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테드 토크 - TED 공식 프레젠테이션 가이드
크리스 앤더슨 지음, 박준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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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토크


우리는 인간이다. 똑같은 것에 쉽게 싫증을 느낀다. 당신의 연설이 누군가 이전에 했던 것과 비슷하다면 청중은 여지없이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최악은 이처럼 청중을 속이려 하거나 누군가의 말을 흉내 내다가 들키는 것이다. p.6


인쇄술이 작가에게 힘을 실어주었듯, 인터넷은 말에 힘을 실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집에 가만히 앉아서 세계적 석학의 명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술, 연설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연설의 르네상스다. p.9


프레젠테이션 기술은 특정인을 위한 비법이 아니다. 21세기를 살기 위한 생존 기술이며, 당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릴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p.35


‘선물을 받았다’라는 표현은 모든 연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유다. 연설자의 역할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생각을 청중의 마음에 깊이 새기는 것이다. p.37


대중연설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 무대에서의 카리스마, 유려한 언어 구사력이 아니라 공유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다. p.39


연설의 기회를 하나의 주제에 몰입할 계기로 삼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거의 모든 정보에 접속 가능하므로 원하는 주제를 정해 깊이 파헤치기만 하면 된다. p.44


언어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개념이 공유될 때 마법을 발휘한다. 여기에 듣는 사람의 머리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송하는 기적에 관한 힌트가 있다.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p.50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연설자의 주된 임무는 주는 것이지 받는 게 아니다. 심지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발표자의 목적은 ‘주는 것’이어야 한다. p.60


조직 구성원들은 대부분 자신의 조직에 빠져 있다. 하지만 바깥에서 보기에 그 조직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p.64


2005년에 우리는 댈러스(Dallas)에 있는, 지금 보시는 저 건물에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습니다. (유리로 된 건물 슬라이드를 보여준다.) 우리의 목표는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었죠. 그래서 나는 부사장인 행크 보어햄(Hank Boreham)에게 일을 맡겼습니다······.   하품이 절로 나온다. 다음과 비교해보자.   2005년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사무실의 에너지 비용을 60%로 감축하는 방법입니다. 지금부터 그 비결을 알려드리죠······. p.65


연설이 단일한 주제만 다뤄야 할 이유는 없다. 딱 하나의 이야기만 들려주거나 이야기를 한 방향으로 끌어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이런 노력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저마다의 조각이 제대로 연결돼야 한다. p.75


흐름을 훈련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연설의 흐름을 단어 15개로 압축해 보는 것이다. ‘청중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싶어’라거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지지를 얻고 싶어’라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좀 더 집중력이 필요하다. 듣는 사람에게 심어주고 싶은 아이디어는 정확히 무엇인가? 듣는 사람이 무엇을 얻길 바라는가? p.76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보다 열심히 노력하고도 성공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면 어떨까? p.80


TED 강연의 시간제한은 최대 18분이다. 왜 18분일까? 이것은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에서 사람이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이자, 무언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최소 시간이며 중요한 아이디어를 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p.84


흥미로운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다면 적어도 다음 2가지는 놓쳐서 안 된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다.

  • 왜 이 문제가 중요한지 보여준다. 답하려는 문제가 무엇이고, 해결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어떤 경험을 공유하려는 것인가.
  • 각 항목의 실제적 사례와 이야기, 사실로 살을 붙인다.

p.87


연설을 2분으로 줄이건 18분으로 줄이건 1시간짜리건 상관없다. 시간제약과 상관없이 ‘흥미를 자극할 만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부분만 포함시킨다’는 사실에 동의해야 한다. p.93


이 책을 쓰고 있을 때, TED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강연자는 켄 로빈슨 경(Sir Ken Robinson)이다. 그는 자신의 강연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간략한 구조를 따른다고 설명했다.   A. 소개 _ 강연 분위기 조성, 이야기할 주제 간략 설명 B. 맥락 _ 문제의 중요성 설명 C. 주요 개념 D. 실질적 영향 E. 결론   그는 “에세이 작법의 오래된 공식이 있습니다. 좋은 에세이는 ‘무엇을?’ ‘그래서 어떻게?’ ‘이제는 무엇을?’에 대해 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연설도 비슷합니다”라고 말했다.

p.97


심각한 문제를 다루는 연설은 보통 문제의식을 자극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삼으면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문제를 강조하면 “정말 끔찍하죠?”라고 묻지만, 아이디어 중심으로 연설하면 “흥미롭지 않나요?”라고 묻게 된다. 도와달라는 호소 대신 ‘흥미로운 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방향으로 연설을 구성하면, 훨씬 쉽게 청중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 p.99


다음은 흐름을 만들 때 도움이 되는 간단한 체크리스트다.  

