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 도종환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실패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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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페의 어떤 분이 이 시를 읽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던데 이 시를 읽는 순간 나도 위로를 받는다. 힘들때 위로가 되는 시.

도종환님의 시를 읽고 있으면 '괜찮다. 괜찮아. 힘들고 지칠 땐 잠시 멈추어 쉬어가는거야. 그런 시기가 있기에 삶은 더 아름다운 거란다. 울고 싶으면 울어보렴. 그게 사람이야......'이렇게 시가 나를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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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ㅏ;ㅣㅏㅇ 2012-12-0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종환의 시는 너무 교훈적이다. 가르치려 들어서 싫다
시가 왜 꼭 교훈적이어야 한는가. 80년대 이후 이땅의 시는
공자말씀, 부처정신으로 치장하고 있다. 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