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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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에너지가 발산되는 듯한 책의 사진 때문에 책을 읽으려고 손을 내밀때마다 즐거운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리고 책표지의 사진은 수록된 시들이 사랑에 대한 시보다는 삶에 대한 것들을 노래하는 시들일 것이다 짐작하게 된다.

 

안도현 시인이 추천하는 시들은 비교적 덜 알려진 것들이다. 읽어 본 시가 5편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들어보지 못한 시인의 이름도 수두룩하다. 아마 안도현시인의 이름을 걸지 않았다면 읽어보지도 읽을 기회조차도 없었을 것이다.

 

안도현 시인은  시에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며, 달콤하고 말랑거리며 어딘지 애매해서 안개같은 그런 시들말고도 멋진 시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말 시인의 말이 맞다. 이전엔 사랑에 관한 시들만 눈에 들어오더니, 이별에 관한 시들만 눈에 들어 오더니...연애와 이별의 과정을 거쳐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다보니 사랑에 대한 시외에도 눈을 돌리게 되고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체로 시는 가깝고도 먼 존재처럼 느껴진다. 인터넷의 수많은 블로그에 시 한편 쯤은 올려져 있고 시 한편의 분량은 퍼나르기에도 적당하다. 그러나, 거기까지인 경우 또한 허다하다. 시집을 꺼내서 읽기가 소설 한 권 읽는 것 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시 한편에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함축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으니 짧은 시 한 편을 이해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안도현 시인이 추천한 시들은 그런면에서 너끈히 읽어넘길 수 있는 시집이 되었다. 안도현시인이 설명해주니  시를 한결 쉽고 편하게 읽게 된다. 시인의 눈으로는 이렇게 읽는구나, 아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구나 하면서 시집 한 권을 맛나게 읽었다. 책 속에 수록된 사진들은 몇 번이고 어린 시절의 나를, 그때의 젊었던 내엄마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추억 속으로 들어가 그때를 회상하게 하는 멋진 사진들이 책읽기를 즐겁게 해주었다. 좋았던 시들을 몇 편 적어본다.

 

[파안...고재종]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허연 수염을 옛날 사람처럼 멋지게 기르시던 할아버지, 아기였던 조카들에게 들려주시던 시조가락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돌 하나, 꽃 한송이....신경림]

꽃을 좋아해 비구 두엇과 눈 속에 핀 매화에 취해도 보고

개망초 하얀 간척지 농투성이 농성에 덩달아도 보고

노래가 좋아 기성화장수 봉고에 실려 반도 횡단도 하고

버려진 광산촌에서 종로의 주모와 동무로 뒹굴기도 하고

 

이래서 이 세상에 돌로 버려지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

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꿈도 꾸면서

---->살아온 삶의 이력이 보이고 잠오지 않는 밤을 멀뚱거리며 어찌 살아야 하나 고뇌하는 모습과 멋들어지게 살고 싶은 소망이 보인다. 안도현 시인의 설명처럼 현실과 이상사이의 거리이기도 하고 하찮은 돌로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화려한 꽃으로 피어나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 경계에, 인생이 있는 멋진 시이다.

 

[감꽃....김순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지금의 나를 반성하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불혹惑, 혹은 부록附錄.....강윤후]

