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 5집 Monologue
김동률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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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으로 예약주문을 했다.

기다리는 동안 두근두근 언제 오려나 기다린다. 김동률은 나에게 참 특별하다.

그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노래들의 끝자락은 울 아저씨가 있다. 동률씨만큼은 아니지만  썩 노래 잘하는 남편에게 늘 불러달라는 노래 1번은 취중진담!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직도 20대의 취기와 함께 슬쩍 고백했을 그 시절을 회상하게 되니 나에겐 고마운 노래이다.

이번 음반은 이전 것보다 훨씬 편하다. 밝다. 그도 나이를 먹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따뜻해진 것 같아 반갑다.

오늘 라디오에서는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동률씨에게 한마디 고하오~

모두들 당신을 기다리고, 행복하고, 즐거워하니, 동률씨 그대는 음악을 할 때가 가장 아름답소!!!

기욤 뮈소의 소설제목처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족) 음, 사은품으로 주는 포스터와 포스터통은 좀 당황스러웠소. 그거 제작할 돈이면 차라리 당신이 아끼는 곡을 보너스트랙으로 넣어주지...그런 생각을 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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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가지 생각사전 - 어린 철학자를 위한
라루스 백과사전 편집부 지음, 박창호 옮김, 자크 아잠 외 14인 그림, 박민규 / 청림아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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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가족이란, 감정과 정서란, 학교란, 사회란, 환경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담긴 280가지의 질문은 어른인 나에게도 녹록치 않다.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철학적 명제처럼 느껴지는 280가지의 질문을 통해 아이들에게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출간했다는 출판사의 서문은 일리가 있다.

 

첫 번째부터 막힌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류의 기원은?" 을 읽지마자 아~ 이 책을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다. 엄마 근데, 인간이 뭐야? - 인간과 사람에 대해서 대강은 알려주지만 사람과 인간이라는 단어가 갖는 뉘앙스를 알려 줄 방법이 없다 -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셨는데, 왜 원숭이가 우리랑 같아? 이혼은? 입양이 뭐야? 등등 아이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어느 것 하나 대답하기 녹록한 게 없다.

 

예를 들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든지, 나는 태어나기 전에 어디에 있었을까 혹은 사랑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나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권리가 있을까? 아니면 꼭 결혼을 해야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아이에게 말해주긴 어렵다. 나 역시도 모르고 있는 답이니까.

 

사랑은 영원히 지속되기를 원하지만 쉽지 않으며,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으나 늘 가능한 것은 아니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의 수도 허다하니 이런 미묘한 것들을 대체 어떻게 알려준단 말인가?

 

6살 아이에게는 아주 고차원적인 질문이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쯤이 되면 책에 나온 280가지의 질문들에 대해서 궁금해하리라. 아이가 저런 질문을 해온다면 얼마나 난감할까? 책에 나오는 답이 정답이 될 순 없겠지만 아이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듯하다.

책의 말미에 백과사전을 통해서도 얻기 어려운 철학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 봄으로써, 질문에 대한 답이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는 훌쩍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정말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고민해본다. 뭐지?

아이에게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엄마아빠는 헤어져서 살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아이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한다. 나를 사랑하는데 왜 엄마아빠는 헤어진다는 거지? 다같이 사는게 나를 사랑하는 것인데...아무리 어려도 그 설명은 아이가 수긍하지 못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280가지의 인간에 대한 질문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말도 안 되는 설명을 할 게 뻔하다.

 

그런데,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책에 나온 문제로 고민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린 시절을 잊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 아이들은 좀 지나치게 빠르다. 책의 질문에 대한 것들을 본격적으로 고민했던 시기는 고등학교때였던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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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전의우 옮김 / 양철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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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은 우리를 기다려 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뼈는 단단해지고 있고, 피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감각은 발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내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이름은 '오늘'이다." p. 169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본다. "지금 오늘"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였는지,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지를. 잘 하고 있구나라는 확인보다는 후회가 되고 반성이 된다.

 

이 책은 상황상황에 맞게 아이를 어떻게 잘 키워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육아서는 아니다. 아이가 총기를 난사하는 교육현장, 마약과 범죄와 무분별한 섹스와 자포자기하여 자신을 학대하는 요즘의 청소년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결론은 늘 그렇듯이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모인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책날개에서 밝혔듯이 이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부모와 교사들이 자신들이 맡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구해 냄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무관심, 돈, 지나친 기대, 잘못된 훈계, 위선, 회피, 문제아를 위해, 존중의 발견, 아이를 떠나보내라]로 이루어진 각 장을 읽으면서 어떤 주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나를 발견한다.

