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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춤추다 1
타무라 테마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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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느린 삶은 즐겁다.  

신난다.  

유쾌하다. 

 

느리게 살면 모든 것이 의미가 된다.  

떨어지는 꽃잎 하나도, 튀어오른 개구리 한 마리도, 밤에 보는 달도... 

 

느리게 살아가는 거북과 인간, 모든 자연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모든 것이 느리다. 

그래서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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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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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한다.

 농촌 생활을 동경하고 있다.

 재미있는 만화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게다가 요즘 이가라시 다이스케에 푹 빠져 있다.

 그, 런, 데 세상에...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농촌에서 살면서 직접 요리한 음식들을 소재로 작품을 냈다니...

 처음 광고문구를 보고는 가슴이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 책을 신청해두고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매력적인 작품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먹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다."하는 말에 100% 공감.

 그럼, 먹는 것이야말로 인생이고, 예술이지. 

 이제 보니, 그녀의 먹거리가 그녀의 예술이었구나. 

 그 먹거리가 가져다준 삶에서, 그 삶이 이어준 사유에서 그 사유가 낳은 예술이 나를 그토록 감동시킨 바로 그 작품들이었다. 그토록 풍부한 상상이, 그토록 독특한 철학이 그 어떤 이론보다 설득력있게 나를 전율시킨 까닭은 바로 그 상상과 철학이 머리로 낳은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말 인간이 삶을 '산다'고 할 때, 그 깊이에 어울리는 삶이란 이런 삶이 아닐까?

 나도 정말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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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 2008-10-2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며 책의 내용이 정말 궁금해지네요.
나는 아직 요리도 잘 하지 않고 엄마에게 의존하지만
자연에서 가져온 먹거리가 주는 삶의 철학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요.
언니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이 책을 꼭 읽어야 겠어요.^^

산딸나무 2008-10-2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가 이 책을 통해서 내 삶을 예측해주신다면,
"그 사람의 꿈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해수의 아이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물에서 살던 생명들은 왜 육지로 올라왔을까?

 고래는 왜 다시 바다로 갔을까?

 인간은 왜 바다에서 살 수 없을까?

 어릴 때 생물 책이나 동물 도감을 볼 때, 청소년기에 다윈의 진화론을 배울 때, 그런 생각들을 하곤 했었다. 지금은 그 질문들에 과학적 지식에 적당한 상상력이 얼버무려져 있는 갖가지 답변들을 할 수 있지만, 내 답변은 늘 질문보다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마녀>를 통해 처음 만났다. 그 작품 하나로 단숨에 매료되었다. 내놓는 작품마다 그 몽환적 상상과 아름다운 그림, 지독히도 근본주의적 철학이 물씬 배어나와 나를 끌어당기곤 한다. 매번 그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환상의 세계가 나를 숨막히게 하더니, 이번에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어쩌면 나는 이 작품을 통해서 내 질문보다 더 풍성한 사유와 더 깊이있는 상상을 답변으로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 마디로 존재의 경계를 거침없이 허물고, 인간의 정체성에 소리없이 스며드는  작품이다.

 가슴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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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가려워 - 들이 아빠의 아토피 육아기
김충희 지음 / 청년사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일상’이란 말에는 무의미함과 나른함이 공존한다. ‘삶을 살아간다.’는 말보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말에 더 가까운 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삶이 잠겨서 떠가는 듯한 느낌……. 그러나 예술가는 그 일상 속에서 새로운 시간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고, 감동을 길어 올린다.




 만화 가운데도 그러한 작품들이 많다. 연인들의 ‘뻔하고도 뻔한’ 만남과 헤어짐, 청소년기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하루하루,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들,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들……. 살아가면서 누구나가 한 번쯤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그 일상 속에서 그들은 자기만의 세상과 철학을 발견한다.




 ‘들이 아빠의 아토피 육아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아빠, 가려워’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딸을 키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책을 여는 순간,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특히 아토피를 가진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모두가 자기 이야기라고 무릎을 치며 공감했을 일상들이 줄줄이 엮여 나온다.




