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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실패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승욱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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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천재들의 실패를 읽고 리뷰를 썼더니, 가끔 절판된 책을 사고 싶으니 책을 팔라는 쪽지를 받았다. 거절하기가 난처했다. 그런데, 이 책이 다른 출판사에서 재출간이 되었다. 이젠 쪽지 받을 일 없어 마음이 편해졌다.   

가상의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차이는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실험실에서 행해진 실험이었다면, 컴퓨터 속에서 행해지는 가상현실이었다면 충분히 예측가능했을테고 위험이 닥쳐도 대응했을텐데, 세상 밖으로 나오니 수많은 상호작용으로 그 끝을 알 수 없다. 정말 이 고통의 끝은 어디일까? 회복되기는 할까?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알 수없는 암담함, 두려움이 공포스럽다. 그래서, 이 책이 재출간되었을것이다.  

LTCM의 천재들이 만들어낸 수식의 세계는 아름다워보이지만, 과거의 수치로 계산된 것은 미래를 반영하지 못했다. 점쟁이들이 과거를 맞추긴 하지만 미래를 맞추지 못하는 것처럼... 지금의 사태는 LTCM의 몰락을 재생반복, 아니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만큼 닮은 점이 많다.

이전에 쓴 리뷰를 다시 옮겼다.

 
나는 기본적으로 위험회피자이다. 나름 주식도 해보고, 적립식 펀드도 해보고, ELS도 해보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은행의 예금과 기껏해야 CMA나 발행어음정도로 만족하고 있는 상태에서 헤지펀드라니 너무도 나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그래도, 몰라서 못하는 것과 알면서 안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며, 무엇보다 모르는데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더 위험하니 알아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노벨경제학자(머턴과 숄스)와 최고의 수재들로 구성된 100여명 남짓이 모여 헤지펀드와 기타파생상품을 거래하는 회사,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불과 9개월여만에 45억달러(한화4조5천억규모...아마 1998년 한화기준으론 얼추9조쯤 되지 않을라나)를 날려버린 믿기지 않는 사실을 성장에서 몰락까지 요약한 내용이다.

 

너무나 위험해서 종종 국제적 투기거래로 알고 있는 헤지펀드는 사실 미래의 위험을 헤지(피하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반대포지션을 취하여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간구된 것이 지금은 위험의 대명사가 되었다.

 

LTCM은 주로 차익거래를 통해서 이익을 실현했다. 시장은 대체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늘 스프레드(이자율등의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차이를 찾아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미국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과 러시아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위험도가 다르다. 그렇게 나라간의 위험도와 이자율, 환율, 주가 등 정상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것을 찾아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수재들이 모여있는 이 집단에서의 거래는 기존의 금융기관보다 더 세련되었고, 더 논리적이었으며, 그들의 차익거래는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그래서, 월가는 그들에게 완전 매료되어, 서로 돈을 빌려주기에 바빴고, 어떻게든 투자에 끼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렇게 완벽해 보이던 펀드들도 아시아발 금융위기(IMF)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저자의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과거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파고를 앞으로도 정확히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보장해주지는 않았다....인생이란 논리학자들의 함정이다. 왜냐하면 인생은 대체로 이성적이지만 반드시는 아니고, 일반적으로 상식적이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은 실제보다 좀더 수학적이고 규칙적으로 보인다. 그 정확성은 그대로 드러나 있지만, 그 부정확성은 감추어져 있었다. 인생의 거친 야성이 잠복해 있는 것이다."그들은 바로 이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고, 그들은 대체로 옳았지만, 늘 옳았던 것은 아니었으며, 그 무시무시한 극단의 위험을 고려하지 못했기에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그 몰락을 막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장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메릴린치,골드만삭스, UBS, 살로먼 스미스 바니,리만 브라더스,뱅커스 트러스트 등의 수장들, 그린스펀, 버핏의 이름까지.. 세계금융을 쥐락펴락하는 인물들이 다 나오니 울렁증이라도 걸린듯 어지럽다. 그런 별들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대고 LTCM의 파산을 막기위해 필사적이었으니 LTCM의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IMF이전에는 세계의 경제가 그렇게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 있는 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다. 나 역시도...태국의 바트화 폭락이, 러시아의 모라토리움이 우리 경제에 그렇게 충격을 가할줄이야...아마, 그 당시 우리나라 환율이 2000원쯤 하지 않았었나 싶다. 지금도 이 환율을 보면 공포감이 느껴진다.