 

아이 키우는 것이 육체적으로 피곤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힘든 것은 그동안 누릴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을 모두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 - 여행, 영화, 운동, 공부...등등 - 이다. 모든 것의 우선 순위에서 나를 버리고, 아이를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모두 내 것이었다가 일주일에 1시간도 내 것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힘든 것들을 포기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 하기 싫어하는 내가 점점 그런 것들이 익숙해지고, 잠든 아이를 들쳐 안고 오랜 시간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은 분명 엄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른다. 아마도 이건 내가 할머니가 되어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안다. 방법론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설사 알더라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머리로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리라. 패스트푸드가 아이에게 나쁜 것은 알지만, 무엇인가를 만들어 먹여야 하는 수고가 어려운 것이며, 똑같은 잘못에 눈감는 것은 훈육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아이를 믿어주는 것. 아이를 인격체로 인정해 주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신문을 보면 온통 아이의 학습에 관한 기사와 광고이다. 나 역시 부모인지라 이런 광고와 기사에 솔깃한다. 다른 집 아이들은 다 하는 학습지나 학원을 한 두개는 해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늘 나를 괴롭힌다. 물론,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기회를 주어야겠지만, 괜한 부모 욕심에 너무 일찍부터 아이를 옭아매지는 말아야지 하는 결심은 늘 한다.

 

우리 집엔 6달째 TV가 없다. 저녁을 지을 때마다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래도 TV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며 늘 갈등한다. 그래 30분만 보여주는 거야 하면서 타협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장점보단 단점이 훨씬 많고, 교육적인 좋은 것을 취하기 보단, 채널을 돌릴 때마다 나오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거나 그외의 좋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음을 알기에 늘 고민을 한다.

동화책 읽어주는 것 말고는 아이와 놀아줄 줄도 모르는 재미없는 내가 아이와 치이고 싸우면서도 아이는 심심한 시간을 통해 책을 읽거나 다른 놀이를 찾아내기를, 무엇보다도 그 속에서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주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아이게게 가장 큰 교육은 무엇보다도 화목한 가정과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영어 하나보다 글자 하나를 먼저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고 조잘거리며 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인용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아래의 글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늘 기억해야 할 금과옥조다. 

 

"좋은 추억, 특히 어린 시절 가족 간의 아름다운 추억만큼 귀하고 강력하며 아이의 앞날에 유익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만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악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그리고 그런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글 사람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할 것이다."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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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의 산에서 보내는 편지
도종환 지음 / 좋은생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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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하는데 글에 취해서 글이 좋아서 궁금해서 빨리 읽게 된다. 나이 든 중년 아저씨의 감성에 놀라며, 시인이 바라보는 시선이 어여뻐서, 글씨 하나하나에 청아한 숲의 향기가 나는 듯 하여 읽는 내내 마음이 평안해서 따뜻한 미소를  띄게 해서 책을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

아이들도 남편도 잠들어 있는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읽는 책맛이 어찌나 단지...

 

서문에서 시인이 우리에게 청하는 글부터 남들도 우리처럼 어여삐 여기며 사랑할까요라고 써내려간 마지막 글까지 한 글자 한 글자를 음미하며 읽어간다.

살아보니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고 미물의 생명조차 존엄하며 존중할 가치가 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 하나하나가 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데 어째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다 잊고 바삐 바삐 옆도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지 안타까워하는 시인의 진실한 마음이 녹아있는 글에서 나도 그렇게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화초를 좋아하는 이웃을 만나서 처음으로 크고 작은 화분들을 들였다. 물 밖에 주는 게 없는데도 햇살 가득한 우리 집이 좋은지 잘 자라주는 화초들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물 만 주었는데 어느새 이만큼 자랐네 하는 대견한 마음을 처음 가져 본다.

