이미 있어왔다. 그래서 원전 신곡을 읽지 않아도 어떤 의미인지는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신곡의 입문용으로 상당히 괜찮은 책이다. 편역자가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서 소설 형식으로 펴냈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신곡과 관련된 많은 그림을 함께 실고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신곡은 당대뿐만 아니라 훗날의 사람들에게 예술적인 영향을 많이 끼쳤기에 신곡을 주제로 한 그림이나 예술 작품이 많다. 책은 내용에 따라서 그것을 적절하게 선별해서 같이 보여주고 있는데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은 지옥편과 연옥편 그리고 천국편으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잠에서 깨서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단테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에게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서 영원의 세계로 안내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죽음 이후의 첫번째 세계인 지옥에 당도해서 얼마나 참혹한 곳인지를 목격하게 된다. 다음에는 참회와 회개를 위한 연옥을 방문하고 마지막으로 천국에 다다른다. 천국에 가기전에 그가 꿈에서 그리는 영원한 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나서 그녀의 인도로 천국에 올라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다.


책은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 인간 현생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지옥과 연옥이 가는 것은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가는 것이고 또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천국에 가는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구원을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단테가 바라는 구원은 내세의 약속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의 변화인 것이다. 현실에서 여러 부패한 인간들을 비판하고 많은 계층의 다양한 성향의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당대의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훗날 많은 작품에 등장하게 되는 지옥, 연옥, 천국의 개념은 이 단테의 신곡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연옥은 천국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옥에 갈 정도로 큰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정화의 공간이라고 한다. 아마 연옥 갈 사람들 많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천국에 갈 것인가 연옥에 떨어질 것이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단테의 신곡은 현생에서 내가 한 행동이 죽고 난 뒤에 어떤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다.


많은 위대한 인물들에게 찬사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불멸의 고전이라고 칭송받는 책이다. 방대한 양과 다소 어려운 내용의 책이기에 이런 입문용 책으로 먼저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으로 신곡의 내용을 이해한 후에 원전과 함께 해설서를 함께 본다면 이 책의 심오한 맛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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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99
제프 린지 지음, 고유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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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왜 훔치냐고? 그거야 내 맘이지. 아니 내가 갖고 싶어서 훔치고 싶어서 훔치는데 어쩌라고? 나보고 희대의 '탈취자'라고 하는데 뭐 맞는 말이지. 난 말이야 인생의 낙이 무언가를 빼앗는 거야.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아무거나가 아니라 어떤 이들이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 보물을 훔쳐. 그런데 그런 보물은 꼭 나쁜 놈들이 갖고 있더라고. 부도덕한 상류층의 나쁜 놈들이 갖고 있는 것은 그 또한 나쁘게 얻은 것일테니 내가 좀 실례한다고 해서 뭐가 나쁘냐 이거야. 그러니 날 너무 욕하진 말라구.


아 내 소개도 안하고 떠들었네. 내 이름은 라일리 울프. 본명이냐고? 걍 본명이라고 여겨. 울프가 나고 내가 울프니까. 음 뭐 단순 소개로 도둑이야. 남의 것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훔치'니까 도둑이지. 그런데 단순한 좀도둑이 아냐. 난 좀 비싸고 화려하고 값 나가는 물건만 훔쳐. 그냥 지나가다가 슬쩍 할 수 있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님. 뒤가 구린 부잣집 금고 속의 숨겨진 보물 뭐 그런 것 정도를 훔쳐야 진정한 실력자겠지. 이때까지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을 얻지 못한 적은 없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내 습득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어떻게 '습득'하는지는 뭐 자세히 말하긴 곤란하지만 기본적으로 난 철저히 준비를 해. 얼마나 보안이 되어있는지 또 그 보안을 어떻게 뚫을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 아주 치밀하게 조사를 하지. 그래서 완전히 준비 작업을 끝내고서 실행에 옮겨. 그 와중에 난 여러 사람으로 변장도 하는데 그때문에 내 모습을 온전히 아는 사람은 없어. 모두가 날 몰라야 안전하니까. 그리고 난 파쿠르의 실력자야. 파쿠르가 먼지 알지? 건물과 건물 사이 그냥 붕붕 날아다니는거야. 빌딩 정도는 그냥 조용히 오를 수도 있어. 그 정도는 해야 '대도'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어?


