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삼체 1부 (개정판) 삼체 (개정판) 1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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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전자도서관에 들어가서 목록을 넘겨보다 발견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대표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중국 SF 문학의 대표 작품으로 손꼽히는 책이다. 그래서 나도 궁금은 했으나 선뜻 발을 담그지는 못했는데 난해할까봐였다. 하지만 마침 올해 3부작 중 1부에 해당되는 내용이 드라마화 되었길래(넷플릭스에도 예정작에 올라 있음) 이번에야말로 원작을 읽어볼 기회라 여겼던 것이다.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볼까 책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나중에 볼까 고민했으나 역시 원작을 먼저 읽는 것이 낫겠다 싶어 주저 없이 대출 버튼을 눌렀다.


읽으면서 과학과 공학은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 과학 지식은 형편없는데 책에 등장하는 굉원자, 초끈 이론, 우주배경복사 등의 용어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하다. 그러려니 하며 읽었고 이런 부분은 드라마를 볼 때도 이해되지는 않겠지만 시각적으로 보게 되면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먀오는 나노 연구 프로젝트 수석 과학자인데 풍경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여느 날처럼 풍경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 숫자(시간, 분, 초)가 찍히는 것을 보고 패닉에 빠진다. 필름과 카메라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사진만 찍으면 그런 카운트다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의 결과물이다. 


내용에 대한 배경 설정은 우주와 미래에 대한 기본 설정 아래 현대 중국이 진행했던 우주, 과학 프로젝트에서 소재를 따왔다. 그가 만들어낸 세계에서는 경계가 끝이 없다고 여겨지는데 등장인물만 해도 그렇다. 주나라의 문왕이 나오고 묵자가 나왔다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아리스토텔레스, 다빈치, 뉴턴, 폰 노이만, 진시황까지... '이걸 조합한다고?' 중얼거려보는데 희한하게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평소 풍경사진만 찍고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우주와 자연의 풍경을 묘사한 구절들이 퍽 인상적이었다. 


새 떼가 안테나가 향한 곳으로 날아들더니 어두운 빛을 뿜는 구름을 배경으로 후드득 추락하기 시작했다. 안테나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만 여전했다. 밤하늘의 새들도 숲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다시 안테나를 쳐다보았다. 그것은 마치 하늘을 향해 활짝 벌린 거대한 손바닥 같았고, 이 세계를 초월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저자가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이여서 컴퓨터 용어나 공학 프로그램을 설명할 때는 흥미롭게 읽었다. 

대학 때 들어가자마자 배운 것이 '논리 회로 게이트' 실험이다. 그 실험은 대부분의 이론 강의들과는 달리 실습이라서 기억에 남았는데 회로판을 조작하여 NOT, AND, OR, NAND, NOR, XOR, XNOR 게이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컴퓨터의 수는 결국 0과 1을 이용한 16진수로 구성되는 원리인데 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 


인간 컴퓨터 시스템 버스를 관통하는 경기병이 빠르게 움직이자 버스가 즉시 센 물살의 강물처럼 변했다. 강물은 길을 따라 다시 무수한 작은 지류로 나뉘어 각 모듈 진열로 들어갔다. 빠르게, 흑백기의 잔잔한 물결이 세찬 파도로 변해 메인 보드 전체에 출렁였다. 중앙의 CPU 구역이 가장 격동적으로 움직여 마치 불타는 화약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화약이 다 탄 것처럼 CPU 구역의 움직임이 점점 잦아들더니 결국 완전히 정지되었다. 그것을 중심으로 각 방향이 빠르게 중지되었다. 빠르게 얼어붙는 바다 표면 같았다. 마지막에는 메인 보드 대부분이 정지되었다. 그 중간에 산발적인 죽음이 불변의 리듬으로 생기 없이 반짝이면서 대열 속에 붉은색이 나타났다. 

“시스템 잠금!”

고장 원인은 금새 밝혀졌다. CPU 상태 레지스터 중 게이트 회로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었다.