 

누구나, 적립식펀드에 가입하고, 브릭스니 인도친이니 하면서 해외펀드에도 가입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그러니, 집에서 살림하는 나도, 경제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 하나...재테크의 가장 기본은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것,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사실과 역시나 차입거래, 즉 남의 돈은 무섭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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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 - 통찰 편, 시장의 거짓을 이기는 통찰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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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단지 도박심리가 좌우하고 있는 곳에서 얼마나 이성적일 수 있는가?"라는 명제가 핵심입니다. - 에필로그중에서-

 

주식시장을 단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시종일관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살아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총성없는 시장에서 피흘리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요즘이다. 사실, 나는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은지가 꽤 오래되었다. 발은 담근 것도 근 1년정도. 운좋게도 적은 이득은 보았지만, 알면 알수록 투자를 하면 할수록 무서운 곳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그리고, 몇 년째- 벌써 6년이 넘었다- 책만 읽고 있다. 마구 올라갈 때도 편승하지 못했고, 떨어질 땐 공포감에 뛰어들지 못했다. 다만 위로라면 적어도 손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결정하기 어려운 것을 많은 사람들은 어쩜 그리 쉽게 과감하게 뛰어드는지 때론 그 무모함과 과단성이 부럽기도 했었다.

 

언제가 다른 리뷰에서 쓴 적이 있지만, 신혼시절 강원도에 놀러갔다가 정선카지노에 가본 적이 있다. 장마철에 휴가를 잡은 터라 꽃구경 대신  가본 그곳은 정말이지 나에겐 충격이었다. 숫자가 가득써 있는 동그란 회전판에 돌을 던져서 그 숫자를 알아맞추는 게임을 해본적이 있다. 그 숫자가 짝수나 홀수인 경우에는 1/2의  금액이, 그 숫자가  1~10, 11~20...  구간에 들면 1/3, 1/4..의 금액을 지급하는구조였다. 물론 맞추기 어려울수록 확률은 희박해지고 딸 수 있는 금액은 높아진다. 따지고 보면 홀수와 짝수를 맞추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절반은 따고 절반은 잃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십분의 일의 확률에 많은 돈을 건다. 지극히 소심한 우리 부부는 밥값과 차비정도를 벌고 일찌감치 그 자리를 떴다. 게임에 참여한 자가 돈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은 혹시나 한방을 믿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혼 전, 명절때가 되면 가끔 친척들과 돈내기화투를 쳤다. 오랜시간 게임에 참여해도 돈버는 사람은 어깨뻐근하게 열심히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포기하면서 광를 팔면서 개평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시골의사의 말처럼, 시장에 참여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결국 매매를 중개해주는 댓가로 수수료를 챙기는 금융기관뿐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식이 오르거나 내리는 확률은 50%이다. 이론적으로는 주식은 오르거나 내리니 50%확률이지만, 매매가 잦을 수록 수수료가 늘어나니 결국은 50%확률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만큼을 제한 것만큼 발생확률이 되니, 내가 확보한 확률은 50%미만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게임에 참여하는 빈도와 시기가 길수록 질 확률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시골의사가 쓴 이 책은 이전의 것보다 훨씬 거칠고 공격적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자는 절대로 이길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짐싸서 떠나는게 가장 현명하다고 말한다. 그의 거친 글이 불편했지만, 시장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시장에 참여한 다수의 투자자중에서 개인이 이길 기회는 아마도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만큼 시장은 무시무시한 곳이다.

