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공부습관 87가지! - 올바른 습관이 명품자녀를 만든다
친위 지음, 오혜령 옮김 / 청어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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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하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p.37) 형광펜으로 밑줄 쫙치고 달달 외우고 싶은 문장이다. 평범하고 쉬워 보이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결혼을 하고 나서도 부모의 도움을 받는 자녀가 얼마나 많은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를 생각해본다. 예화의 어느부분에서도 뜨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 부모도 완벽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친다.

우리 동네의 아이들 - 아니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이들 - 은 바쁘다. 유치원이나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버스를 타고 어디론가로 가서 무언가를 배운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방문교사에게 배운다. 아니면, 엄마가 직접 배울 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런데, 난 이런 모습들이 아직은 낯설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보다는 아이에게 배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유치원에 잘 다니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게 생각하는 나는 자유방임형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얼마동안은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해야하지 않나 고민했다. 피아노도 발레도 가베도 미술도 학습지도 기타등등을 시켜야하는 건 아닐까를 고민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더 있다가 아이가 정말 원할 때 배울 기회를 주는게 좋지 않을까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이는 유치원이 끝나면 놀이터에서 놀거나 집에서 색종이로, 연필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아이를 키우기가 참 어려운 곳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뭔가를 배우고 있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조바심나게 된다. 또 그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수많은 학원과 수많은 교구들...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만은 이런 것에서 벗어나게 해주자가 내 생각이지만 이게 아이의 부모들과 만나면서 비교하기 시작하면 나만 뒤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에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질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우스개 소리로 아이의 재능과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 이렇게 삼박자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하니, 정보력은 커녕 손놓고 앉아 아이가 저절로 자라주기를 기대하는 나같은 엄마는 요즘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이들과 선물포장을 했다. 유치원에서 있을 우리아이의 생일파티에 필요한 구디백을 함께 포장하면서 아이들은 아주 신이 났다. 구디백에 수첩, 연필, 스티커 등등을 아이가 넣으면 내가 스티커로 붙이는 꽤 복잡한 과정을 아이는 신이 나서 즐겁게 엄마를 도와준다. 자기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작은 선물을 아이가 직접 포장하면서 아이는 또 새로운 것을 배운다. 선물을 준비하는 즐거움, 나누는 것의 의미, 생일을 기다리는 설레고 즐거운 기분....나는 이런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직장맘이면서 아이들을 미국의 명문대로 보낸 사연을 읽었다. 서울도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 두 아이를 그렇게 키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엄마의 교육법을 벤치마킹하고 싶었다.  저녁밥을 지을 때 심심하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들 때문에 참 힘들다. 그런데, 신문기사의 그 엄마는 아침밥을 지을 때 식탁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독려했단다. 나도 따라해 보고 있다. 저녁 하면서 딸아이의 공부책을 봐주고, 4살 아들 녀석은 자신도 공부공부 하기에 연필잡고 시리즈를  사주었더니 연필로 열심히 낙서중이다. 나는 그래도 내버려두는 편이다. 낙서가 어느 순간에 공부가 되고 습득이 된다는 걸 첫아이를 통해서 배웠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에 책 읽어준 것 밖에 없는데, 책 제목을 따라 읽게 한 것 밖에 없는데, 어쩌다 한 번 한글떼기 학습서를 봐준 것 밖에 없는데 어느새 딸아이는 더듬더듬 책을 읽고, 틀린 글자가 수두룩하지만 글씨도 쓴다.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다른 엄마의 기준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난 아이가 그렇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명품 공부습관 87가지]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이도 언젠가는 어른이 될테고 부모의 곁을 떠나서 사회인이 된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알려준다. 책에서 들려주는 수많은 예화는 지금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이 되기도 한다.

 

내가 결혼을 늦게 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과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수많은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없던 부모가 되고 보니 역시나 그 고민은 제대로 된 고민이었다. 세상의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좋은 부모되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평생 공부해야 할 어려운 과목이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이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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