… 메인 보드에 물결이 잔잔하게 퍼지면서 대열 각각의 색 표지가 반짝거렸다. 인간 컴퓨터가 길고 긴 계산을 시작했다.”


역사적 사실인 문화 대혁명과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출간 이후 지구 환경에 대해 이어진 경고는 지금도 독자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들이 분명하다고 여겨진다.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마오쩌둥이 감행한 문화 대혁명을 돌아보며 체제를 거스른다 여겨지는 자들을 반동자로 불렸던 이들은 복권되기도 했으나 역사 속에 묻히기도 했을 것이다. 살아남았다 해도 이제 더는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이 경고한 지구 환경은 어떠한가. 과거에는 DDT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이제는 산불이 수개월간 꺼지지 않거나 홍수로 몇 개월간 도시가 잠기는 등 지구의 환경은 악화 일로로 치달아 위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무수하게 병행하는 연산을 하는 CPU처럼, '문화 대혁명'은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 광란은 무형의 홍수처럼 도시를 휩쓸어 미세한 틈과 부분까지 파고들었다. 온갖 파벌이 난무하던 시대에 복잡하게 얽힌 대립파들이 서로 격투를 벌였다. 교정에는 홍위병, 문혁공작조, 공선대와 군선대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었고 각 파벌 내부도 시시각각 새로운 대립 파로 분리되어 각자 다른 배경과 강령을 수호하며 더 참혹하게 힘겨루기를 했다. 그러나 반동 학계 권위자 비판은 어떤 파도 이견이 없는 투쟁 목표였고 반동 학계 권위자들은 각 파벌의 참혹한 공격을 모두 감수해야 했다.

"아인슈타인은 반동 학계 권위자다. 그는 기회주의자야! 미국 제국주의에 빌붙어 원자 폭탄을 만들었어! 혁명적인 과학을 건설하려면 상대성 이론으로 대표되는 자산계급 이론의 검은 깃발을 타도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자유로운 사상이라도 결국에는 모두 '탁' 하고 땅에 떨어져버리지. 현실의 인력이 너무 무거워"

"철학이 실험을 이끄는가, 실험이 철학을 이끄는가?" 예저타이가 물었다.

그들은 신념과 이상을 위해 싸웠다. 그들은 역사가 자신들에게 부여한 영광의 사명에 도취되었고 자신의 용감함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들은 불살랐던 세대였다. 그래서 그들은 불사르듯 전기톱으로 울창한 숲을 벌목해 황폐한 민둥산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들의 트랙터와 콤바인 아래 광활한 초원은 밭으로 변했고 나중에는 사막이 되었다. 큰 나무가 끌려갔다. 지면의 돌과 등걸에 걸려 나무껍질이 벗겨졌다. 마치 거대한 몸의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지는 것 같았다. 나무가 원래 있던 곳에 두껍게 쌓여 있던 낙엽 부식층이 눌러 고랑을 만들었고 고랑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오랫동안 부식된 낙엽에서 나오는 물은 암홍색이었고 그것은 마치 피 같았다.

아마도 인간과 악의 관계는 대양과 그 위에 떠 있는 빙산의 관계로, 둘은 동일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빙산이 눈에 잘 띄는 이유는 그저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고, 그것의 실체는 거대한 물중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인간 스스로 도덕적 자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려면 인간 이외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이 생각이 예원제의 일생을 결정했다.

"이 책은 『침묵의 봄』, 1962년 미국에서 출판된, 자본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책이지. 현재 상급 기관은 이 책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했어. 이 책은 반동의 독초야. 이 책은 유심 사관에서 출발해 말세론을 선동하고 있어. 환경 문제라는 이름으로 자본주의 세계의 부패와 몰락의 핑계를 대지만 그 본질은 매우 반동적이야."


과학과 기술은 일순간 미래의 문을 여는 유일한 열쇠가 되었고 사람들은 초등학생처럼 열심히 과학에 접근했다. 그들의 노력은 천진했지만 착실하고 진지했다. 이것은 광기의 완결인가? 과학과 이성이 회복되었는가?


