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3월 정도까지는 한 해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시간대로 흐르는 것 같은데 4, 5월이 지나면 시간이 휙휙 가는 느낌이다. 5월도 벌써 끝! 올해도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지난 달 읽은 책들은 이렇다. 총 15권의 책을 읽었다. 


<사기열전>은 5월 초까지 읽기는 했으나 4월에 읽은 책으로 셈쳐서 제거했다. <1984>는 읽은지 좀 되었으나 여전히 진행중이고 <통감절요 2>도 마찬가지,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는 얇다고 덥석 집었으나 역시 30일에 읽어서 이틀만에 완독하기에는 무리였다. <토지 17>권은 열심히 듣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 왕자 중국어 원서를 완독한 것이 기쁘다(4달만에ㅠㅠ). 첫 원서임에도 어려웠지만 더듬더듬 읽어가며 자주 나오는 단어들은 익숙해지고 제법 해석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병음 없이도 원서를 읽을 수 있게 될 그날까지 계속 이어가봐야겠다.


<한자의 풍경>은 기대를 충족해준 책이었다. 읽는 동안 재밌어서 흥분한 것은 오랜만인듯하다. 보통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의 책을 많이 읽어서 이러기 쉽지 않은데 참 만족스러웠고 아마도 상반기 최고의 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오리엔탈리즘>을 완독함으로써 큰 숙제 하나를 끝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는 별개라 해도 지금 읽고 있는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와도 연결지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역시 잘 읽었다 싶다.


지난 달 초 감기를 앓았으나 전시회를 다녀오기도 하고 2주 연속 주말동안 열독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중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도 몇 권 있다.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북촌편/서촌편 2권, <제국의 소녀들>, <분자 조각가들>. 살까 말까 망설이는 책은 일단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게 되는 것 같다. 



5월 일상의 풍경들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3-06-01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자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어제부터 목이 까슬하면서 기침이 나더니 오늘 목이 확 잠겼는데 아마 감기에 걸리려는 모양입니다. ㅠㅠ

우리 6월달에도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해요!

은하수 2023-06-01 13:59   좋아요 1 | URL
다부장님 빨리 약 드셔야..ㅠ
이번 감기 엄청 오래가요...
안 나아요! ㅠ 곧 코도 줄줄 꽉..
전 한달을 골골.. 제가 비리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거리의화가 2023-06-01 17:08   좋아요 0 | URL
헉! 요새 일도 바쁘시고 해서 몸에 무리가 왔나보네요. 부디 오늘은 칼퇴해서 약 먹고 푹 쉬시길 기도합니다.

은하수 2023-06-01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목록이 다채롭네요
너무 보기 좋네요~~~
전 토지 북펀딩 해놨어요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요
명저죠!^^
6월에도 즐독, 다독 해요 우리

거리의화가 2023-06-01 17:11   좋아요 1 | URL
오! 토지 펀딩하셨군요. 새로 나오는 세트 좋아보이던데~ 그럼 원래 토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신건가요? 아니면 마로니에북스 버전을 갖고 계시는데 새로 사시는건지 궁금하네요. 토지 읽을수록 왜 명저인가 알 수 있더라구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며 역사 공부까지 더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인 책입니다ㅎㅎ
은하수님 다양한 책들 읽고 계시더라구요. 제가 소설을 드문드문 읽어서 겹치는 책이 별로 없지만 잘 보고 있습니다. 6월에도 즐독하시길 바랄게요!

은하수 2023-06-01 18:49   좋아요 1 | URL
ㅎㅎ 토지 어떤 버전이냐고 물으시면.. 할말이 없네요
지금도 친정에 있을 거예요
결혼전에 울 친정엄마랑 여동생이랑 온가족이 돌려가며 읽었던 기억이... 30년도 더된거 같은데요! 허거걱...
그리구 이후에 애들 키울때 청소년 버전으로..ㅎ. 그것도 오래전이네요^^
그래서 다시 펀딩해서 읽고 싶더라구요 너무 재밌잖아요~~

거리의화가 2023-06-02 09:05   좋아요 1 | URL
오...!!! 아주 오래 전에 읽으셨군요^^ 토지 완독 한참~~~ 선배님이 여기 계셨네요. 재밌는 책이죠. 열받을 때도 많지만 그래서 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ㅋㅋ 펀딩 도착하시면 인증샷 한번 날려주세요.