그리고 습득 작업 도중에 필요하다면 살인도 해. 물론 착한 사람은 헤치지 않아. 죽어 마땅한 놈들만 죽이지. 그런 놈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하기 때문에 죽이는데 크게 걸리진 않아. 아 그렇다고 그런 놈들 다 죽이지도 않지. 다 죽이면 내 위치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할 때 죽어도 싼 놈들만 처리한다는 점 명심하라고.


그래서 세상에서는 나보고 신출귀몰하다고 뭐 뤼팽 같다고도 하더라. 아 그 전설적인 대도 아르센 뤼팽. 뤼팽도 나처럼 변장을 잘 하고 말빨이 세고 능력자지. 나처럼 필요한 순간 나쁜놈을 살인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는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사람이고 난 어둠속에서 도둑질을 하는 은둔자야. 이 세상의 훔치기 어려운 보물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내. 이때까지는 그 목표가 무난했지.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랄만한 보물이 있어. 바로 이란의 '다리야에누르'. 이란 황실의 보물인데 세계 최대의 핑크 다이아몬드야. 실물을 봤어? 난 봤지. 우연히 사진을 봤는데 그 활홀감이란...내가 실물을 보기 위해서 이란에 직접 날아갔지 뭐냐. 아 그 보석을 봤을때 난 정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답고...무엇보다 갖고 싶었지. 하지만 이란 한복판에 수 많은 군인이 중무장하면서 지키고 있는데 내 아무리 세계 최고의 도둑이라지만 엄두를 낼 수 없었지. 아니 훔쳤다고 해도 어떻게 달아날껀데? 안되는건 안되는거야.


하지만 역시 하늘은 나한테 기회를 주더라. 미국과 이란이 서로 친선을 위해서 각 나라의 보물을 상호 전시하기로 했는데 이 다이아몬드가 미국에 온다는거야! 미국은 내 백그라운드지. 어떤 곳이던 내가 못 갈 곳은 없어. 아 내 인생은 다리야에누르를 얻기 위해서 살아있었나 했을 정도야. 이 보석을 훔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 이제 내 인생 최대의 작전이 시작될꺼야.


그전에 소개할 사람이 있어. 난 늘 혼자 일하고 남을 믿지 않아. 그래서 실패를 하지 않지. 그런데 요즘 날 신경쓰게 하는 사람이 있어. 모니크라고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지. 아니 아름다우면서도 영리한 여자. 그녀는 미술품 위조범이야. 정말 똑 같이 그려내. 그 말은 똑 같은 그림에서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안다는 말이지. 아주 섬세하면서도 세밀한 작업을 도와줄 친구야. 음...뭐 사심이 없다는건 아냐. 아름답고 능력있는 여성과 가까이 지내면서 맘에 들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하지만 극도의 인내심으로 그녀에게 빠지지 않고 있다고. 나한텐 그보다 더 큰일이 있으니까. 그 일이 끝나면 좀 친해질 방법을 찾아볼꺼야. 어쨌든 나에게 중요한 파트너면서 나를 존중하는 가까운 사람이니까.