노란 은행나무가 거리 가득 했던 지난 가을의 행복감. 그리고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정신 바짝 들게 하는 알싸한 겨울의 공기를 맡으면서 한 해의 끝을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보내면서 세월의 무상함과 허트루 살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겨울을 느낄 수 있어서, 또 혹독한 시련의 겨울을 잘 견디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앞다투어 새싹을 틔워내는 치열한 생명력에 감탄하게 되는 봄을, 왕성한 생명력을 맘껏 뽐내는 신록 우거진 여름을 기다리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바삐 돌아가는 한국을 벗어나 살았던 5년은,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맛보며 살아가는 것도 축복받은 것이며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심심한 듯 한 느린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알게 한 시간들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달라진 대기의 공기를 느끼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이들이 잘 잘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20대를 함께한 나의 좋은 친구인 남편이 내 곁을 듬직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렇지만, 다시 돌아온 이 곳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아이들조차 바쁜 현실이 적응하기도 어렵고, 헤집고 들어가기도 두렵다.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벤치에 앉아서, 산책을 하며 두런거리며 이야기하는 여유가 서울에선 참 어렵다. 늘 늦게 귀가하는 남편을 보면서 이곳에선 정말이지 남편이 남편노릇하기가 아빠노릇하기가 참 어렵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된다.

 

시인의 글이 바삐 사는 우리에게 청량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책이 되지 않기를, 한 템포 늦추고 길가의 나무와 꽃들을 어여쁜 눈으로 바라보고 대기의 공기에서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하늘 한 번 바라보며 그 곳에 별이 있음을, 내 옆에 가족과 친구와 이웃이 있음을 감사할 줄 알며 삶의 여유를 갖는 시인의 삶이 일상이 되기를 꿈꾸어본다. 그런 날이 올까?

 

시인처럼 맑고 편안한 삶을 살기를 바라며 이웃에게 '청안하십니까? 청안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마음으로라도 인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모두가 청안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구나, -겠지, 감사"하라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면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다는 글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실천하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울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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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8-02-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도 남편도 잠들어 있는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읽는 책맛...

맞아요. 이때의 책맛은 맛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그죠?

카페에서 보고 구입하려고 들렀다가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꿈꾸는자 2008-03-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당연필님도 청안하시기를....
마음 속에 있던 찌꺼기가 씻겨내려가는 것 같아요. 참 좋았던 책이랍니다.
 
추신 p.s. i love you
모리 마사유키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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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시간도 걸리지 않을만큼 얇은 만화책.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봅니다.

오랜된 편지보관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꽤 오래된 내가 있었고, 친구들이 있었고, 특별한 친구였던 남편이 있었습니다. 꺼내서 읽어봅니다.

고등학교 친구에게 보냈던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어...어떡하지?" 하며 보냈던 내 편지에 대한 답글이 있습니다.

또, 이젠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지만 살갑게 편지들이 오갔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젊은 내 남편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친구인 대학친구의 편지가 있네요.---물론, 제 남편은 이 친구를 무지하게 싫어했습니다. 지금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남편이 되었을 친구의 편지를 살짝 공개해봅니다.

 

"...난 참 다행으로 생각했어. 자칫하면 피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사이인데도 우리는 벌써 어떤 벽 하나를 없앴어. 여태까지 나는 가끔씩 내 마음이 우울할 때 기댈만한 친구가 하나도 없었어. 그래서 대학에 들어오면 좋은 친구를 찾고 싶었어.....그렇지만 지금 나는 네가 진실을 가지고 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게 생각해. 울적할 때마다 나를 불러, 그때마다 같이 있어줄께(수업도 같이 빼먹을 수 있어) 나도 울적해질 땐 너를 찾을께. 그때 너도 같이 있어줄 수 있지? 그러리라고 믿어...."

 

남편이 이 친구를 경계했던 이유를 이 편지를 보면서 알았습니다. 지금보니 이건 좋아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그저 좋은 참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바보~~(이 편지는 남편이 보면 큰 일 날 것 같습니다.ㅎㅎㅎ)

 

고등학교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를 다시 보면서 오늘은 그 친구들에게 쭉 전화를 돌려야겠습니다. 이젠 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된 친구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또 남편과 주고 받았던 편지들과 수많은 메모들을 봅니다. 결혼 2주년때 저에게 준 메모도 있습니다. 공개하기가 좀 부끄러워 생략하지만, 추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지만 소중했던, 파릇했던 그 시절의 만남들을 떠올려봅니다.

 

오늘은 정말로 우체국 소인이 찍힌 반가운 편지를 받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에게 예쁜 카드라도 만들어서 보내야겠습니다.

그저 마음만 분주하고 바빠서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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