페넬로페 2023-06-02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회적이지 않고 역시나 깊은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책도 많이 읽으셨고요.
산책길은 어디나 좋은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3-06-02 09:04   좋아요 2 | URL
산책은 주로 회사와 집 근처에서 합니다. 뚜벅이라 어딜 가든 걸어다니는 게 좋네요. 지금처럼 다리 덜 아플 때 열심히 걸어다니려구요
지난 달은 가벼운 책도 몇 권 읽어서 권수만 많아진 듯. 저는 누가 추천해주는 책보다는 제가 스스로 찾아 골라서 읽는 책이 좋아서 계속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6-02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월의 화가님은 대단하셨군요~!!
읽은책장에 있는 책들이 다 하나같이 어려워 보인다는 ㅋ 영어원서에다가 중국어원서라니 역시 대단하십니다~!!
6월에도 화이팅 이십니다~!!

거리의화가 2023-06-03 09:38   좋아요 1 | URL
원서는 정말 천천히 조금씩 읽었어요. 킨들이 아까워서라도 읽어야 합니다ㅋㅋ 그리고 분야가 다를 뿐이지요. 저는 문학 쪽이 훨씬 읽기가 어렵습니다. 새파랑님이 그래서 대단하게만 보여요!ㅎㅎ 6월에도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5장

남자와 여자 사이의 사회경제적 대립의 가치와 그 범위는 이 대립이구아야키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구조화하는가에 따라 측정할 수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러한 실천의 경험이 사고의 영역 바깥에 위치하지 않도록 한다. 즉 그들은 그것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사냥꾼들과 그 아내들 사이의 경제적으로 불균형한 관계는 활과 비구니의대립으로 표현된다. 이들 두 가지 도구 각각은 대립하는 동시에 주의깊게 분리되어 있는 존재 방식의 수단이자 기호이며 요약이다. 사냥꾼의 유일한 무기인 활이 남자들만의 도구이고, 그 자체가 여자의 물건인 바구니를 여자들만이 사용한다는 것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남자는 사냥하고 여자는 운반한다. - P133

생활의 부정적인 면은 여자들이 담당하고, 남자들은 쾌락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생활을 참아낼 수 있을정도의 다양한 가치를 누리는 데 전념하는 듯 보인다. 노래하는 모습에 있어서도 여자들은 노래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울려는 듯 얼굴을 감추고 몸을 숙인 자세를 취하는 데 반해 사냥꾼들은 얼굴을 들고 몸을곧추세운 자세로 자신을 찬양한다. 사냥꾼들의 노랫소리는 힘차고 거의 격렬하기까지 하며 때로는 성난 듯하기도 하다. 사냥꾼들이 노래에담는 남자다움의 극치는 부족함이 없는 자신에 대한 확신과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자신과의 일치에 대한 확신으로 나타난다. 더욱이남자들의 노래에 사용되는 언어는 상당히 변형되어 있다. 즉흥적으로점차 거침없고 풍부해진 말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잠시 후에는 드디어 다른 언어를 듣고 있는 듯이 느끼게 만드는 극단적인 변형이 이루어진다. 아체 사람이 아닌 사람은 이 노래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 P141

개인으로서의 사냥꾼은 중심에 위치하고 재화와여성, 말의 상징적 영역이 그 주변을 감싸고 있다. 단 남자들과 수확물 - P152

그리고 남자들과 여자들의 관계는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분리의 관계인 데 비해, 남자들의 언어활동에 대한 관계는 노래를 통해 언어활동의 진정한 소통 기능을 부정하고 또한 교환 그 자체를 부정하는 철저한 결합의 관계로 응축되어 나타난다. 결국 사냥꾼의 노래는 음식금기 및 일처다부제와 대칭적이고 역전된 위치에 있고, 사냥꾼이자 남편으로서의 남자가 이 양자를 부정하길 원한다는 것을 형식과 내용을통해 명확하게 드러낸다. - P153