모니크는 내 편이지만 이제 말하려는 놈은 내 적이야. 특수요원 프랭크 델가도. FBI 특수요원인데 이 놈, 범인 잡기 달인이야. 아마 미 전역에서 제일 실적이 좋을껄? 그래서 진작 승진을 해서 책상에서 팬대나 굴려도 되었는데 아직 현장을 뛰고 있어. 생긴 건 평범하고 그리 말수도 많지 않아. 다른 사람과 소통도 잘 되는 것 같지 않고. 그래서 영 인기가 없지만 그래도 범인 잡는 데는 탁월해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가 봐. 그런 능력자가 세 번이나 놓친 사람이 있데. 누구냐고? 알면서. 바로 나 라일리 울프지. 뭐 내가 간단하게 그의 추격을 따돌렸다곤 하진 않겠어. 간발의 차로 벗어난 적도 있어. 실력은 인정하지. 하지만 그래 봐야 나한텐 안되지. 아마 평생 내 뒷꼬리나 쫓아다니다가 인생 끝낼꺼야. 그때는 정이 들지도 모르지. 아무튼 날 성가시게 하는 놈임에는 틀림없어. 


이번에 작업은 사실 쉽지 않더라. 다리야에누르가 전시되는 박물관은 돈이 넘쳐나서 보안에 수억을 썼더라고. 최첨단 보안 시스템은 기본이고 특수부대 출신들 중에서도 정예를 모은 블랙해트 대원들이 박물관을 둘러싸고 있어. 게다가 어이없게도 이란의 혁명수비대 놈들이 자신들의 보물을 지키러 온다나. 아니 지들이 뭔데 미국땅까지 와서 난리야. 진짜 나 때문에 내가 혹시나 니들 보물을 훔칠까봐 두려워서 온거야? 좀 귀찮게 되었지만 뭐 어쩌겠어. 내 실력 발휘하는수밖에.


자 그럼 이제 하나씩 하나씩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서막을 열어볼까? 처음에는 말이야..아 잠깐. 그 과정까지 다 들을려고? 와 참 양심도 없다. 나보다 더 한 날강도네. 어디 한 입에 쉽게 먹을라고. 책을 봐라 책을! 과정이 궁금할까봐 작가 한 명한테 구술시켜놨어. 거 제프 린지라고 꽤 실력있는 작가야. '덱스터'라는 기괴한 캐릭터를 만든 사람인데...내 이야기도 재미있게 쓸 것 같아. 처음에는 덱스터 후속작 써야 한다고 거절하던데 돈 주니까 마지못한 듯 쓰더라. 역시 돈이 최고고 정직해. 모니크도 제프 린지도 큰 돈 앞에선 흐흐...그러니 이 다이아몬드는 내 것이 되어야 해. 작업이 잘되면 내 화려한 활동 내용이 후속으로 출간이 될꺼야. 그러니 열심히 책을 보라구.

세계 최고의 현대판 뤼팽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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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왕릉실록
이규원 지음 / 글로세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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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현대 한국의 전 시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록 문화가 풍부한 나라였다. 그래서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교차 검증이 가능할 정도로 기록이 많다. 그래서 역사학에서도 관련한 공부가 제일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조선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록이 뚝 떨어진다. 조선의 바로 위 시대인 고려만 해도 고려 시대 당대에 저술된 여러 역사서들이 있었지만 각종 전쟁을 통해서 전해지지 않고 있고 그 위의 삼국 시대는 아예 고려 시대에 편찬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의존하고 있다. 여러 개인의 문집이나 글들을 통해서 당대의 역사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긴 하지만 역사가 위로 올라갈수록 사료는 더 부족해진다.


