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보고 손으로 읽으면 - 시각장애 언어학자가 전하는 '보다'에 관한 이야기
호리코시 요시하루 지음, 노수경 옮김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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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의심하고 묻는 일이 필요한 이유가 들어 있다. ‘신scene(풍경)‘은 결코 신seen(보이는)‘이 아니다. 장애, 인권에 대한 생각을 넘어 교육 등 사회의 전반적인 이슈에 대한 통찰이 인상적이었는데 결국 마음의 방향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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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은 1960년대 초에 냉전 투쟁의 중심 무대가 거의 아니었지만, 크렘린의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열심히 강화했다. 1965년 아프가니스탄 인민민주당이 창당되자 소련 지도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공산주의자들과 유대를 돈독히 하 - P654

려고 애썼다. 1973년에 아프가니스탄 인민민주당은 모하마드 다우드칸 총리가 모하마드 자히르샤‘ 국왕에 맞서 무혈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을 도왔고, 이 쿠데타로 군주정이 폐지되고 아프가니스탄은 공화국이 되었다. 다음 5년간에 걸쳐 다우드는 이 다루기 힘든 나라를좀 더 강력한 근대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파키스탄 지도자들이 양국 간 낮은 수준의 갈등의 일부로서 아프가니스탄 내의 반란자 그룹을 지지하는 동안, 1960년대에 아프가니스탄 인민민주당의파르참파"와 할크파티 사이에 시작되었던 균열이 긴장의 원천 역할을지속했다. 아프가니스탄이 사회주의국가가 되려면 먼저 근대화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 파르참파는 점진적인 개혁을 옹호했다. 이와는대조적으로, 좀 더 급진적인 할크파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적이고, 필요하다면 폭력적인 사회주의혁명을 모색했다. - P655

1978년 7월부터 12월 사이에 정권은 광범위한 개혁을 개시했다. 토지개혁, 농업협동조합 창설, 농촌 융자를 위한 새법규 시행, 혼인법 개정 등이 그것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사회적·경제적 권력 네트워크를 무너뜨리고 그것을 국가 통제 메커니즘으로 대체하는 데 목표가 있었다. 정권은 이러한 정치적 변화 노력과 함께 포괄적인 억압도 시행했다. 4월 쿠데타 때부터 수십 명의 이전 관리들을 투옥하거나 처형했다. 그런 다음 정권은 잠재적인 정치적 경쟁자로 여긴 이슬람교도, 마오쩌둥주의자, 파르참파를 겨냥했다. 학생, 교사, 군 장교, 소수자들이 그다음이었다. - P661

미국의 무자헤딘 원조는 카불의 정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을 넘어파키스탄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쪽으로도 작용했다. 이란에서 최근혁명이 발발하고 아프가니스탄이 모스크바 쪽으로 움직이자, 이슬라마바드와 워싱턴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듯했다. 카터와 다른 미국 관리들에게 이제 파키스탄은 점차 미국 당국에 적대적으로 되어가는 지역에서 소수에 불과한 워싱턴의 동맹국 중 하나로 보였다. 백악관은 또 유럽 동맹국들과 베이징으로 하여금 서남아시아에서 소련 권력의 균형을 맞춰주는 수단으로 이슬라마바드와 제휴하도록고무했다. - P670

아랍 세계의 무슬림 그룹들이 소련 개입에 반대해 조직되기 시작하는 동안, 아프가니스탄의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은 소련 점령에 맞서 지구적인 지하드로 성장할 저항의 주요 발판을 제공했다. - P686

CIA-삼군통합정보부 프로그램은 아프가니스탄에무기를 쏟아붓는 것 말고도 군벌주의와 이슬람화, 분열을 부추기고,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파키스탄의 영향력을 끌어올렸다. - P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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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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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정지해 있거나 심지어 퇴행하고 있는 것만 같은 시기도 사실은 도전 의식을 북돋우며 미래에 필요한 전술을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시기인지도 모른다(P45).