노래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인간과 사회의 분리는 노래 속의 말과 기호의 분리에 상응한다. 그리고 의미가 가치로 전환하는 것은 개인이 자신의 고독의 주체로 전환하는 것이기도 하다. - P158

언어활동은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는 것, 인간은 언어활동과 완전히 대등해질 수 있다는 것, 현대의서구는 언어활동을 남용함으로써 그 가치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문명화된 인간의 언어활동은 인간에게 있어완전히 외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미 인간에게 단순한 소통과 정보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거기에서는 의미의질과 기호의 양이 반비례한다. 반대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보다도 칭송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진 원시 문화는 이미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과의연대인 언어활동과 내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원시인에게 있어시적인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언어활동 자체가말의 가치를 지닌 자연스러운 시이기 때문이다. -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4장

남아메리카의 추장들은 네 가지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알수 있다. 추장은 "전문적인 평화 조정자‘이며 동시에 관대하고 말솜씨가 뛰어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많은 아내를 거느릴 수 있는 특권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 기준 중 첫 번째 것을 나머지 세 가지와 명확히 구별하지않으면 안 된다. 후자들은 사회구조와 정치체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증여présentations와 대응 증여contre-présentations의 집합을 규정한다.
추장이 예외적인 수의 아내를 거느릴 수 있는 권리를 지니는 대신 집 - P48

단은 추장에게 재산에 대해 연연해하지 말 것과 말솜씨를 요구한다.
이처럼 분명히 교환의 형태를 띤 관계는 사회의 본질적 차원, 즉 집단이 집단으로서 갖추고 있는 구조와 관련된 사회학적 차원에서 결정된다. 추장의 중재적 기능은 반대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정치적 행위와는다른 영역에서 발휘된다. - P49

문화는 문화가 기초하고 있는 것ㅡ교환의 우위를 정확하게권력 속에서 그러한 기초를 부정함으로써 확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가 권력의 영역에서 "기호들"의 교환가치를 제거함으로써 여성, 재화, 말로부터 그들의 교환되는 기호들로서의 기능을 뺏는다는 것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이들 요소는 소통의 차원에서 떨어져 나와 순수한 가치물로 파악되는 것이다. 언어의 위상은 기호의 상태에서 - P60

가치의 상태로의 이러한 전환을 암시한다. 즉 고립된 상태로 이어지는추장의 이야기는 기호라기보다는 가치물로서 단어를 사용하는 시인의 언사를 연상시킨다. 그렇다면 교환 요소들의 탈기호화, 즉 탈의미작용과 가치화라는 이중의 과정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것은 문화가 문화의 여러 가치에 대해 지니는 애착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들이 교환의 요구에 구애받지 않고 기쁨의 충만함에 이를수 있었던 신화시대에 대한 희망과 향수를 표현하는 것일 터이다. - P61

그들은 모계 혹은 부계의출계 선을 따라 결합된 몇 개의 확대가족으로 구성된 외혼 단위이다.
그리고 그들은 진정한 단위로 존재하고 기능하기 위하여 그들이 내포하고 있는 요소들이 일정한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민족지적 전통은 이들 공동체들의 자율성, 정치적 독립, 인디언 문화 특유분리적 경향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 이러한 견해로부터는 비교적상호 적대적이고, 매우 잘 발달된 전쟁의 모델을 통해 상호 관계를 규정하는 밀폐된 용기와 같은 소규모 사회의 상이 등장한다. - P79

투피남바 공동체는 열대림의 다른 집단에서는발견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정치적 관계의 문제를 끌어올렸다. 즉 다多동족 구조의 공동체는 "중앙집권화된 권위를 지니는 동시에, "지방적인" 하위 추장을 온존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디언의 "장로회의"는 아마도 이러한 권력의 이원성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 추장의 권위 행사에는 이 회의의 승인이 필요하였다. 여러 투피 - 과라니족의 정치적 공간은 때때로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결합되어 있어 같은 문화권의 다른 종족 집단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정치적 문제틀을 지닌다는 점에서 다른 집단과 구별된다. 그런데 여러 투피족들은이 정치적 공간의 확장을 다원적 동족으로 구성된 마을 공동체의 형성에 한정하지 않고, 삼림 지역의 여기저기에 단일 마을의 범위를 크게넘어서는 권위의 모델을 구축하는 경향을 발전시키고 있는 듯하다. 남아메리카 인디언의 호전적인 기질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시사하는 것 - P94