 

시골의사는 그러면서 성장주에서 가치주에서 어떤 것에서도 우리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일례로, 작년 많은 사람들은 중국에 투자해서 열매를 맛보았다. 하지만, 그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수많은 사람들과, 그 열매를 따기도 전에 불어닥친 엄청난 하락은 어~하고 있는 순간, 발뺄 틈도 주지않고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진행되었다. 모두가 열광할 때, 그것을 털고 나오기란 정말이지 너무나 어려운 결단이고 용기이다. 그 축제의 열기에서 소외된다는 것도, 다른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다는 측면에서도 쉽게 내릴 수 없는 결단이다.  시장밖에서는 이성적일 수 있는 판단도, 내가 시장참여자가 되는 순간 - 나에게 유리한 것만 가려들으려 하기 때문에 - 이성은 마비가 되는 것이다.

 

나는 한 방을 믿지 않기에 로또에도 관심이 없다. 홀짝게임에서 홀짝을 맞추는 것도 확률적으로 이기기 어려운판에..... 그래서, 주식에 투자하면 성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소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엔 내 심장이 너무나 약하기 때문이다. 이익이 나면, 아니야 더 오를거야 라는 생각보다는 내일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노심초사에 적은 이익에 만족하며 팔고 나오고, 주가가 예상과 달리 떨어지면 손절매를 해버리기에, 원금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으로 떨어지는 주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적은 이익때문에 심장이 오그라드는 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주식시장에 촉수는 드리우지만 결정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매수한 주식이 하락할 때는 절대적인 기준치를 적용해서 과감하게 손절매를 해야하고, 상승할 때는 추가상승의 여지를 두고 그때그때 상대적으로 대응해야 시장에서 성공한다고 말하지만, 역시나 나에겐 시장을 더 두렵게 만드는 비법이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의 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접투자의 대표격인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이든, 연기금이든, 외국인이든 그들은 모두 프라이스 세터(price setter)가 된다는 것은 무시무시한 사실이다. 주식을 끊임없이 사들일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들이 보유한 주식을 일시에 매도하면....아마 그때는 ....상상하기도 싫다. 그들도 우리처럼 내가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구조에서 우리보다 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가 곤두박질 칠때마다 연기금이 주식을 사서 주가를 방어했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주식시장이 나락으로 빠질때마다 연기금이 그것을 받쳐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미래의 국민자산을 - 그것도 늙고 병들었을 때 받을 마지막 보루같은 귀한 돈으로 - 외국인들은 팔지 못해 안달인 것을 받아내고 있어서이다. 지금은 장차 닥칠 미래의 위험보다는 당장의 불을 끄는게 시급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다.

 

저자의 글에서처럼 직접투자이든 간접투자이든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지금처럼 힘든시기를 이겨낼 만큼 여유로운 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홀드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없기 때문이다. 지금 살아남아야 장기도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시장은 혹독하다. 우리가 시장에서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겠지만 엄연히 사실이다. 교만에 빠지는 순간 투자자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 누구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 투자자는 시장에 맞서려 하지 말고, 늘 시장 앞에 겸손해야 한다. ...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장으 흐름에 조용히 몸을 맡겨라. 그것만이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p.38> 

 

동일 자금의 거래 회전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거나 특정 종목만 오르는 경우에는 보유한 주식을 일단 매도하고 다시 수급이 일치하는 시점까지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한 기준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상승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늘어나거나 시장의 자금 회전과 거래 회전율이 높아진다면 일단 시장에는 노란불이 켜진 것이다. 만약 이 지점에서 전체 거래량의 증가까지 나타난다면 그것은 일단 정지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p.383>

 

투자자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핵심사항 중 하나는 신흥시장에 투자할 포인트는 고도성장 후 침체에 빠졌다가 다시 기지개를 켤 때이지, 고도성장의 초기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p.430>

 