SF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삼체는 그 중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하길 자신의 이야기는 진실과 가늘게라도 이어지길 원한다는데 그 말이 내 마음을 공명시켰다. 이 소설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는 그런 잡히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내게 잘 맞았던 것 같다. 


물론 우주, 물리에 관한 이론 지식이 있으면 이 책을 훨씬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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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0-30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엄청 두껍잖아요... 저도 궁금하지만 아직 손 못 대고 있는 책입니다.
드라마화 되었군요!

(저도 읽을지 모르니 리뷰는 나중에 자세히 읽겠습니다)

화가님 요즘 정말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3-10-31 08:50   좋아요 1 | URL
우주 이론 등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모르니까 지루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역사나 중국 현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이 나와서 괜찮았습니다. 우주 과학 지식이 있으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희선 2023-11-01 0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F여도 중국 역사가 나와서 거리의화가 님은 재미있게 보셨군요 컴퓨터 용어를 말하는 부분도 다르지 않았네요 이 책을 드라마로 만들다니, 잘 모르지만 이런 건 드라마 같은 영상으로 만들면 재미있게 보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11-01 10:50   좋아요 0 | URL
네. 우주과학으로 지루할 만하면 중국 현대사와 관련한 내용이 제법 나와서 잘 읽을 수 있었어요^^ 영상화하면 무척 멋질 것 같습니다.
 



[ Ch 38 ] The End of the Ancient Jewish Nation


The Destruction of the Temple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제는 고향을 등지고 떠돌던 유대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로마가 그 땅을 지배하게 되면서 로마법을 따라야 했고 높은 세금까지 매겨지면서 유대인 내부에 불만이 커졌다. 결국 그들은 유대인은 로마군을 공격했고 이 소식은 로마에 있던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예루살렘의 신전이 불에 타면서 금은이 녹아 금이 간 것을 본 로마군이 화가 나 완전히 부수어버린다.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은 쫓겨남으로써 예루살렘을 떠나 다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 Ch 39 ] Rome and the Christians


Nero, the Evil Emperor

아우구스투스 사후 들어선 로마 황제들은 하나 같이 별로였다. 어떤 황제는 자신의 말을 집정관으로 부르고 로마인들에게 그 말이 하는 말에 따르게 했다. 최악의 황제는 네로였다. 그는 리라 연주를 즐겼는데 (문제는) 형편없는 연주자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워 그의 연주를 칭찬했다. 네로는 10년을 로마에서 통치한 후 친구들과 함께 연회를 하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하필 이때 로마에 화재가 일어났다. 로마인들은 이것이 최악의 화재임을 직감하고 전령을 직접 파견하여 소식을 전하게 했다. 그러나 네로는 연회가 끝나기 전까지 전령을 들여보내지 않아서 수일이 지났음에도 로마로 복귀하지 못했다. 네로는 연회가 끝나고 나서 로마로 돌아와 가난하고 집 없는 자들에게 돈을 풀었다. 그러나 그는 “화재가 집을 형편없이 망가뜨렸으니 새 집을 건설할 공간으로 해야겠어. 더 큰 궁전을 지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말하며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한술 더떠서 자신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의도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몰고 간다. 많은 로마인들은 네로의 거짓말을 수긍했고 이때부터 기독교인들의 박해가 시작됐다.


Christians in the Catacombs

로마 황제들은 신의 왕인 주피터의 후손이라 생각했는데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을 숭배하지 않으므로 (원래도) 불만이 많았다. 황제들은 기독교인들을 체포하여 감옥에 넣거나 사자와 강제로 싸우게 했다. 기독교인들은 공공 장소에서 모임을 하지 않고 로마 지하에 도로를 만들어 그곳에서 비밀 종교 모임을 가질 뿐 아니라 죽으면 매장도 했는데, 일명 카타콤이다. 그들은 기독교임을 확인하기 위해 secret symbol(looks like fish)을 벽이나 모래나 쪽지 가장자리에 표시했다. 오늘날 카타콤은 여전히 로마에 볼 수 있다. 