과는 달리 부족 간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긴밀하고 항상적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때때로 매우 멀리 떨어진 집단 사이에서 긴밀한교역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많은 학자들, 예를 들어 레비스트로스나 메트로가 잘 보여주었다. 그런데 투피족의 경우에 이것은 단순한 교역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마을에 대한 몇몇 추장의권위 행사와 관련된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토적, 정치적 확장의 문제이다. - P95

과라니족에 대해 고찰할 때는 다음과 같은 기초적인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1) 기록 작가의 대략적인 추정으로부터 연역해낼 수 있는 "인구 추계는 옳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수치 수준에서 일치를 보인다는 점에서 서로 일관성을 지닌 그들의 계산은 추계의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것은 전통적 인구론이 과학적 엄밀성을 완전히 결여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준다. 로젠블랙, 스튜어드, 크로버 등이 왜 증거와는 반대로하나같이 인디언 인구를 가장 낮게 잡았는지 의문스럽다.
2) 정치권력의 문제에 대해서는 차후에 광범위하게 다룰 것이다. 여기에서는 다음만을 지적하고 넘어 가겠다. 즉 25~30명으로 이루어진 - P124

이동 수렵민 무리를 이끄는 구아야키족의 지도자나 차코 지방의 100명정도의 전사 조직의 지도자, 그리고 수천 명의 남자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임하는 투피-과라니족의 지도자, 위대한 음부루비차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 곧 질적인 차이가 있다.
3) 그러나 본질적인 초점은 백인 도래 이전의 인디언 인구의 문제전반과 관련되어 있다. 멕시코에 대한 버클리 학파의 여러 조사와 안데스에 대한 바슈텔의 조사는 동일한 결론(과라니족의 인구가 많고 인구밀도가 높다는 강력한 가설)에 도달하였다. 단 양자 모두 이른바 고문화를 대상으로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삼림지대의 원주민 집단인 과라니족에 대한 우리의 온건한 고찰도 이 연구들과 완전히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다. 즉 삼림지대의 주민들도 인구가 많았고 인구밀도가 높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쇼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보라와 쿡의 연구 결과는아메리카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완전히 수정하도록 하였다. 콜럼버스 이전의 아메리카에 대해 리베가 추정한 4,000만 명이라는 인구수치는 과장된 것이 아니며, 8,000만 명 또는 아마 1억 명의 인구가 살았을 수도 있다. 정복에 의한 재앙은 […) 라스 카사스가 말한 대로엄청났다." 우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결론이 이로부터 도출된다. "16세기의 세균의 충격으로 인류의 거의 4분의 1이 소멸되었다.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3 - 후한.삼국 시대.오호십육국.위진남북조 : 군웅과 패자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3
진순신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권의 중심 이야기가 초한전쟁의 결과에 따른 한의 역사였다면 3권은 수많은 왕조가 교체되어 어느 하나 특징지어 사건을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최초의 통일 왕조였던 진나라가 짧은 시일 만에 무너지고 한나라가 들어섰으나 무제 사후에는 외척이었던 왕망이 왕위를 찬탈하고 신나라로 교체된다.
왕망은 복고주의 사상에 입각해서 모든 것을 과거 주나라 때로 되돌리려 했다. 하지만 이상만을 앞세우고 현실을 보지 못한 탓에 권력을 붙잡고 있었던 호족들은 반기를 들고 일어선다. 게다가 백성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니 비적이 된다. 왕망은 이 상황에서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왕망이 물러나고 후한 시기에 접어들었으나 광무제 이후에는 사실상 황제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했고 외척과 환관 세력이 주도권을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무려 7왕조가 바뀐다(화제-상제-안제-순제-충제-질제-환제).