다른 어떤 문장보다 나는 책에서 이 문장이 가장 좋았는데 이것이 그동안 여성들이 걸어온 길과 여성 운동의 역사를 말해주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긍정 또는 부정으로 속단하거나 예단하지 않기 때문이라 여겨서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2020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배경으로 페미니스트들이 걸어온 길을 조망한다. 그러나 이 책은 페미니즘의 쇠퇴와 몰락을 다룬 역사가 아니며, 그런 일과 관련된 페미니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역사도 아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목격중인 부활에 관해 희망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보다 이 책은 수 세대에 걸쳐 여성 작가들이 어떤 식으로 문화적 변혁의 비전을 형성하기 위해 자기 삶의 수수께끼를 타진해왔는지 따져보는 이야기다(P43). 


미국 페미니즘의 역사는 그동안 다른 책들을 통해서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페미니즘 작가나 사상가들의 작품은 생소해도 이제 대부분의 작가들의 이름은 낯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냉전의 시작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특히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해 페미니스트들도 반전 운동에 뛰어들었다. 


‘평온한’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성별 분화라는 이데올로기가 W.H.오든이 1947년에 (개인적인 불안감과 공적인 불안감을 뜻하여) “불안의 시대”라고 명명했던 때에 생겨났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 개인적인 불안감과 겹쳐진 공적인 불안감은 의심의 여지 없이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버섯구름에 집중되어 있었다. - P62


“그와 그녀의 시간”이라는 어구는 양성의 별개 영역, 즉 생계 책임자와 가정주부라는 별개 영역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회색 모직 양복을 입은 남편”이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귀가하면, 길고 폭넓은 치마와 장식이 달린 1950년대식 뉴룩 스웨터를 입은 교외 지역 내조자가 깔끔하고 깨끗한 베티 크로커/베티 퍼니스사의 가구가 구비된 부엌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P59


언급된 페미니스트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비아 플라스였다. 그녀가 토해낸 ‘아빠’라는 단어는 어떤 여성도 쉬이 지나칠 수 없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했다(아빠에게서 시작하여 남편에 이르기까지). 위압적인 “아빠”와 흡혈귀 같은 존재이자 아빠의 복제물인 남편 모두에 대해 다시 상상한다(P122). 


당신의 살찐 검은 심장에 말뚝이 박혔어요

마을 사람들은 당신을 결코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춤을 추었고 당신을 짓밟았어요.

그들은 그게 당신이라는 걸 내내 알고 있었어요.

아빠, 아빠, 이 나쁜 인간, 이제야 끝이 났네요. - P122


또 베트남 전쟁과 그것에 철저히 개입한 미국에 대해 언급한 수전 손택을 빼놓을 수 없다. 

손택은 역사학자 시어도어 로자크가 대항문화라고 불렀던 문화 운동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어 있었다. 1966년에 발표한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는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아빠가 된 로널드 레이건과 백악관에서 돼지갈비를 씹고 있는 존 웨인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더욱 괘씸한 글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결함을 나열하면서 (“근대의 제도 중 가장 잔혹한 노예제도”, “토착 문화가 그저 적일 뿐인 나라”, “자연 역시 적으로 삼는 나라”) 그녀는 미국이 악명 높게도 “백인종” 문화를 신성시하는 곳이라고 언명했고, “백인종이야말로 인류 역사의 암덩어리이며, (…) 그들이 퍼져나가는 곳마다 자율 문명을 박멸하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뒤집었다”고 결론지었다. - P167~168


1970년대 페미니즘이 절정에 이르면 운동 주체들의 여러 가지 차이(표면적인 리더들과 추종자로 추정되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 급진주의자와 자유주의자 사이의 차이, 레즈비언과 이성애자 사이의 차이, 유색인종 여성과 백인 여성 사이의 차이)가 때로는 격렬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 담론들을 다양한 형태의 굴종 문제를 다루는 가운데 만들어냈다. - P199


1980년대로 들어오면 페미니스트들은 정체성 정치(인종적, 민종적, 언어적, 영적 기원의 탐색에 전념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고취)와 후기구조주의(남성성과 여성성에서 나아가 이성애와 동성애에 관한 인습적 사고에 대한 해체)를 들고 나온다. 이 두 그룹은 앞선 1970년대 활동가들이 유색인종 여성의 현실을 보지 못했다고 하거나 젠더의 사회적 형성을 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들을 맹비난했다(P341). 