The Emperor Is a Christian!

콘스탄티누스는 아폴로를 숭배했으나 어떤 일로 인해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 일은 꿈을 꾼 것일수도 있고 미래를 본 것이기도 하다. 한 로마 작가가 콘스탄티누스가 본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콘스탄티누스가 적과 the Melvin Bridge에서 맞닥뜨렸다. 자신의 뒤에 병사들을 보니 모두 지쳐 있는 상태였다. 어둑어둑한 하늘에 비가 내렸다. 병사들은 다음 날 전투로 걱정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뒤에 있던 병사가 “태양이 떠올라요.” 콘스탄티누스가 하늘을 보니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태양이 아니라 x표시의 빛이 공중을 맴돌고 있는 것이었다. 하늘에는 불 같은 표시가 나타났는데 이렇게 적혀 있었다. By this sign you will be victor. 콘스탄티누스는 이것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표시라고 인식했다. 예견대로 로마군은 전투에서 승리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일로 기독교인이 되었는데 그를 따라 점점 더 많은 로마인들이 기독교인이 되었다. 또 그는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수도를 옮겼다. 이제 로마는 더 이상 로마 제국의 중심이 아니었다.



[ Ch 40 ] Rome Begins to Weaken


The British Rebellion

로마 제국이 커졌으나 로마법에 따르려 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다. 영국에 사는 켈트족도 그런 예였다. 켈트족의 지도자는 Boadicea라는 여성이었는데 남자보다 키가 크고 목소리에 힘이 있었으며(이 산에서 저 산까지 목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가 있음) 카리스마가 있었다. 로마에 있던 영국인들은 그녀의 힘을 두려워하여 (켈트족이 로마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등) 소문이 돌기도 했다. 어쨌거나 Boadicea는 “우리는 로마 침략자들에 맞서 복수를 감행해야 한다. 우리는 로마인들에게 노예처럼 부림을 당해왔으나 이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를 거부할 것이다.” 라며 전투를 일으켰고 승리한다. 오늘날 영국에는 무너진 로마의 길과 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Rome Divided in Two

Ruling Rome was a little bit like having the biggest candy bar in a group of very hungry people. Everyone wanted to take it away. 로마 제국 황제였던 Diocletian은 한 명의 통치자가 로마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없다 판단하고 Maximian을 지도자로 추가해 자신은 동로마를, Maximian은 서로마를 맡기로 하며 둘로 쪼개진다(서로마의 수도는 로마, 동로마의 수도는 콘스탄티노플이 되었다). 서로마 제국은 점차 약해지고 동로마 제국은 점차 강해졌는데 서쪽에 있던 사람이 음식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동쪽에서 음식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또 국경에 침입이 들어온 탓도 있었다. 이 침입자들은 서로마 뿐 아니라 영국, 갈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전 국토를 침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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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10-30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로 황제가 등장하는군요.
로마부분 읽으면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한 번 읽어볼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권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그게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지만요.
토지나 잃시찾도 전권을 갖추지 않아 읽지 못하겠네! 그런 심리와도 같은...ㅋㅋㅋ
이제 내일이면 다 읽으시겠군요.
대망의!!!!^^
저도 오늘 내일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이제 30강 들어갑니다.ㅜㅜ

거리의화가 2023-10-30 10:23   좋아요 2 | URL
네로는 논란이 많은 황제임엔 분명한데 애매한 것은 저 화재 났을 때 정말 백성들을 내팽개쳤느냐~하는 겁니다. 어릴 적 <유머일번지> 프로그램에서 희화화되면서 놀기 좋아하는 황제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것도 있지요. 그런데 실제가 그런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안 그렇다는 이야기도 봐서^^;