특히나 우리 고대사인 삼국 시대는 절대적으로 사료가 부족하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통해서 당시를 많이 알 수 있기는 해도 그 오래된 나라들의 역사를 단 두 권의 책으로 가늠하기에는 역시나 부족하다. 교차 검증을 할 수 없어서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서와 비교해야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우리 역사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옛 문헌이 어디에 있기는 있을 것 같은데 그것과 별도로 현재 존재하고 있는 왕릉을 통해서 당대의 역사를 복원해보려고 하는 시도가 있으니 바로 이 책 삼국왕릉실록이다. 사실 조선은 왕릉을 잘 조성해서 아직도 보존이 되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도 상당수가 북한에서 잘 관리되고 있어서 역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삼국의 왕릉은 거의 없다. 보존되어서 오랫동안 알려진 것은 신라 시대 왕릉이고 고구려나 백제는 나라가 망하면서 많이 멸실이 되었다. 우리는 무령왕릉의 발굴때 얼마나 흥분하고 환호하였는지 기억하고 있다. 왕릉은 그 자체로 수 많은 역사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존재다. 그래서 왕릉을 순회하면서 거기에 얽힌 여러 역사를 알아간다는 이 책의 형식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책은 우선 삼국의 왕릉 형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고구려나 백제는 그 형식이 도굴 되기 쉽게 만들어졌으나 신라 왕릉은 오늘날 우리가 보듯이 상당히 도굴 하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은 삼국왕릉이지만 많은 부분 신라왕릉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를 설명하고 있다. 박혁거세는 알에서 태어났고 작은 도시 국가이던 신라를 강력한 나라로 만들어나갔다. 그런데 이 위대한 시조왕이 나라안의 반란으로 처참하게 죽었다. 한 나라를 세운 왕이 그렇게 죽은 것은 참 이례적이다. 하지만 박혁거세는 이후 천년 왕국의 초석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고구려 시조인 주몽은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다.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활 쏘는 기마인의 모습은 바로 이 시조왕 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주몽도 탄생 설화가 존재하는데 아무튼 성장해서 부여의 핍박을 받아서 오늘날의 졸본에 나라를 세우게 되고 훗날 동아시아 최강의 제국을 만드는 시초를 닦게 된다.


백제 시조인 온조는 원래 고구려에서 갈라져 나온 유민이다. 고구려 시조의 왕후인 소서노는 자신의 아들로 왕권이 이어지지 않자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남하하는데 비류와 온조가 아들이었고 각각 나라를 세우게 되지만 온조의 백제가 살아남아서 큰 나라를 만들게 된다. 이 백제는 훗날 중국과 일본까지 경영하면서 한반도의 영역을 확장한 나라가 된다.