아마 2008년의 경우 부동산시장은 솔직히 네덜란드 튤립의 거품과 필적할 만한데 사람들은 이에 둔감합니다. 부동산의 가치를 자꾸 옆동네, 옆집과 비교하거든요. 그나마 주식은 자본이익률을 따지지 않습니까. 또 다른 비극의 단초 중 하나입니다. <p.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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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 한국경제 대전망
심영철.선대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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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절이 하수상하다. 작년 이 맘때쯤 은행에서 상담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거치식,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고, 인사이트펀드에 가입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더 오를거라고 했지만, 나는 수긍할 수 없었서 가입하지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올 초에 은행에서 다시 가입을 권유했을 때도, 주가가 1500이 되기 전엔 투자하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상담원은 터무니없는 추측이라고 했다. 그런데, 견고해보이던 1500은 너무 쉽게, 너무 빨리 깨졌고, 오늘은 1100마저 무너졌다. 1500이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게  무서워서 주식투자를 보류했다. 얼마 전엔, 상호저축은행에 넣었던 정기예금도 중도해지해서 은행으로 갈아탔다. 내가 지나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호저축은행도 불안해보인다.

각종 신문기사는 펀드런을 우려하지만, 난 뱅크런을 걱정한다.

 

그래도 이 책의 제목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부동산은 무엇인가? 마지막 보루와 같은 것이다. 잘 사는 동네에 산다는 것, 좋은 아파트에 산다는 것, 넓은 평수에 산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에겐 돈 그 이상의 그 무엇이다. 생활기반이기도 하지만, 내가 이만큼 산다는 것을 표시하는 자존심이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버텨서라도 지키고 싶은 것은 펀드도 아니고, 예금도 아니다. 바로 집이다. 그런데, 그 집이 이상하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제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읽으면서 수긍되는 부분이 많았기에 착잡하다.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가 3천만원이 넘는 게 수두룩하다.  

우리 아파트는 층간소음이 심해서 잠자리에 누우면 윗집이 지금 어떤 장르의 영화를 보고 있는지 알아맞출 수 있다. 꼭 새벽에 영화를 보는 통에 새벽에만 활동하는 올빼미족이라 늘 괴롭지만, 그 정도의 생활소음을 어쩌라고? 날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을... 하지만 이렇게 후진 집들 중에 백만불이 후딱 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정말 백만불짜리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걸까?

우리나라 집 값은 이렇게 터무니가 없다. 환율 1000원일때 기준으로 백만불인 아파트. 미국이었다면 이 정도 가격이면 얼마나 멋진 집을 살 수 있는데...싱가폴에서라면 아파트 안에 수영장과 온갖 편의시설이 갖춰진 것도 이보다는 싸다. 한 마디로 한국에서는 백만장자를 너무 쉽게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백만장자는 정말 어마어마한 부자여서 '백만불의 사나이'라는 외화시리즈도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긴 했지만 자산에 대한 거품이 심하긴 심하다.

 

책은 왜 집 값에 거품이 심한지 보여준다. 대출을 안고 집을 사는 사람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  우리나라는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의 감소도 앞으로의 집값이 추세하락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은에서 아무리 이율을 내려도- 잘은 모르지만 - 대세적으로는 이율이 오르지 않을까? 그러니, 부동산가격은 더 떨어질 기미이고 대출이자는 오르니, 느는 것은 걱정이요 한숨이다.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책에서의 설명은 대체로 수긍이 가니 걱정이다.

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런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대처해야할 해법이다. 금융상품에 대한 해법은 다소 부실했다. 하긴 백약이 무효한 시대이다. 정부가 내놓은 처방은 전혀 듣지를 않는다. 부동산 공급이 많아서 미분양이 심각한데, 매수는 없고 매도만 쌓여가는데 부동산 공급으로 위기를 타개하다는 것이 과연 옳을까? 속담 중에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것이 있다. 지금의 단기처방이 장기에 더 큰 위험을 가져다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일개 가정주부인 아줌마의 시각으로도 이건 좀 아니다 싶다. 하지만, 대책이 무효한 현 시점에서 오죽하면 그럴까 싶기도 하다.

 

작년에 우리부부는 주가 1500 이면 주식투자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르겠다. 이 아노미를 일단 피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농담으로 우리나라 집 값은 너무 비싸서 혹시라도 아파트값이 반 값이 되면 살 용의가 있다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이제 그게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수가 불행해진다는 것은 우리 이웃과 우리의 가족도 불행해진다는 의미이므로 걱정이다.