마흔 살을 불혹이라고 하던가

내게는 그 불혹이 자꾸

부록으로 들린다 어쩌면 나는

마흔 살 너머로 이어진 세월을

본책에 덧붙는 부록 정도로

여기는지 모른다

삶의 목차는 이미 끝났는데

부록처럼 남은 세월이 있어

덤으로 사는 기분이다

봄이 온다

권말부록이든 별책부록이든

부록에서 맞는 첫 봄이다

목련꽃 근처에서 괜히

머뭇대는 바람처럼

마음이 혹할 일 좀

있어야겠다

----> 서른 즈음에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라는 노래가 귀에 들어왔고,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세가 눈에 들어왔다. 그 나이를 넘기고나니 이 시가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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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 - 생각하는 그림책 2
제인 시몬스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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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 그림책을 읽으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아이들보다도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입니다. 제인 시몬스는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관계를 맺어야 할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에게 힘들어하는 부부가, 견원지간처럼 소원해진 부부가 먼저 관계회복을 위해서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에게 "친구와는 이렇게 지내는거야, 누나는 동생에게, 동생은 누나에게 복슬이와 땅꼬마처럼  서로를 인정해주면서도 사이좋게 지내는거야 알았지?" 라고 말하기엔 웬지 부모의 바른 모습이 먼저여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 아빠는 서로를 원수보듯 하면서, 매일 싸우면서 혹은 서로에게 냉랭하면서 '너희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싸우지 말고 서로 사랑하고 잘 지내야 한다'를 말한다는 것은 웬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나이는 어려도 말은 하지 못할지라도 아이들도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도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둘이 함께]는 정말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자꾸만 누군가를 만나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연애시절과 사랑때문에 힘들어서 헤어지는 모습, 결혼...이런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비오는날 우연히 만난 복슬이와 땅꼬마는 나란히 산책하거나 함께 놀며 깔깔대고 모든 게 근사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만 계속될 줄 알았던 둘 사이는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둘의 차이점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거나 무서워하거나, 헤엄치기를 좋아하거나 못하거나, 햇볕 좋은 날 나무 그늘이 시원해서 좋거나 추워서 싫거나,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상대방이 너무 크거나 작거나...이젠 상대방이 힘들어집니다. 모든 게 끔찍해졌습니다.

그래서, 둘은 헤어져서 홀로 헤엄치고, 홀로 산책하고, 홀로 앉아 있습니다.

둘은 깨닫습니다. 서로 그리워한다는 것을.

 

그리고 찾아가 말합니다. "다시 친구하고 싶어." 브라보!! 멋진 친구들입니다. 

어른들은 어림도 없습니다. 다시 찾아가 친구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는 어른은 몇이나 될까요?

 

둘은 이제 함께 앉아 있거나 함께 놀며 깔깔댑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따로따로 하고 놀 때에도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근사했습니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서로 좋아한다고, 친하다고 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친구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친구가 좋아하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요. 옮긴이의 글처럼 '함께'는 그냥 '둘이 하나가 된다'는 말이 아니라 따로따로 행복한 채 나란히 더불어 행복한 관계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지금까지의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하기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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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이용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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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하루에도 환율이 10원이상씩 변동하고, 주가도 몇 십포인트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시장상황이다. 지난 1월의 은행 특판예금이 7%였는데, 아마 요즘은 6%도 되지 않을 것이다. 불과 두서너 달 사이에도 금리가 1~2%씩 차이가 나는 요즘의 금융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같다. 무섭다. 주식도 펀드도 들고 있지 않은 나같은 가정주부도 무서운데,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아니 황금알을 낳는 펀드인 줄 알고 가입했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주 1550까지 밀리던 주가가 오늘 종가는 1674이다. 며칠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의 증시상황탓인지 며칠전까지와는 다르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기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추세상승인지, 아니면 기술적인 반등인지 아직 알 수 없다.

 

요즘의 시장상황이 무섭긴 한가보다. 오늘 아이의 돼지저금통을 깬 기념으로 CMA계좌를 개설하러 증권회사에 갔다. 관심있는 펀드가 있는데, 혹 여기도 판매하냐고 물었더니 알려주면서 요즘은 이러 이러한 위험이 있으니 거치식보단 적립식으로 가급적 조금만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설명을 해준다. 처음이다. 판매한 고객들에게 항의성 전화를 많이 받는지 어쩌는지 그저 관심이 있다고 물어만 본 것을 조심 또 조심하라고 하니...

그만큼 그들도 요즘의 장세를 힘들어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 어수선한 시점에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을 읽었다.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은 올바른 투자마인드를 정립하고, 상황에 적합한 매매원칙을 구사하며, 주가가 상승하는 좋은 주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세가지의 대전제 아래 저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애널리스트도 한가지 종목을 몇년씩 연구하는데, 하물며 우리같은 보통사람이 주식투자를 할 때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한 종목 많게는 세 종목 이하에 투자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또한 금융주 5가지에 투자해 놓고 분산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준다.