  • 열정적인가?
  •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 청중이 이 지식을 얻는다면, 어떻게 변할까?
  • 연설이 선물처럼 느껴지는가? 아니면 거절하기 힘든 부탁으로 느껴지는가?
  • 새로운 정보인가? 이미 알려진 정보인가?
  • 주어진 시간에 필요한 예를 들어 주제를 설명할 수 있는가?
  • 청중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 만큼 연설 주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가?
  • 나는 주제를 다루기에 적합한 신뢰도를 가졌는가?
  • 연설을 15단어로 표현한다면?
  • 앞의 15단어로 누군가 내 연설에 흥미를 갖도록 설득할 수 있는가?

p.100


한 사람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를 위한 연설을 구상합니다. 가능하면 당신 분야에 속하지 않고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현실적인 사람으로 택합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면 더 좋아요. 그래야 연설에 온기를 담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연설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22세에서 28세까지의 근로자가 대상이다’라는 식의 인구 통계학을 기준으로 한 청중이 아니라 진짜 사람을 위한 연설을 하는 것이죠. 인구 통계학을 바탕으로 그룹을 정하면 사람에게 말하듯 자연스럽게 연설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6개월 동안 청중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가며 연습할 필요는 없어요. 청중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설’을 계획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에서 이상적인 대상을 한 명 고르고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이 깜짝 놀라고 감동할 만한 아이디어를 주는 연설을 하면 됩니다. p.102


청중의 마음을 열기 위해 연설자 자신의 ‘인간적인 면’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p.107


처음부터 청중과 눈을 맞추자 (…)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는 것만으로 두 사람의 뉴런 활동이 빨라진다. 그러니까 마주 보는 즉시 서로의 감정에 동기화가 이뤄진다. 만약 내 기분이 좋으면, 상대방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된다. 아주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연구다. p.109 ~ 112


청중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약점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딱 봐도 터프한 카우보이가 술집에 들어가 재킷을 벗어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과 비슷하다. 순간 모두가 긴장을 풀게 된다. p.114


모든 문제를 일단락 지은 뒤에 자신의 약점을 공유하면, 그것은 선물로 받아들여집니다. 연설자가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청중의 반응에 의존할 필요가 없을 때, 이야기를 공유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p.120


웃음은 연설자가 청중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p.122


TED 펠로 프로그램(Fellow program)을 운영하는 톰 라일리(Tom Rielly)는 재미있기로 정평이 났다. 그는 재미난 농담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라일리는 유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1. 주제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유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자기 주변의 일을 관찰해서, 이를 과장하거나 재탄생할 때 최고의 유머를 끌어낼 수 있다.
  2. 말이 꼬이거나, 오디오나 영상에 문제가 있을 때, 버튼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을 때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준비해놓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청중에게서 즉시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3. 시각 자료에 유머 요소를 두자. 말하는 내용과 보여주는 자료의 반전이 있을 때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
  4. 풍자를 이용한다. 실제 의도와 정반대 된 말을 한 다음, 실제 의도를 노출한다. 다만 풍자는 난이도가 매우 높다.
  5. 타이밍이 중요하다. 한바탕 웃음을 터뜨릴 타이밍이라면, 청중에게 웃을 기회를 주자. 잠깐 하던 말을 멈추고 청중을 기다리자. 하지만 이유 없이 말을 멈추면, 박수를 유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6. 억지로 청중을 웃기려 해서는 안 된다. 먼저 가족, 친구, 동료를 상대로 유머를 시도해보자. 그들이 웃는가? 아니라면 농담을 수정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게 좋다.

p.127


나는 몇 년 전의 TED 강연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강연자는 이렇게 연설을 시작했다. “내가 살아 있는 전설이 되기 전······” 이 말을 듣는 순간, 강연의 끝이 좋지 않겠구나 싶었다. p.129


스스로에게 충실하세요.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이야말로 최악입니다. 빈틈이 많다면, 빈틈 그대로를 보여주세요. 감정적이라면, 감정적인 그대로를 보여주세요.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경우죠. 이 경우만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야 합니다. p.130


• 유명인과 아는 사이라면서 거들먹댄다. •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이야기만 한다. •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과를 자랑한다. •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자신에 대해 연설한다.   이런 연설자에게는 기본으로 돌아가 연설의 본래 목적을 떠올리라고 한다. 연설의 본래 목적은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에게 아이디어를 선물하는 것이다. p.133


청중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연설하는 당사자나 가까운 사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실패했던 경험, 당황스러웠던 일, 불운했던 일, 위험이나 재난 등 사연을 진솔하게 풀어내면 청중은 순수한 관심을 보이게 되고 결국에는 깊이 공감한다. p.137


정치는 사절 p.138


무대에서 이야기할 때는 다음 4가지 요소를 기억해야 한다.  