 엄마, 아빠에게 늘 ‘가여워.(가려워)’란 말을 달고 사는 딸아이는 처음엔 그냥 예쁜 ‘내 새끼’였다. 그러나 부모는 그 아이를 통해서, 그 아이의 병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그 세상엔 병과 싸우는 다른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있고, 병들어가는 환경이 있고, 자신의 탐욕과 이기심이 부른 재앙들이 있다.




 환경파괴가 가져온 재앙은 가장 무자비한 폭력이다. 그 폭력이 무차별적으로 모든 생명체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 이미 그러하지만, 더 지독한 진실은 그 폭력이 가장 어리고, 가장 여린 생명체를 먼저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말이 그 진실을 고스란히 옮겨낸다.




 “나에게 아토피는 지구의 피부입니다. 세계의 많은 질병과 고통을 치유하고 소외된 인간 삶의 존엄성과 자연을 복원하라는 준엄한 채찍질입니다. 우주에 맞닿은 아이들의 피부에 이러한 교훈이 고스란히 닿아 있습니다. 사람과 지구는 함께 가렵습니다.”   




 ‘예술이 세상을 바꾸는 무기’라는 말에 거친 이미지의 그림과 교훈조의 건전가요들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작품을 권하고 싶다. 당신이 이 만화책을 덮으며 만나는 세상과 진실에 눈 돌리지 않는다면 그 말은 여전히 당신에게서부터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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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피는 체질성 질환이므로..
외부 환경에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근본 원인은 환자 자신의 내부(자가면역질환)에 있습니다.
환경 탓만 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공기 맑은 땅끝에도 역시 아토피 환자는 존재한답니다.

아토피와 지구환경의 연계.. 다소 과한 논리전개인가 합니다.


산딸나무 2008-08-2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피 환자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한 좀 더 근본적 해석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생수 애장판 1~8(완결) 세트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누군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기생수(奇生獸)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도 그 누군가가 되어서 생각해보자. 오랜 고민 없이도 쉽게 하나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인간이란 종적 유대감만 없다면,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제거해야할 첫 번째 적은 바로 인간이 아닐까?




 이와아키 히토시는 그 답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을 것이다. 인간만 없다면 지구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은 생명답게 나고 죽을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지구를 위해 인간을 죽이는 유전적 본능을 지닌 생명체가 없으리란 법도 없지 않겠나.

 그러나 앞뒤가 딱 맞아 들어가는 이 전개에서 정작 인간들만은 자신들이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종이 자신들에게 품고 있는 적의(더 정확하게 말하면 ‘적의’라기 보다는 생명으로서 마땅한 유전적 본능)을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왜 죽어야하는지 묻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오는 무언의 답은 ‘너희들은 언제 자연을 유린하는데 까닭을 붙였던가.’이다. 까닭 없이 무감각하게 자행되는 폭력 앞에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되는 순간, 인간들은 비로소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명이란 무엇인지 사유하기 시작한다.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 만만치 않은 답은 읽는 이의 몫이다. 그러나 작가는 인간도 넓은 의미의 생명이고, 자연이라는 실마리를 남겨둔다. 다윈의 진화론을 긍정하는 사람들과, 부정하는 사람들, 그리고 회의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 식으로 해석 가능한 결론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인간이란 생물을 이 땅에 이토록 번성하게 한 ‘인간다움’이란 유전자에 확대경을 바짝 들이미는 작가의 능력에 절로 탄복하게 된다. 이 작품이 일본에 연재되기 시작한 해가 1989년이니, 얼추 20여 년 묵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세월의 흔적이 없다. 예리하고 번득이는 철학은 갓 길어 올린 물처럼 차갑고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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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수..
애니메이션으로 봤는데 저에게는 좀 징그럽던데요. 하하

산딸나무 2008-08-2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에니메이션은 못 봤는데...
만화책도 장난 아니게 끔찍한 장면들이 많아요.
그래도 워낙에 그런 만화에 익숙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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