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앞 권들은 구입했다가 팔아버렸는데 좀 후회되더라구요. 그리스보다는 로마에 관심이 더 있는지라... 일단 지금 진행중인 게 많기 때문에 정리가 좀 되고 나면 내년이나 내후년쯤 도전해볼까 합니다!ㅎㅎ

나무님 마지막까지 화이팅이에요^^
 

8~10장

이보다 순수한 개념만을 문제로 삼는, 보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차원에서조차 "완고하고 항상 잘못된"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라는 용어가 적용되는 관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만하임의 역설에 관한 탈콧 파슨스의 최근 고찰에서 "[사회]과학적 객관성으로부터의 일탈"은 "이데올로기의 본질적 지표"로 나타난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믿어지고 있는 것과 과학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발생한다. - P236

"노예노동법"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상징과 이것이 등장하는미국인들의 사회생활의 현실 사이에는 "왜곡", "선택성", "극도의 단순화" - P253

등과 같은 개념으로는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미묘한 상호 작용이 존재한다. 이형태의 의미론적 구조는 표면에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뿐 아니라 그것의 구조 분석은 형태와 사회현실 사이의 다양한 관계들을 추적하게 한다.
그리하여 최종의 그림은 상이한 의미들의 집합 형태인데, 이 의미들이 상호작용하여 최종적인 상징이 표현력과 수사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 P254

다양한 종류의 문화적 상징체계는 사회적, 심리적 과정을 조직화하는 형판으로서 외재적 정보자원이기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정보가 부족한 상황,
즉 행동이나 사고, 감정을 유도하는 제도화된 지표가 약하거나 결여된 상황 - P259

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시(詩)와 도로지도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우는 감정적으로나 지형적으로 생소한 곳에서이다.
이데올로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P260

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는 사회의 조건이나 향방과 관련해서 경험적 주장을 내놓는다. 그리고 과학(과학적 지식이 없을 때는 상식이)은 그것을 사정(査定)하는 일을 한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과학의 사회적 기능은 첫째는 이데올로기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며, 둘째는 그것을 비판하고 그리고그것을 현실과 타협하도록(그러나 반드시 항복할 필요는 없다) 하는 일이다. - P275

무관심이 합쳐져서 얼렁뚱땅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혁명 이후의 시대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발전이 급속하게 대규모로 그리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활기 있는 집합 정체성의 규정과 창조 그리고 공고화라는 혁명기와 혁명 직전의 중심 테마가 여전히 지속되는 시기, 심지어 그것이 순조롭지 못한 시기임이 판명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식민통치로부터의 공식적인 해방은 마지막 정점이 아니라 하나의 단계였음이 드러났다. 그것은 중요하고도 필요한 단계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궁극적인 단계는 아니다. - P281

시대의 조류를 따르는 것과 고유의 길을 유지하는 것 사이의 긴장으로 인해서 신생국의 민족주의는 필사적으로 근대화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민족주의의 실현으로 인하여 도덕적으로는 무규범 상태가 되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확실히 비합리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집합적 혼란상태그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진행중에 있는 사회적 대변동이라고 하겠다. - P287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정치적 혁명의 커다란 흥분은 영감이 넘친 과거의 일로 잊혀지고, 생기 없는현재의 초라하지만 격렬한 운동에 의해서 대체되어감에 따라서 베버의 유명한 "의미 문제"의 세속적 유사물은 점점 더 필사적이 되어간다. 사물은
"단지 존재하고 발생한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의미 때문 - P297

에 존재한다"라는 것은 종교에서 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특히 신생국의 정치에서도 그렇다. "목적이 무엇일까", "용도는 무엇일까", "왜 계속 발생할까"라는 의문은 소모성 질환이나 절망, 영아사망과 같은 상황뿐 아니라 가난과 공무원 부정, 부족폭동과 같은 상황에서도 일어난다. 훌륭한 답을 얻을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보존할 만한 유산이나 따를 만한 약속의 이미지로부터일 것이다. 이것들이 반드시 민족주의적이미지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마르크스주의자적인 것까지 포함하여 대부분이 민족주의적인 것은 사실이다. - P298