  • 청중은 등장인물을 매개로 이야기에 공감한다.
  • 긴장감을 유도해야 한다. 호기심이건 사회적인 흥미건 실질적인 위험이건 어느 것으로 유도해도 상관없다.
  • 자세하게 전달해야 한다. 자세하지 않으면 생동감이 떨어진다. 단, 너무 자세하면 이야기 전개가 어렵다.
  •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새로운 사실을 전달해 이야기를 만족스럽게 마무리한다.

p.148


연설의 목표가 ‘청중에게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이 부분을 간과할 수 있다. 재미가 있고 흥미를 자극하고 연설자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지만 청중이 연설을 듣고 돌아갈 때, 통찰이나 사용 가능한 정보, 관점, 맥락, 희망 중 무엇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TED는 아무리 매력적인 이야기더라도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핵심 아이디어가 없으면 단호하게 강연 신청을 거절한다. p.153


능숙한 설명이 핵심 요소를 충분히 확인해주었다. 그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현재 상황에서 연설을 풀어나간다. 길버트는 “21분짜리 강연을 시작하면서”라고 운을 떼면서 말로 현재 상황을 그대로 풀어냈지만, 내용 면에서 청중이 가진 심리학 혹은 신경과학적 지식에 대한 부담을 주지는 않았다.   2단계 호기심에 불을 붙인다. 호기심은 청중이 ‘왜’, ‘어떻게’의 의문을 갖도록 만든다.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사람은 호기심이 생기면 지식의 공백을 메워서 호기심을 채우려 한다. 길버트의 강연은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다리가 마비된 환자와 복권 당첨에 관한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호기심을 한층 더 높였다.   3단계 개념을 하나씩 끌어낸다. 기본 개념을 하나씩 소개하지 않고 곧바로 핵심 개념을 설명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길버트의 강연에서는 전액골 피질과 경험 시뮬레이션, 충격편향을 순차적으로 소개했다.   4단계 비유를 사용한다. 비행 시뮬레이션과 심리적 면역 체계 등의 비유 덕분에 길버트의 설명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연설을 위해서는 청중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과 잘 모르는 내용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비유와 유추는 이를 위한 중요한 도구다. 설명이 제자리를 찾고 만족스러운 깨달음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5단계 예를 활용한다. 피트 베스트의 경우와 같이 짧은 이야기는 설명이 제자리를 찾도록 도움을 준다. 듣는 사람을 향해서 ‘아이디어를 이해하셨나요? 그럼 이 사실을 적용해보세요. 꼭 맞는다면, 확실히 이해하신 거예요’라고 외치는 셈이다. 설명의 마지막 부분에서 청중의 세계에 관한 모델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더 풍부하고 깊고 진정한 모델로 거듭나며 현실을 더욱 잘 반영하게 된다. p.174


인지심리학이 찾아낸 중요한 발견 중 하나가 내용을 일관되게 수직으로 구성하면, 사람들이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입니다. 내용의 덩어리 속에, 덩어리를 넣고, 또 그 속에 덩어리를 넣는 것입니다. 연설자에게 어려운 도전 과제는 단어가 또 다른 단어로 이어지는 1차원적인 연설을 수직적이면서도 서로 고리로 연결된 형태인 다면적인 구조로 바꾸는 것입니다. 연설자는 머릿속에서 아이디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단어의 본질을 이용해서 그 내용을 단어의 연결로 바꿔야 합니다. p.179


TED에서 설명이 가장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강연자 중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 차트),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 고정관념을 벗어난 과학적 사고), 낸시 캔위셔(Nancy Kanwisher, 접근 가능한 신경과학),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데이비드 크리스찬(David Christian, 거대한 캔버스 위의 역사) 등이 있다. 독자들에게 이들의 강연을 모두 추천한다. 듣는 사람의 마음에 평생 남을 만한 강력한 배움을 주기 때문이다. p.187


청중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강력하게 전달하려면 제대로 설명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한 단계씩 밟아나가야, 호기심에 불을 붙일 수 있다. 각 단계는 청중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주춧돌로 삼아 쌓아 올려주어야 한다. 비유와 예시는 아이디어가 서로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꼭 필요하다. ‘지식의 저주’를 피해야 한다! 청중이 등을 돌리게 하는 추정은 하지 않아야 한다. 특별한 무언가를 설명한다면 흥분과 영감이 곧바로 뒤따를 것이다. p.192


한과 프리처드가 사용한 구조는 시연을 할 때 자주 쓰인다.