무엇보다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여우나 곰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그의 설명은 수긍이 간다. 워렌 버핏처럼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갖춘 곰이 되거나, 조지 소로스처럼 정상적인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 곳을 귀신같이 찾아내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여우가 되든지...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첫번째도, 두번째도 언제 사고파느냐 하는 타이밍일 것이고, 어떤 종목을 선정하느냐 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주식을 투자하던 예전에도, 또 주식에 투자하고자 마음 먹은 요즈음에도 어려운 것은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이며, 과연 지금이 적절한 매수시점인지 아니면 지금이 적절한 매도시점인지에 대한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월가의 전설적인 영웅 피터 린치의 말을 인용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배워야 하며,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책의 첫페이지에 에서 이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

 

주식에 투자하기에 앞서 종목에 대해 공부도 해야하고 모의투자도 해야하고 투자일지도 써야하고 소액으로 워밍업을 거친 후에 투자에 나서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배워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감으로 주식을 사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투자한 종목의 시세도 자주 확인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보유한 종목을 팔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도 쉽지 않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게 가능해서 일까?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려운가보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그래서 더더욱 나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일천한 내 경험으로는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언제사고 파느냐하는 시점의 문제이며,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었다. 이것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주식시장에 뛰어들텐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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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테크 천재들 - 위기를 피하고 기회를 포착한
여운봉.양찬일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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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라는 기사가 났다. 4인가족이면 4인*20,000달러이니 8만 달러라는 의미이고,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8천만원이라는 의미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었나 생각하게 된다. 10억짜리 아파트가 수두룩한 나라. 10억이면 백만불, 내 기억 속엔 백만불은 백만장자이다. 어마어마한 부자와 동의어이었던 백만불짜리 아파트가 지천으로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부자가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론 1년에 평균 8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맞벌이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럼, 누가 대한민국의 평균소득을 이렇게 끌어올렸을까? 그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저자가 책에 수록한 한국의 수퍼부자들일 것이다.

 

서울경제신문 2008년 2월 28일자 [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세계화와 양극화라는 기사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소득분포의 불평등이 확대됐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 지니계수가 지난 1997년에는 0.281이었으나 불과 2년 뒤 0.320으로 크게 증가해 불평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추세는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소득불평등도 심화를 보통 양극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상위 10%~20%의 소득과 하위 10~40%의 소득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같이 부자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점점 이런 바램이 요원해지는 것 같다. ---쓰다보니 재테크의 달인들의 비법을 전수받아 나도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요지의 재테크 책을 읽으면서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고 쓰는 리뷰처럼 되고 말았다.

 

책의 내용에 충실한 착한 독자로 돌아와 서평을 쓰자면, 이렇게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세상에서 아래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를 쓰고 밑줄 쫙 치고 공부해야겠다. 우울한 현실이다.  돈에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서 있는 사람이 더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결혼을 하고,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보니 세상은 참 돈많은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더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네에는 변변한 은행도 없어 은행일을 보려면 번호표 뽑고 길게 줄을 서야하는 반면, 부자들이 사는 동네엔 은행이며 증권사가 수도 없이 많다. 번호표를 뽑을 필요도 없을 만큼 한산한 모습이 익숙치도 않을 뿐더러 쩝 입맛 다시게 아쉽기도 하다. 이게 시장원리인 것을...

 

일단 사회에 대한 불만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표로 대신하기로 하고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역시나 부자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란거다. 요며칠, 공부삼아 부동산가게를 기웃거리고 몇군데 방문도 해보았다. 쉽지 않았다. 보고 있는 물건의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인지, 아니면 미래가치가 반짝반짝 높아질 것으므로 지금도 높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가 없었다. 아쉽게도 나에겐 동물적인 감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없는듯 하다. 

 

요즘, 우리나라는 주식시장은 일희일비하기 딱좋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혼란기를 겪고 있고, 부동산은 고평가되어 있는 느낌이고, 미국발 악재에 원자재, 곡물, 원유가의 고공행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내 재산을 지켜내는 것에 보태 수익을 내는 재테크의 달인이 되고 싶다. 저자가 소개한 책속의 재테크 달인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다. 