 

 

좋은 ELS가 나왔다고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만약의 경우 때문에, 지금보다 주가가 올라가긴 어려울 거 같다는 우려때문에, 수익률에 비해 제약도 많고 신경이 쓰인다는 이유로 매번 거절을 했었다. 이 얼마나 다행인지.....요즘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식은, 환율은 경제를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실물경제로 옮아가는 게 당연한 이치이기에 우리집 아저씨도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서있다. 언제 서슬퍼런 칼날에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시국이다.

 

쓰다보니 혼자 격분했다.

 

덧1)

거품 붕괴의 규모는 거품의 크기에 정비례한다. <p124> 

: 책 중에서 가장 무서우면서도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다. 무서운 것이 다가오고 있다. - 내가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덧2)

남편과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래에셋이 망할까?" "글쎄, 아닐껄. 왜냐하면, 인사이트펀드의 수탁액이 4조면, 수수료를 2%만 잡아도 800억 이거든. 어렵긴 하겠지만 망하진 않을꺼야. 투자자는 손해를 봐도 수수료는 내야 하니까. 그러니, 장기투자가 대안이라고 광고들을 해대지.."

 

최근에 모신문의 재테크 상담코너에서 지금 이 시국에도 적립식펀드 금액을 늘리라는 전문가의 상담사례를 보고 신문을 집어던졌다...XXX하면서 말이다.  장기까지 끌고 가기엔 너무나 벅찬 이 시국 - 아니 장기적으로 이익이 나면 뭐하나 지금 죽게 생겼는데- 에 이게 말이 되나? 존 케인즈의 명언 '장기적으로는 다 죽는다'가 아니라 지금 당장 다 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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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이용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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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하루에도 환율이 10원이상씩 변동하고, 주가도 몇 십포인트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시장상황이다. 지난 1월의 은행 특판예금이 7%였는데, 아마 요즘은 6%도 되지 않을 것이다. 불과 두서너 달 사이에도 금리가 1~2%씩 차이가 나는 요즘의 금융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같다. 무섭다. 주식도 펀드도 들고 있지 않은 나같은 가정주부도 무서운데,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아니 황금알을 낳는 펀드인 줄 알고 가입했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주 1550까지 밀리던 주가가 오늘 종가는 1674이다. 며칠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의 증시상황탓인지 며칠전까지와는 다르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기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추세상승인지, 아니면 기술적인 반등인지 아직 알 수 없다.

 

요즘의 시장상황이 무섭긴 한가보다. 오늘 아이의 돼지저금통을 깬 기념으로 CMA계좌를 개설하러 증권회사에 갔다. 관심있는 펀드가 있는데, 혹 여기도 판매하냐고 물었더니 알려주면서 요즘은 이러 이러한 위험이 있으니 거치식보단 적립식으로 가급적 조금만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설명을 해준다. 처음이다. 판매한 고객들에게 항의성 전화를 많이 받는지 어쩌는지 그저 관심이 있다고 물어만 본 것을 조심 또 조심하라고 하니...

그만큼 그들도 요즘의 장세를 힘들어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 어수선한 시점에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을 읽었다.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은 올바른 투자마인드를 정립하고, 상황에 적합한 매매원칙을 구사하며, 주가가 상승하는 좋은 주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세가지의 대전제 아래 저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애널리스트도 한가지 종목을 몇년씩 연구하는데, 하물며 우리같은 보통사람이 주식투자를 할 때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한 종목 많게는 세 종목 이하에 투자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또한 금융주 5가지에 투자해 놓고 분산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준다.