  • 힌트로 시작한다.
  • 필요한 배경, 맥락, 발명 과정을 들려준다.
  • 시연한다. 시각적 요소와 드라마틱한 효과가 클수록 좋다. 속임수는 금물이다.
  • 기술이 가진 파급효과를 알려준다.

p.235


• 시각적인 효과를 넣을까? 넣는다면, 어떤 것을 포함해야 할까? • 대본을 보고 읽을까? 모두 외울까? 아니면 ‘그 순간에 맞게’ 즉흥적으로 말할까? • 2가지 연설 종류를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 어떻게 시작하고 끝을 맺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p.247


강한 시각 자료의 핵심적 요소는 무엇일까? 이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 공개
  • 설명의 힘
  • 미학적 매력

p.252


목표는 핵심 아이디어 하나에 슬라이드 1장씩을 할당하는 것이다. 그다음, 전달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슬라이드에 추가 작업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프와 차트를 사용할 경우 특히 그렇다. p.257


‘블랙홀이 얼마나 거대한지 한 줄기 빛도 빠져나오지 못합니다’라는 문장보다 ‘블랙홀은 얼마나 깜깜할까요?’라는 문장이 훨씬 좋다. 그다음에 ‘블랙홀이 얼마나 거대한지 한 줄기 빛도 빠져나오지 못합니다’라고 말로 설명한다. 그래야 슬라이드로 청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높일 수 있다. p.260


하지 말아야 할 일  

  • 영화 <대부(The Godfather)>의 총격 장면에서 난무하는 총알처럼 너무 많은 항목은 피한다.
  • 올림픽 방송에 사용하는 하이픈을 문장 처음에 사용하지 않는다.
  • 밑줄과 이탤릭체의 유혹을 이겨 내라. 읽기 어렵다. 강조를 위해서는 볼드체면 충분하다.
  • 음영은 가독성을 높일 수 있을 때만 사용한다. 사진에 글씨를 넣을 때 유용하다. 하지만 가끔 사용해야 한다.
  • 한 줄에 너무 많은 효과를 사용하지 않는다. 보기에 좋지 않다.

p.269


‘거의 모든 효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아지랑이, 반짝이, 오색종이, 회오리, 빨랫줄, 소용돌이, 큐브, 바꾸기, 속도 모양, 폭발, 떨어뜨리기와 튀기기 등 모든 효과 사용을 피하자. 나는 유머와 아이러니 이외의 별도의 효과는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방해하고, 청중이 강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p.275


컷과 디졸브에는 의미도 있다. 컷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환된다는 뜻이고, 디졸브는 2개의 슬라이드가 어떤 이유에서건 연결된다는 뜻이다. p.275


연설을 준비하면서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다음 2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A. 전체 대본을 짠다. 읽거나, 암기하거나, 둘 다 하거나 상관없다. B. 분명한 구조를 만든 다음 즉석에서 연설한다.

p.292


대본을 만들려면 다음 3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1. 연설 내용을 완전히 숙지해서 대본을 읽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한다.
  2. 대본을 보더라도 문장이 끝날 때마다 청중과 눈을 맞춘다. ‘대본을 읽더라도’가 아니라 ‘보더라도’라고 말한 점에 주목하길 바란다. 바로 앞에 연설 내용 전체가 적혀 있지만 줄줄 읽어서는 안 되고 말하듯 전달해야 한다. 청중은 둘의 차이를 안다. 가능한 자연스럽고 열정적으로 단어를 전달하며 진심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청중과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짓거나 다른 표정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가끔 문장을 확인하는 정도로 대본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노력이 꽤 필요하지만 가치는 있다. 또 전체를 외우는 것보다는 덜 힘들다.
  3. 대본을 몇 개 항목으로 추리고, 각 항목은 연설하면서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다.

p.297


연설하면서 두뇌 활동을 요구하는 다른 일을 능숙하게 해낼 때까지는 제대로 외웠다고 할 수 없습니다. 브라우니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계량하면서 연설 내용을 모두 외울 수 있나요? 책상 위에 어질러진 서류를 캐비닛에 정리하면서 리허설할 수 있나요? 인지 부하가 높은 상태에서도 연설할 수 있다면, 무대에서도 문제없습니다. p.302


운전을 오래 하는 사람이라면 연설을 녹음해서 운전할 때 낮게 틀어놓고, 그것보다 약간 빨리 말해보자. 그다음에는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시도해본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이 기능이 있다. TED에서 스피킹 코치인 지나 바넷(Gina Barnett)은 반드시 2배속으로 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상태로도 편안하게 외울 수 있다면,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고 의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p.303


스피킹 코치들은 대부분 구어체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마음에서 우러난 연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연설은 결국 글로 쓰는 게 아니라 말하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는 오늘 여러분께 생생하고, 강력하며, 잊을 수 없는 비전을 말씀드릴 것입니다”가 아니라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연설했다. p.305


하버드대학교의 댄 길버트 교수는 학생들에게 먼저 연설을 녹음한 다음, 이를 받아 적어서 연설 초안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왜일까?   글을 쓸 때는 말할 때는 쓰지 않는 단어, 구, 문장 구조, 억양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일단 글로 써서 연설로 바꾸면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지기 쉽죠.   연설에 능한 사람들은 몇 번이고 소리 내어 말해 보는 것이 대본을 쓰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p.306