 

이번주 블랙먼데이때 주가가 대폭락하던 날, 나는 갖고 있는 돈을 상호저축은행에 6개월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어떤 사람은 저점의 기회이므로 주식을 샀을테고, 어떤 이는 펀드에 가입했을 것이다. 누가 잘 한 것일까? 저자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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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공부습관 87가지! - 올바른 습관이 명품자녀를 만든다
친위 지음, 오혜령 옮김 / 청어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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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하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p.37) 형광펜으로 밑줄 쫙치고 달달 외우고 싶은 문장이다. 평범하고 쉬워 보이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결혼을 하고 나서도 부모의 도움을 받는 자녀가 얼마나 많은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를 생각해본다. 예화의 어느부분에서도 뜨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 부모도 완벽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친다.

우리 동네의 아이들 - 아니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이들 - 은 바쁘다. 유치원이나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버스를 타고 어디론가로 가서 무언가를 배운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방문교사에게 배운다. 아니면, 엄마가 직접 배울 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런데, 난 이런 모습들이 아직은 낯설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보다는 아이에게 배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유치원에 잘 다니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게 생각하는 나는 자유방임형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얼마동안은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해야하지 않나 고민했다. 피아노도 발레도 가베도 미술도 학습지도 기타등등을 시켜야하는 건 아닐까를 고민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더 있다가 아이가 정말 원할 때 배울 기회를 주는게 좋지 않을까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이는 유치원이 끝나면 놀이터에서 놀거나 집에서 색종이로, 연필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아이를 키우기가 참 어려운 곳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뭔가를 배우고 있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조바심나게 된다. 또 그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수많은 학원과 수많은 교구들...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만은 이런 것에서 벗어나게 해주자가 내 생각이지만 이게 아이의 부모들과 만나면서 비교하기 시작하면 나만 뒤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에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질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우스개 소리로 아이의 재능과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 이렇게 삼박자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하니, 정보력은 커녕 손놓고 앉아 아이가 저절로 자라주기를 기대하는 나같은 엄마는 요즘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이들과 선물포장을 했다. 유치원에서 있을 우리아이의 생일파티에 필요한 구디백을 함께 포장하면서 아이들은 아주 신이 났다. 구디백에 수첩, 연필, 스티커 등등을 아이가 넣으면 내가 스티커로 붙이는 꽤 복잡한 과정을 아이는 신이 나서 즐겁게 엄마를 도와준다. 자기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작은 선물을 아이가 직접 포장하면서 아이는 또 새로운 것을 배운다. 선물을 준비하는 즐거움, 나누는 것의 의미, 생일을 기다리는 설레고 즐거운 기분....나는 이런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직장맘이면서 아이들을 미국의 명문대로 보낸 사연을 읽었다. 서울도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 두 아이를 그렇게 키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엄마의 교육법을 벤치마킹하고 싶었다.  저녁밥을 지을 때 심심하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들 때문에 참 힘들다. 그런데, 신문기사의 그 엄마는 아침밥을 지을 때 식탁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독려했단다. 나도 따라해 보고 있다. 저녁 하면서 딸아이의 공부책을 봐주고, 4살 아들 녀석은 자신도 공부공부 하기에 연필잡고 시리즈를  사주었더니 연필로 열심히 낙서중이다. 나는 그래도 내버려두는 편이다. 낙서가 어느 순간에 공부가 되고 습득이 된다는 걸 첫아이를 통해서 배웠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에 책 읽어준 것 밖에 없는데, 책 제목을 따라 읽게 한 것 밖에 없는데, 어쩌다 한 번 한글떼기 학습서를 봐준 것 밖에 없는데 어느새 딸아이는 더듬더듬 책을 읽고, 틀린 글자가 수두룩하지만 글씨도 쓴다.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다른 엄마의 기준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난 아이가 그렇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명품 공부습관 87가지]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이도 언젠가는 어른이 될테고 부모의 곁을 떠나서 사회인이 된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알려준다. 책에서 들려주는 수많은 예화는 지금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이 되기도 한다.

 

내가 결혼을 늦게 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과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수많은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없던 부모가 되고 보니 역시나 그 고민은 제대로 된 고민이었다. 세상의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좋은 부모되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평생 공부해야 할 어려운 과목이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이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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