무엇보다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여우나 곰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그의 설명은 수긍이 간다. 워렌 버핏처럼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갖춘 곰이 되거나, 조지 소로스처럼 정상적인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 곳을 귀신같이 찾아내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여우가 되든지...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첫번째도, 두번째도 언제 사고파느냐 하는 타이밍일 것이고, 어떤 종목을 선정하느냐 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주식을 투자하던 예전에도, 또 주식에 투자하고자 마음 먹은 요즈음에도 어려운 것은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이며, 과연 지금이 적절한 매수시점인지 아니면 지금이 적절한 매도시점인지에 대한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월가의 전설적인 영웅 피터 린치의 말을 인용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배워야 하며,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책의 첫페이지에 에서 이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

 

주식에 투자하기에 앞서 종목에 대해 공부도 해야하고 모의투자도 해야하고 투자일지도 써야하고 소액으로 워밍업을 거친 후에 투자에 나서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배워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감으로 주식을 사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투자한 종목의 시세도 자주 확인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보유한 종목을 팔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도 쉽지 않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게 가능해서 일까?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려운가보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그래서 더더욱 나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일천한 내 경험으로는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언제사고 파느냐하는 시점의 문제이며,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었다. 이것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주식시장에 뛰어들텐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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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테크 천재들 - 위기를 피하고 기회를 포착한
여운봉.양찬일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어제 신문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라는 기사가 났다. 4인가족이면 4인*20,000달러이니 8만 달러라는 의미이고,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8천만원이라는 의미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었나 생각하게 된다. 10억짜리 아파트가 수두룩한 나라. 10억이면 백만불, 내 기억 속엔 백만불은 백만장자이다. 어마어마한 부자와 동의어이었던 백만불짜리 아파트가 지천으로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부자가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론 1년에 평균 8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맞벌이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럼, 누가 대한민국의 평균소득을 이렇게 끌어올렸을까? 그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저자가 책에 수록한 한국의 수퍼부자들일 것이다.

 

서울경제신문 2008년 2월 28일자 [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세계화와 양극화라는 기사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소득분포의 불평등이 확대됐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 지니계수가 지난 1997년에는 0.281이었으나 불과 2년 뒤 0.320으로 크게 증가해 불평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추세는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소득불평등도 심화를 보통 양극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상위 10%~20%의 소득과 하위 10~40%의 소득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같이 부자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점점 이런 바램이 요원해지는 것 같다. ---쓰다보니 재테크의 달인들의 비법을 전수받아 나도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요지의 재테크 책을 읽으면서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고 쓰는 리뷰처럼 되고 말았다.

 

책의 내용에 충실한 착한 독자로 돌아와 서평을 쓰자면, 이렇게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세상에서 아래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를 쓰고 밑줄 쫙 치고 공부해야겠다. 우울한 현실이다.  돈에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서 있는 사람이 더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결혼을 하고,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보니 세상은 참 돈많은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더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네에는 변변한 은행도 없어 은행일을 보려면 번호표 뽑고 길게 줄을 서야하는 반면, 부자들이 사는 동네엔 은행이며 증권사가 수도 없이 많다. 번호표를 뽑을 필요도 없을 만큼 한산한 모습이 익숙치도 않을 뿐더러 쩝 입맛 다시게 아쉽기도 하다. 이게 시장원리인 것을...

 

일단 사회에 대한 불만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표로 대신하기로 하고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역시나 부자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란거다. 요며칠, 공부삼아 부동산가게를 기웃거리고 몇군데 방문도 해보았다. 쉽지 않았다. 보고 있는 물건의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인지, 아니면 미래가치가 반짝반짝 높아질 것으므로 지금도 높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가 없었다. 아쉽게도 나에겐 동물적인 감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없는듯 하다. 

 

요즘, 우리나라는 주식시장은 일희일비하기 딱좋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혼란기를 겪고 있고, 부동산은 고평가되어 있는 느낌이고, 미국발 악재에 원자재, 곡물, 원유가의 고공행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내 재산을 지켜내는 것에 보태 수익을 내는 재테크의 달인이 되고 싶다. 저자가 소개한 책속의 재테크 달인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다. 

 

이번주 블랙먼데이때 주가가 대폭락하던 날, 나는 갖고 있는 돈을 상호저축은행에 6개월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어떤 사람은 저점의 기회이므로 주식을 샀을테고, 어떤 이는 펀드에 가입했을 것이다. 누가 잘 한 것일까? 저자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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