음악가는 본 공연을 앞두고 반드시 리허설한다. 배우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기 전에 리허설을 한다. 리허설은 콘서트나 연극에서 만큼 연설에서도 중요하다. p.322


나는 연설을 위해서 대본을 적어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리허설은 했어요. 메모를 적은 카드 10장과 타이머를 이용해서 25회나 리허설을 했죠. 반복하다 보니 의도와 다르게 강연 내용을 암기하게 됐습니다. 이것을 노려야 할 것 같아요.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면 안전하니까요. p.327


연습을 하면, 연설이 장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연습하고, 시간을 확인하세요. 부수적인 부분과 불필요한 내용은 제거하세요. 소리를 내어서 말하다 보면 어떤 문구가 좋은지도 알게 됩니다. 연설을 암기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삼거나 목적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1] p.333


리허설 중간에 혹은 이후에 청중에게 다음의 질문을 해보자.  

  • 연설 시작부터 관심이 가던가요?
  • 내가 눈을 마주쳤나요?
  • 연설 덕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나요?
  • 연설을 통한 여행의 각 단계는 만족스러웠나요?
  • 내용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예가 충분했나요?
  • 어조는 어땠나요? 대화하는 것 같았나요? 설교하는 것 같았나요?
  • 어조와 속도는 충분히 변화가 있었나요?
  • 외워서 하는 것 같지는 않았나요?
  • 유머는 자연스러웠나요? 약간 어색했나요? 유머는 충분했나요?
  • 시각 자료는 어땠나요? 도움이 됐나요? 아니면 방해가 됐나요?
  • 짜증 나는 버릇은 없었나요? 혀를 차지는 않던가요? 침을 너무 자주 삼키지는 않았나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지는 않았나요? ‘그러니까’, ‘~같은’ 등의 단어를 반복하지는 않았나요?
  • 동작은 자연스러웠나요?
  • 시간을 초과하지는 않았나요?
  • 지루한 적은 없었나요? 어느 부분을 잘라내야 할까요?

p.335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연설은 짧으면서도 요점을 완벽하게 집어냈다.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의 게티즈버그(Gettysburg) 연설은 2분을 약간 넘긴다. 바로 직전에 연설을 한 사람은 2시간이나 장황하게 떠들었지만, 그의 말은 오래전에 잊혔다. p.336


강렬한 시작은 가장 중요한 무기다. 연설이 인터넷에 공개될 예정일 경우 특히 그렇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흥미로운 연설이나 기사, 퀴즈 수십 개를 불러낼 수 있다. 연설의 첫 부분을 낭비한다면, 온라인 청중의 상당수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로그아웃할 것이다. (···) 어떻게 해야 아이디어를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까? 그 답을 얻기 위해서 ‘연설이 영화나 소설이라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라고 자문해보자. 첫 문장이 반드시 드라마틱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렇더라도 청중의 관심을 끌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분에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 연설 내용이 무엇이건, 흥미로운 시작을 만들 방법은 다양하다.  

  • 지금 보실 이미지가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 영상을 하나 보여드릴게요.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슬라이드부터 보실까요? 아시겠어요?
  • 한 달 전만 해도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p.342 ~ 358


청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약간의 드라마를 섞는다 첫마디가 중요하다.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뇌성마비를 앓게 된 코미디언 메이순 자이드(Maysoon Zayid)는 TED 무대에 올라서 “난 술에 취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분만실에서 나를 받았던 의사는 술에 취해있었죠.” 짠! 예상치 못한 시작에 청중들은 첫마디부터 빠져들었다. 자이드는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과 뇌세포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
  2. 호기심을 유발한다 (···) 어떻게 해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아무 질문이나 해서는 안 된다. 놀라운 질문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요?’ 너무 방대하다. 너무 틀에 박힌 말이다. 벌써 지루하다. ‘은행 잔고가 200달러도 안 되는 14살 소녀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소녀가 미래를 향해 멋지게 나아갈 수 있을까요?’ 바로 이거다. 그저 그런 질문이지만 생생한 예를 곁들여서 호기심을 크게 자극한다.
  3. 설득력 있는 슬라이드, 영상, 물건을 사용한다 가끔은 훌륭하거나, 파장이 상당하거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사진 혹은 영상을 활용하자. (···)
  4. 애를 태우자, 그리고 처음부터 다 보여주지는 말자 어떤 발표자들은 시작 문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는다. 연설의 핵심을 곧바로 공개해버리는 셈이다. (···) J. J. 에이브럼스(J. J. Abrams)는 TED 강연에서 미스터리의 힘을 이야기했다. 영화 <조스(Jaws)>의 효과가 무시무시했던 이유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이 영화 전반부에 상어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상어가 나타날 것 같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상어를 기다린다. (···) 청중을 감질나게 만들더라도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는 알려줘야 한다. 상어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상어가 오고 있다는 것을 지느러미로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모든 연설에는 이처럼 매핑(mapping)이 필요하다. 즉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고, 지금 위치가 어디고, 어디까지 설명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전체 연설에서 어디까지 말을 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금세 길을 잃는다.