책은 각 시조의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그 뒤를 잇는 여러 왕들을 소개하는데 동일 시기에 왕으로 있었던 삼국의 왕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시간적 순서로 역사를 이해하게 한다. 책의 특징은 가야사에 대해서도 소개한다는 것이다. 가야는 삼국 보다도 더 사료가 적지만 엄연히 500년을 넘어서 존속했던 국가였다. 옛날에는 삼국같은 중앙 집권적인 국가가 아니라 그 아래의 연맹체 국가였다고 했는데 오늘날에는 어느 정도 중앙 집권적인 국가가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신라가 강성해지기 전에는 신라를 수시로 괴롭히던 강국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삼국의 역사에 대해서 감이 잡힌다. 동일 시대의 왕들을 수평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당대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단순하게 암기만 하던 고대사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왕릉이라는 실존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들을 씨줄과 날줄로 잘 이어서 흥미로운 책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여러가지 사진이나 자료가 있어서 이해하기에 좋다. 다만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부문이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좀 더 담백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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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강상규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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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역사를 가졌지만 100년전 세상이 바뀌는 것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우리는 식민지의 굴욕을 겪었다. 일차적으로는 외세의 침략에 대응할 왕조의 능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크게 봐서는 당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위 나라들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을 능력이 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제는 침략이었지만 일본은 어떤 의미로 우리를 대했는지 또 중국은 당시 상황이 어떠해서 일본과 충돌하게 되었는지 당시에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광복 이후에도 우리 역사만 파고 들었지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 이제 우리도 역사에 대한 자신감도 가지고 일제에 패망할 그 때의 국력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를 포함한 주위 나라들의 상황도 살피면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역사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수평적으로 여러 나라의 상황을 알려주면서 그 속에서 우리 역사를 살펴보는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연장선 속에서 아예 동아시아 역사학을 선언하면서 동아시아 전체의 모습에서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을 살펴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아라는 지역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일컫는다. 때로 대만과 오키나와까지 넣기도 하지만 대만은 역사상 중국에 속했고 오키나와는 현재 일본에 속한다. 그래서 한중일을 가리키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한중일은 옛부터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화 사상과 문물이 한국을 거쳐서 일본으로 전해지고 그것이 공통적인 가치와 문화적 기반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던 것이 일본의 서구화를 통해서 새로운 기준이 생겼고 그 기준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우선 근대 조선의 상황을 보면 이미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통해서 왕조의 기력은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그 후 전란이 없는 시대에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하다가 영정조를 지나서 세도 정치기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1800년대는 서양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큰 발전이 일어날 시기였다. 그리고 팽창은 필연적으로 외부에 대한 침략이 동반되었는데 그 여파가 중국과 일본에 영향을 끼친 반면에 조선은 스쳐지나가면서 시대가 바뀌게 될 기회가 늦어지게 되었다. 쇠락하는 왕조에 엄청난 힘으로 침략해올 새로운 세력. 어찌보면 풍전등화의 상황이었지만 세계 정세를 읽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은 전국 시대를 통합한 막부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되었지만 서양과의 끈이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 유명무실하던 왕실(천황가)이 복구되면서 메이지 유신을 통한 부국강병이 우여곡절끝에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은 곧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고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안은 이웃 조선을 침략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서구 열강으로부터 아시아를 보호한다는 뜻이었지만 그것을 침략 그 이상 그 이하로 아니었다. 여러가지 음모와 계략끝에 조선을 집어삼키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만주로 진출하게 된다. 이때 명목상 작동하던 일본 민주주의는 몰락하게 되고 군부가 정부를 장악, 전쟁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중국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아무리 서양 세력이 커졌다고 해도 그들의 침략을 단호히 격퇴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지배가 청왕조의 힘도 떨어지고 있는 시대였고 무엇보다 기존의 중국 중심의 조공 질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서양의 존재도 알았고 그들의 실력이 급성장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서 결국 아편전쟁 이후로 서구 열강의 침략을 당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조선에 대해서는 종주권을 행사하려다가 일본과의 청일 전쟁에서 패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고 끝내 민국이 들어선 이후 중일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책은 이렇게 각 나라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 속에서 결국 세 나라가 2차 세계 대전의 대격변속에서 다시 운명이 바뀌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우리는 일본 대신에 남북이 분단되고 일본은 패망하게 된다. 중국은 일본을 몰아냈지만 국공내전이 격화되어 결국 공산국가가 된다. 전후 일본은 그야말로 죽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한국 전쟁이 일어나고 거기에서 엄청난 수혜를 입고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식민지가 된 나라는 분단이 되고 남북 전쟁이 일어나서 피폐해졌는데 가해자인 일본은 세계 경제 강국으로 올라서게 된다는 것이 참 어이가 없는 일이긴 하다.


책은 광복 이후 냉전 시대와 그 냉전이 끝났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갈등 양상을 띄고 있는 동아시아의 현재의 모습까지 근데 동아시아의 전체적인 흐름을 각 개별 국가에서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상황과 엮어서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 준다. 내용은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다. 술술 잘 넘어가게 동아시아 각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자료나 표가 있어서 책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하게 하고 여러 개의 노트를 통해서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을 볼 수 있었다. 


동아시아는 유럽처럼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서로 주고받은 것이 많이 있는 밀접한 국가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불안한 상황은 큰 관점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가는 것을 잘 알려주는 책이다. 책 끝의 참고 도서 소개가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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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세 몬테소리 믿음 육아몬테 너를 믿어, 너라면 괜찮아 - 몬테소리 교사가 알려 주는 상황별 맞춤 육아
아키에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딩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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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육아는 나이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인데 이 책은 그런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네요. 각 나이에 맞게 아이들이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여러 상황에 맞는 대처 방안을 잘 알려주고 있어서 험난한 육아에 좋은 조언을 주고 있습니다. 아주 어릴때부터 아이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는 좋은 부모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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