순제는 환관들의 도움을 구해 황제에 오른다. 그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양씨가 황후에 오른 뒤 그 일족은 권력을 믿고 횡포를 부렸다. 그 중심에는 황후의 오빠인 양기가 있었고 이후 즉위한 환제는 양씨 일족을 견제하기 위해 환관을 끌어들인다. 이 무렵 환관이 양자를 들여 권력 계승이 가능해지고 사람을 추천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의 권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본래는 가장 넓은 층인 사인 계층에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했을텐데 그들은 외척과 환관들 사이에 끼어 주요 무대로 진출하기 힘들어졌다.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나타내듯 황건적의 난이 발생하여 지방은 어지러워지고 조정은 십상시가 난을 일으키니 중앙마저 초토화된다. 이 무렵 지방의 군벌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 것이 삼국지 배경의 시작이다.

삼국지는 초반부터 동탁, 조조, 원소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압도한다. 초한지는 유방과 항우를 중심으로 놓고 양강구도로 가기 때문에 전투 중심으로 보게 되어 단순한 구조인 반면 삼국지는 전투들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그 구조가 복잡하나 인물들이 많아서 캐릭터를 분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삼국지는 읽을 때마다 주목하는 인물들이 달라지는 경험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자신의 상황과 이전의 경험에 맞춰서 그 인물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도 처음 읽었을 때는 유비,관우,장비 삼형제 중 유비의 현덕함에 끌렸었는데 다음에는 관우, 그 다음에는 제갈량, 조조 이런 식으로 매번 바뀌었었다. 아마도 인물별로 개성이 워낙 뚜렷해서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듯 싶다.

어쨌든 이런 여러 군웅들 중 삼국(위/촉/오)로 결국 압축되었다. 이 시기 황제의 권위는 유명무실했고 헌제는 조조의 아들인 조비에게 권위를 선양(220년)하면서 후한 시기는 끝이 난다. 황실의 일원이었던 유비가 익주에서 촉한을 건국하였으나 40 여년밖에 유지하지 못한 채  한나라는 멸망하였다.

분열의 삼국시대를 끝내고 통일이 이루어졌지만 급속히 무너진 서진이 화북에서 힘을 잃고 강남 지방으로 내려간 사이 화북에서는 여러 민족들이 나라를 세웠는데 이것이 오호 십육국 시대의 시작이다.

여기에서 5호는 흉노, 선비, 갈, 강, 저 등의 다섯 민족을 뜻한다(갈은 흉노의 한 갈래이고, 저와 강은 티베트계 민족). 16국은 이들과 한족을 포함해서 화북 지방에 세운 수많은 나라들 중 주요 16국을 뜻한다. 16국 중 전량, 서량, 북연은 한족 왕조에 속하며 나머지 13국이 이들 다섯 이민족이 세운 국가다. '16국'은 화북 지방에 있던 '북조'의 수많은 국가들을 묶은 것이고 강남 지방의 '남조'는 한족 왕조인 동진이 있었다.
'호(胡)'란 한족에서 보면 이민족을 뜻하는 말인데 그것이 멸시하는 칭호였으므로 이 시대에는 사용을 금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시대를 '동진십육국'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다. 남쪽은 동진이고 북쪽은 여러 나라의 십육국이므로 전국적인 명칭이 된다. 화북 상태만 가리키는 오호십육국보다는 시대 명칭으로서 적당하지만, 이 시대 말기에 남쪽은 이미 동진이 아니라 송(宋)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는 명칭이다. - P370

흉노의 대수장이인 유연은 308년 황제를 칭하고 국호를 한(漢)이라 하고 한나라의 제도를 모방한 정권을 수립한다. 흉노는 더는 유목국가가 아니고 중원국가임을 선언한 것이다. 선비족도 단석괴라는 걸출한 인물이 출현하면서 국력을 키웠다. 위진(魏晉) 시기에 선비족은 모용, 우문, 걸복, 탁발, 단 이렇게 다섯 부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유연이 세운 한이 무너지고 흉노의 여러 부도 세력이 갈리어 화북은 동으로는 선비족, 서쪽으로는 저와 강 같은 티베트 계통의 민족이 병립하는 상태가 되었다. 선비 모용부 왕조는 국호를 연(燕)이라 칭했 오호십육국 시대를 매듭지은 것은 이 가운데 탁발부였다. 갈족의 지도자는 석륵(石勒)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가난하고 문맹이었으나 정치는 훌륭했다고 한다.