p.343 ~ 363


가급적 편한 옷을 골라라. TED는 적절한 캐주얼을 선호한다.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p.385


무대에 오르기 전에 탁자나 독서대에 메모 혹은 대본을 준비해서 물병과 함께 놓아둔다. 무대에 맨 앞에서 연설하다가 막히면 메모를 놓아둔 곳으로 가서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확인 후 돌아와서 연설을 계속한다. 청중의 시각에서 보면 아주 자연스럽다. 메모를 약간 멀리 놓아두면 자꾸 보려 하는 유혹을 떨칠 수 있고, 어쩌면 메모를 보지 않고 연설을 마칠 수도 있다. 그래도 든든한 방책이 뒤에 버티고 있으므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p.410


보이스코치는 6가지의 도구를 제안한다. 크기와 높이, 속도, 음색, 어조, 마지막으로 운율이다. 운율은 노래를 부르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낮추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보통의 문장과 질문을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운율 덕분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줄리안 트레저(Julian Treasure)의 TED 강연 ‘듣고 싶게 말하는 법(How to speak so that people want to listen)’을 들어보길 권한다. 구체적인 방법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얻기 위해 연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p.430


연설 대본을 작성했다면 각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두어 단어에 밑줄을 긋자. 전체 대본에서 가장 힘이 덜 들어가는 부분은 흐리게 물결을 치자. 물음표는 몽땅 찾아서 노란색 형광펜으로 표시하자. 가장 중요한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부분을 검은 풍선으로 묶어놓자.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그 위에 작은 핑크색 땡땡이를 그려놓는다. 이제 대본을 읽으면서 해당 표시마다 어조를 바꿔가며 읽는다. 예를 들어 분홍색 땡땡이를 보면 미소를 짓고, 검은 풍선 앞에서는 잠깐 말을 멈춘다. 물결무늬에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약간 빨리한다. 어떤가? 효과가 있는가? 이제 좀 더 강약을 주어 다시 시도해 보자. p.431


속사포처럼 말하라는 뜻이 아니다. 대화하는 것처럼 말하면 족하다. 다만 조금 빨리 말해도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는 속도를 높인다. 실시간으로 연설할 때나 인터넷 영상에서 효과적이다. p.435


온라인으로 영상을 볼 때는 대화하는 듯한 말투가 훨씬 더 효과적이다. 화면을 보는 청중이 한 사람뿐이라면 그에 맞게 연설해야 한다. 거대 군중을 대상으로 하는 웅변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끄는 예는 거의 없다. 이 점에서 많은 연설자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다. 무대에 섰다는 것에 흥분해 무의식적으로 웅변조가 되는 것이다. p.438


행사의 내용과 청중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때는 세부적인 주제를 집중적으로 설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자신의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흥미로운지 알려주고, 왜 중요한지 보여줘야 한다. p.483


2009년에 우리는 TED와 유사한 행사를 각 도시에서 개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여기에 TEDx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x는 독립적인 조직이 TED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몇 배나 높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p.513

[^1]: 연설은 글쓰기와 매우 흡사한 부분이 있다. 많이 만들고 대부분 제거하는 과정에서 다듬어지는 점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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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실수 - 성공을 위한 숨은 조력자 와튼스쿨 비즈니스 시리즈
폴 J. H. 슈메이커 지음, 김인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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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다. 인류 자체가 실수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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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의 재발견 - 센스란 무엇인가?
미즈노 마나부 지음, 박수현 옮김 / 하루(haru)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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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그동안의 모호함이 이 책을 통해 다소 정리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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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하고 평범하게 인풋을 통해 철저히 단계적으로 생각한 끝에 결국 높이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갑자기 구름 위로 점프한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다. 한순간 하늘을 날만큼 점프했다고 쳐도 분명 그전에는 매일매일 체력훈련을 했고 점프 직전에 맹렬한 속도로 도움닫기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p.7

음악적 센스가 있는 사람이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노래를 못하는 작곡가나 연주자도 있다. 노래를 못하고, 작곡도 못하고, 악기도 다루지 못한다. 하지만 좋은 노래와 그렇지 못한 노래를 가려들을 수 있는 훌륭한 프로듀서도 있으니 이들은 음악 센스가 있는 사람이다.