이번 기회에 새롭게 알게 된 페미니스트들이 존재했는데 맥신 홍 킹스턴과 글로리아 안살두아가 그렇다. 


그 중 맥신 홍 킹스턴은 특히나 눈에 띄었는데 이는 얼마 전 원서 읽기에서 중국계 이민자 소녀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서 그런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녀는 1976년 ‘정체성 정치’ 개념이 부상할 즈음 새로운 종류의 페미니즘 텍스트를 발표했다. 소설집 ‘여전사: 귀신들 사이에서 보낸 소녀 시절 회고담’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와 여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한 1970년대 담론들에 더해, 여성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특징짓는 다른 많은 차이들(지리적 차이, 언어적 차이, 요리법의 차이)에 대한 인식을 추가시켰다(P319). 

‘여전사’는 어머니이기도 하고 딸이기도 하며 나아가 일반적인 여성 명사의 대표로 쓰이는 존재가 아닐까. ‘귀신’은 중국계 이민자로서 경험한 미국인/백인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1980-1990년대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지금 읽어도 여전히 유효하게 읽을 수 있는 읽을 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후에 인종 문제를 노예 제도에 빗대 다룬 토니 모리슨의 ‘빌러버드’란 작품도 있다. 


‘글로리아 안살두아’는 남부 텍사스에서 멕시코계 미국 여성으로 성장한 과정을 민족정체성 정치와 초국경적 사안에 관한 페미니즘적 사고에 영감을 불어넣으며 이민 정책의 역사를 조명했다. 

“젠더만이 유일한 억압은 아니다”라고 선언한 그녀의 말에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그는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문화와 멕시코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멕시코계 미국/멕시코 문화와 흑인 문화, 북미 토착 미국인 문화, 앵글로색슨계 미국인 문화, 그리고 다른 나라 문화와의 소통을 증진하기 위하여 역사, 자서전, 신화를 이용했다. 그녀는 “메스티사 의식”이라는 역설적 사고에 대한 인식을 논했다. 메스티사 의식은 다층적 정체성을 지니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국경선 경계 지대의 거주민들이 물려받은 상충하는 충성심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 P351

국경이라는 단어는 인위적인 것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체성은 한쪽으로 정해지는 것을 강요받기 쉽다. 장르는 SF로 다르지만 멕시코계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의 언어가 나오기도 하는 ‘Last Cuentista’의 배경이 떠오르기도 했다.


21세기는 9.11테러에 이어 이라크 전쟁 발발로 1950년대가 회귀하는 듯한 흐름으로 시작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민주주의는 후퇴하는 듯 보였으나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질 바이든이 있었고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이 당선되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배경 삼아 국회를 장악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여성들은 이런 사회적 흐름에 맞서 꾸준히 투쟁 중이다. 비록 인종주의자들이나 남성우월주의자들에 의한 백래시를 겪기도 하지만 N.K.재미신이 ‘부서진 대지’ 3부작을 통해 지구온난화보다 더 나쁜 기후변화를 겪으며 파괴되는 지구를 묘사하는 것처럼 발전된 문명에 대한 의문(페미니즘의 확장)을 품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있다.


이틀 만에 완독했는데 재밌었고 잘 읽혔다. 비록 미국의 페미니즘 역사이지만 멀지 않은 과거의 현실이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역사라서 더 눈에 잘 들어왔던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작가들의 작품은 한 번쯤 읽어보겠다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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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25 15: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빨리 읽으셨네요! 전 일주일에 한 장씩 읽었는데.. 화가님 완독 축하드려요~ 👍👍

거리의화가 2023-12-25 15:12   좋아요 3 | URL
수하님^^ 생각보다 잘 읽혀서 쑥쑥 읽었습니다. 찾아보면서 읽으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ㅎㅎ) 아주 훌륭한 페미니즘 역사서였네요! 수하님도 완독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3-12-25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
전 지금 글로리아 스타이넘 부분 읽고 있는데 넘 흥미롭네요.

거리의화가 2023-12-26 09:1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남은 분량도 즐겁게 읽어나가실 수 있을거예요^^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3-12-26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축하드려요! 전 4장까지 읽었어요. 저자가 백인 페미니스트 뿐 아니라 흑인 페미니스트 이야기도 고루 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중국계, 멕시코계도 나오는군요! 끝까지 열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12-26 17:26   좋아요 1 | URL
저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더 좋더라구요. 뒷부분도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B.C.4
승상 왕가가 상소한 내용.