화북 지방에 있던 사람들이 대규모로 남쪽에 정착하면서 혼란이 찾아왔다. 내가 사는 땅에 누가 들어오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안 그래도 먹고 사는 일이 어려운데 토착 세력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을 것 같다.
보통 새롭게 찾아온 사람들은 토착민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차별을 받는다. 하지만 이 시대의 새내기들은 중원의 높은 문화를 몸에 익힌 사람들이었다. 토착민들보다 훨씬 고도의 지식을 가진 계층이 적지 않았다. 새로 온 사람들이 오히려 토착민을 멸시하는 분위기였다. 토착민이 그것에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P418

오, 동진, 송, 제, 양, 진. 삼국 이래 강남땅에 이 여섯 왕조가 흥망을 거듭했다. 오나라의 손권이 황제를 칭한 229년부터 진나라가 멸망한 589년까지 360년 동안을 '육조 시대'라고 부른다.

육조 시대를 귀족사회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귀족사회라고 하면서도 중요한 때 세상을 움직인 사람은 실력을 갖춘 군인들이었던 것이 육조 시대의 참모습이었다. - P421

삼국 이후 중원이 어지러워지자 중국 정권의 힘은 서역에 미치기 어려웠다.

화북 땅을 거의 통일한 전진의 부견은 비수전투에 패하여 남정에 실패하면서 정권이 붕괴되었다. 한 사람에게 권력이 몰리면 언제나 이렇게 위험하다. 북위의 선비 탁발부는 부견을 거울 삼아 장기정권 유지에 힘을 쏟았다. 부, 낙, 족의 유력자를 가능한 그 조직에서 떼어 놓고 중앙에서 관리를 파견해 행정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북위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군대를 보내 화북을 통일하였고 화남의 송왕조와 천하를 양분하는 세력이 되었다. 이 때 북위가 서방으로 진출하면서 불교가 유입된다. 낙양 천도 후 북위는 한화에 힘을 쏟았다. 선비족 언어와 성씨, 풍습을 금지하고 한족의 문화를 따르게 된 것이다. 이 때부터 북방의 고유 문화는 한화에 밀렸고 중국은 중화사상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

어느 역사나 복잡한 시기가 있지만 거의 500 여년의 세월 동안 이렇게 복잡한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다니 놀라웠다. 자고 일어나면 왕조가 바뀐다고 할 정도라고 해야 할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삼국지 시대는 나관중이 소설을 써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읽히는 등 자료가 남아 있지만 특히 위진남북조 시기의 역사는 자료도 빈약하고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듯해서인 것 같다. 어릴 적 세계사 수업을 받을 때도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기가 있었다.' 간략하게만 말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났다. 너무 소략해서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도 궁금증이 더 커졌고 좀 더 세밀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1장 코페르니쿠스와 야만인

정치권력은 보편적이고 사회적인 것에 내재하고 강제적 권력과 비강제적 권력의 형태로 나누어져 있다.
강제로서의 정치권력(명령과 복종 관계)은 특수한 사례(서구문화)에 불과하다. 이 권력 양식으로 다른 양식을 설명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치제도가 없는 사회에서도 정치적인 것은 존재하며 권력의 문제는 나타난다. 정치권력은 사회생활에서 필연적으로 기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권력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
정치인류학의 한계와 미래는 오리엔탈리즘하고도 이어지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민족학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원시 문화들을 서구 문명을 중심으로 이른바 구심운동을 하는 대상으로 간주해왔다. (진정으로 고대적 사회에 대해 우리사회가 아닌 고대적 사회의 실제에 맞는 담론을 만들기 원한다면) 시각의 완전한 전복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정치인류학이 우리에게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정치인류학은 원시사회들의 한계보다는 정치인류학 자체의 내부적 한계, 즉 서구 그 자체가 인류학에 새겨놓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정치인류학의 권력에 대한 성찰이 그것이 탄생한 대지의 인력으로부터 벗어나 사고의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것을 쩔쩔매게 하는 자연사의 사실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적"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아마도 타자의세계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자신의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