p.23

100이 200이 된 물건은 원하지 않는다. 100이 101이 된 것, 기껏 120 정도가 된 것을 본 순간 많은 사람은 ‘신선하다, 오 새로워, 갖고 싶어!’라고 생각한다.

p.50

 내 지론으로는 디자이너는 장인이다. 요구 사항을 아름답게 재현하는 역할을 하며 클라이언트인 기업이 ‘여기는 둥근 편이 좋을 것 같은데’라고 하면 가장 아름다운 동그라미를 만든다.
 "여기, 정말 동그라미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사각형은 어떻습니까?"라고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그 기업의 경영전략을 함께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p.61

 최근 벌레에 빠진 아들이 만든 빵은 공벌레 빵으로 공벌레 모양을 상당히 잘 재현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도저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작품이 되었다. 나는 휴대전화로 아들이 보낸 사진을 보면서 ‘인간은 시각이 몇 퍼센트네 어쩌네 하지만 역시 결국은 순간적으로 사물을 보고 판단한다’고 다시금 깨달았다. (…)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아무리 편리한 것을 만들어도 보이는 방법을 통제할 수 없다면 그 상품은 결코 사람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보이는 방법의 통제야말로 기업이건 사람이건 상품이건 브랜드의 힘을 높여준다.

p.63

지식이라는 것은 종이이고, 센스는 그림이다. 종이가 크면 클수록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자유롭고 대범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p.73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A라는 것과 자기가 본 적 있는 B를 붙여서 C를 탄생시킨다. 이 작업을 높은 타율로 성공하면 우수한 크리에이터가 될 것이다. 아무도 제로에서 갑자기 C를 만들지 못한다.

p.79

학생 때부터 ‘평범한 스웨터를 입었는데 무척 센스 있는 멋쟁이’라고 느껴지는 A군이 있다고 치자. 그는 별생각 없이 ‘평범한 스웨터’를 골랐을 텐데 이상하게 센스가 좋다고 옷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명백히 다르다. A군은 사실 열심히 패션을 공부해서 옷이나 그때 유행하는 아이템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체형, 개성, 분위기 등 객관적인 정보도 확실히 알고 있어서 두 지식을 합쳐서 옷을 고르는 것이다.

p.92

 ‘센스 있는 가구를 고르고 싶은데 고를 수가 없다’는 사람은 원래 인테리어에 딱히 대단한 지식이 없다. 그런데 인테리어 가게 몇 군데를 보고 기껏 5~6권의 잡지를 읽은 정도로 "난 도저히 모르겠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휙 보기만 해도 센스 있는 가구를 고르는 사람은 아마도 인테리어 잡지를 100권이나 200권은 읽었을 것이다. 어쩌면 가게를 돌아보고 인테리어를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며 그에 필적할 정도의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
 센스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사실은 얼마나 정보를 모으지 않았는지, 자신이 가진 객관적인 정보가 얼마나 적은지를 우선 자각하자. 아무리 짧은 시간 내에 사물을 최적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센스는 감각이 아니라 막대한 지식의 축적이다. 센스란 다시 말해 연구를 통해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p.96

팔리는 물건에는 반드시 ‘시즐(sizzzle)’이 존재한다. 시즐이란 본래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는 모습’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이다. 광고업계에서는 맛있어 보이게 연출하는 것을 가리킨다. 나는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하는데 ‘그 물건다움’을 시즐이라고 표현한다.

p.99

 ‘왕도’란 제품에 따라서는 ‘기본적인 것’,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
 왕도는 그 제품다운 시즐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왕도의 지위를 확립하기까지 개량되고 세련되어졌으며, ‘그 제품다움’을 연마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즐을 갖고 있으므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기본이 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왕도의 제품은 이미 ‘최적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
 그래서 왕도를 안다면 그 분야의 제품을 최적화할 때 필요한 지표가 생긴다.

p.101

유행하는 상품에 대한 지식 수집에 착수하자. 왕도의 정반대가 유행이다. 유행하는 것들은 대부분 일회성이다. 그러나 왕도와 유행, 두 가지를 다 알면 지식의 폭을 단숨에 넓힐 수 있다.

p.105

유행을 깨닫는 방법으로 가장 효율적인 것은 잡지이다. (…) 나는 평소 여성지, 남성지, 라이프스타일지에 경제지 등 한 달에 몇 십 권이 넘는 잡지를 읽으며, 여기서 얻은 지식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인터넷은 신속성은 있지만 유행에 관한 정보는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잡지에는 정밀히 조사한 정보가 실려 있다. 여러 권의 잡지를 읽다 보면 유행의 흐름이 보인다.

p.105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사이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나 디자이너의 ‘감각’ 혹은 ‘센스’를 믿고 일을 의뢰하는 풍조가 있다. "제 감각으로는 이 안이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통한다.
 그러나 센스가 지식의 축적인 이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웃풋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센스로 만든 아이디어에 대하여 제대로 말로 설명하고 클라이언트든 소비자든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지식과 공명시킨다. 이것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일이며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다.