"孝文帝 때에는 관직에 있는 관리들이 혹 자손이 장성함에 이르러 관직을 - P159

氏로 삼았으니, 倉氏와 庫氏는 바로 창고 관리의 후손입니다. 二千石의 長吏(郡國의 守와 相)또한 관직을 편안히 여기고 즐거워하였으니, 그런 뒤에야 상하가 서로 기대하여 구차한 뜻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차츰 바뀌어서 公卿 이하가 혹 관직에 있은 지 수개월 만에 물러나니, 보통 재주는 구차히 용납하여 온전하기만을 구하고, 낮은 재주는 위태로운 마음을 품고 사사로운 일만을 돌아봅니다. 오직 폐하께서는 賢者를 가려 뽑는 일에 유념하시어 잘한 것은 기억하고 잘못한 것은 잊으소서. 이것이 지금의 급선무입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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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섬‘이고 ‘오아시스‘이고 ‘기둥‘이었다.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같은 국가들이 소련으로기울고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한 반면, 샤의 정권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힘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 아마도 훨씬더 중요한 것은 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주정과 함께 값싼 석유를세계시장에 어떤 일이 있어도 즉시 공급할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미국은 샤의 군대에 세계에서 가장 앞선 군사기술을 일부 제공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워싱턴과 테헤란은 5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무기를 거래했다. - P617

샤는 여전히 권력을 강력하게 장악했으나, 변화의 흐름은 이란을 새로운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1978년 1월 7일 오후에 테헤란 신문 《에텔라트>는 호메이니가 정 - P623

권에 맞서 영국 식민주의자들과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기사를게재했다. 신문은 이 성직자가 샤의 근대화 계획을 훼손하는 데 여념이 없는 영국 석유업자들의 유급 첩자라고 규탄했다. 진부했지만 이기사는 콤에서 격분을 촉발했다. 망명생활을 하는 동안 호메이니는저술을 출간하고 설교를 녹음해 이란에 밀반입함으로써 추종 세력을 키웠다. 샤가 테헤란에서 지배를 유지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도호메이니의 영향력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신학생들은 호메이니에 대한 공격을 성직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좀 더 넓게는 이슬람에대한 공격으로 해석했다. 그들은 이 기사와 정권에 항의하는 일련의시위를 벌이기로 결심했다. 다음 이틀 동안 긴장이 고조되었고, 돌과철봉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콤 거리를 광포하게 돌아다니며 상점을파괴하고 경찰서를 습격하는 폭동으로 비화했다. 경찰은 군중에 경고했지만 무시되자 발포를 개시했고, 적어도 다섯 명의 학생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른바 콤 학살은 전국적으로 저항 세력을 결집하는계기가 되었다. - P624

미국인 인질들은 이제 이란 혁명 내의 권력투쟁에서 볼모가 되었다. 대사관 점거는 급진주의의 불길을 부채질했고, 호메이니주의자들에게 임시정부 내의 온건파 지도자들을 미국의 종이라고 매도할수 있게 해주었다.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고 날로 거세지는 공격을 - P641

받은 바자르간 총리가 11월 6일에 사임했다. 포로 신세가 된 몇 개월동안 인질들은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 말썽을 부리는 직원들은 눈가리개를 하고 수갑을 채웠으며, 때로는 독방에 구금했다. 고위 관리들과 테헤란 지부에 근무하던 소수의 CIA 관리들은 심문을 받았고, 처음에는 구타도 당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들의 구금은 이란의 기준에서 보면 그렇게 혹독한 편은 아니었다. 실제로 미국에서 훈련받은 사바크에 의해 감옥에 갇혔던 몇몇 인질범은 훨씬 나쁜 대우를견뎠다. 미국인 인질들로서는 자신들의 억류를 당연히 외교 규범의터무니없는 위반으로 보았다. 혁명이 급진주의를 강화하는 쪽으로방향을 틀면서, "아야톨라의 손님들‘은 미국의 힘에 맞선 저항의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 P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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