p.115

 각각 좋아하는 것에 대해 ‘왜 그것이 좋은지’ 이유를 쓴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 방영했던 TV 프로그램 《비밀특공대 고레인저》(특촬 드라마, 1975년 4월 ~ 1977년 3월까지 TV방영)의 아오(블루)레인저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아오레인저의 정보도 메모한다. (…)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파란색을 좋아함’이 아니라 ‘고레인저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깊은 정보가 숨어 있는 것은 이 부분이기 때문이다.
 ‘선호’를 더욱 깊게 파고들면 진정한 답이 숨어 있다. 이는 자기 자신이나 시장조사에도 해당한다.

p.147

 자신의 호불호를 제외하고 일단 그 잔을 ‘누가, 언제, 어디서 사용하는지’를 설정하자. 그런 다음 이 세 가지를 깊이 파고든다.
 ‘누가’를 파고들 경우, 가령 ‘누구’를 25세 여성으로 설정했다고 ‘25세 여성‘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안 된다. 나이가 같아도 다양한 사람이 있으므로 그중에서 어떤 것을 생각하고, 어떤 상품을 선호하며,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 그 잔을 구매할 25세 여성인지를 검증해야 한다. (…)
 ‘누가, 언제, 어디에서 사용하는지’ 대상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일은 센스를 최적화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세 가지 원칙임을 기억하자.

p.149 ~ 151

 가본 적 없는 장소에 가는 것, 자신과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 욕조에 반대로 앉는 것, 버스 정류장을 바꾸는 것, 백화점에서 사소한 ‘조사’를 하는 것, 이는 모두 ‘여행’이다. 여행이라는 공부는 느끼는 힘을 키워주는 가장 훌륭한 것이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즉 비일상이다.
 거꾸로 뒤집어보면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같은 환경 속에 있다면 일상성이 강해 여행의 요소가 한없이 낮아진다.
 해외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고, 어딘가 먼 동네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을 오늘부터 시작해보길 바란다.

p.161

그 나라의 서점에 가면 그 나라 민주화 정도와 국민의 이해 수준을 바로 알 수 있다. 국민에게 얼마만큼 지식을 개방하고 있는지가 진열된 책에서 보인다. 국민이 다양성을 지닌 나라일수록 성공한 사람이나 발명가가 태어난다. 그 가능성을 만드는 커다란 요소의 하나는 지식의 개방이다.

p.162

어른이 되면 지식은 노력으로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감수성을 유지한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지식을 자연스레 흡수할 수 있다. (…)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어느 사이에 갑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이라는 존재를 단단하고 굳게 만든다. 그 결과, 발상의 폭을 스스로 제한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른의 지성을 갖추고 유아성을 높인다면 지식과 발상 양쪽이 풍요로워진다.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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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 - 윌리 로니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내 삶의 작은 기적
윌리 로니스 지음, 류재화 옮김 / 이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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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생각난 김에 몇 자 적어보자면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진집이지만 나는 같이 실린 글들이 훨씬 좋았다. 필사를 여러 번 했고 지금도 가끔 꺼내 읽는다.  사실 나는 사진에 사자도 잘 모르는 문외한이고 흑백사진이라고 하면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영화로 화제가 된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그녀의 사진집도 한 권 소장하고 있다.)와 이 책의 주인공인 윌리 로니스밖에 모른다. 그래도 감히 비교를 해보겠다. 일단 비비안 마이어의 매력을 코멘트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면 윌리 로니스의 매력은 사진만큼이나 인상적인 코멘트에 있다. 셔터를 누르던 그 순간으로 독자를 데려다 놓는 매력적인 산문들 말이다. 일테면 이런 문장들.




보통, 나는 일어나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고, 기다린다. 어떤 사진이든 그냥 그 상황의 인상에 따른다. 내 순간성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위치만 찾으려고 애쓸 뿐이다. 실재가 더 생생한 진실 속에 드러나도록. 그것은 시점의 쾌락이다. 때론 고통이기도 하다. 일어나지 않은 것을, 혹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어날 일을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p.30



사실, 내 사진 인생을 통틀어 내가 가장 붙잡고 싶은 것은 완전히 우연한 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은 내가 할 줄 아는 것보다 더 훌륭하게 나에게 이야기해줄 줄 안다. 내 시선을, 내 감성을 표현해주는 것이다. 사진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 일어나고 있다.


p.91



나는 비비안 마이어 작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질문들도 좋지만 윌리 로니스의 친절한 해설도 좋아한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윌리 로니스 정도, 그러니까 해설 역시 작품에 비견할 정도가 아니면 함께 싣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비비안 마이어처럼 말이다. 내가 두 사진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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