하나의 사회로서신생국은 원초적 유대에 기반한 심각한 이탈에 비정상적으로 영향을 받기쉽다는 것이다." 원초적 유대란 사회적인 존재에게 "주어진 것에서 유래하는 것――더 정확하게는 문화가 불가피하게 그런 문제에 연루됨으로써
"주어진 것을 뜻한다. 주로 일차적인 접촉과 혈연적 연관이지만, 이것들을 넘어 특정한 언어, 혹은 심지어 방언을 말하고, 특정한 사회적 관습을 따르며, 특정한 종교 공동체에 태어났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주어짐인 것이다. - P304

신생국이 당면하는 매우 심각하고 다루기 어려운 어떤 문제들보다도 더 - P305

불길하고 심각하게 위협적인 문제인 부족주의, 지방주의, 공동체주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문제를 낳는 것은 바로 이 원초적인 것과 시민적인 정서 사이의 직접적인 갈등의 결정체 즉 "다른 어떤 집단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염원" 인 것이다. - P306

중요한 점은 신생국에서는 행정제도들이 형태를 갖추고 특정의 정책을 취하게 됨에 따라서 그 주위에 많은원초적 불만의 소용돌이가 발생하며, 그 소용돌이는 스스로 강화된다는 사실이며, 나아가 이 유사 정치적인 대혼란은 대부분이 정치적 발전의 과정그 자체가 가져온 결과한번 비유를 사용한다면 역류(逆流)다시라는 점이다. - P325

통합을 위한 혁명은 자민족 중심주의를 없앤 것이 아니라단지 근대화시켰을 뿐이다.
"그러나 근대화하는 자민족 중심주의는 국내에 발달한 정치적 제도들이있으면 그것에 훨씬 쉽게 타협한다. 그런 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은 원초적유대와 정체성의 규정을 국민으로서의 그것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 모든개연성 중에서 그런 대체는 오히려 아주 불가능한 것이다. 제도의 효과적운영을 위하여 요구되는 것은 그 두 가지 유대 사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때의 조정이란 곧 정부의 통치가 개개의 정체성을 위한 문화적 틀을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될 수 있게 하고, 일반 사회에 존재하는 "동류 여부를 따지는 의식"의 불연속성이 정치적인 기능을 근본적으로 왜곡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 P361

시민의식에는무엇보다도 다른 것과 구분되고 특징적인 실체로서의 공민(公民)이라는 명확한 개념과 그것에 수반한 순수한 공적인 이익이라는 개념이 있어야 하며, 이 공적인 이익은 반드시 우월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사적인 이익과 집단적인 이익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고 때로는 맞싸워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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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10-3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지 궁금하네요, 지금 지그문트 바우만을 읽고 있는데, 좋아서, 문화에 대한 책들 리스트가 막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책도 갖고 있어서.. 읽으려구요.^^

거리의화가 2023-10-30 10:58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저는 이 책 아직 깜냥이 안 되는데 덤볐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토지> 읽고 나서 ‘문화‘에 대한 책을 찾다가 이 분야에서는 명저라는 이야기를 듣고 샀거든요. 기본적으로 인류학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님께는 추천할 만한 책일 것 같은데요?
 

조충국이 글을 올려 말하길 "제왕의 군대는 계책을 귀하게 여기고 싸우는 것을 천하게 여겨야 하니,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좋은 계책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먼저 적이 이길 수 없게 만들고서 적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니, 군대를 출동하지 않고 둔전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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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사에서 미군정 시기 3년(1945년 9월 9일~1948년 8월 15일)이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한 결정적인 시기였다고 본다. 우리는 미국을 몰랐다. - P10


해제를 읽으며 너무 동감했던 구절이 바로 저 위의 구절이었다. 한국 근현대사 중 특히 3년 간을 천착하여 공부하다가 절감한 것은 일본의 지배가 끝나자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또 다른 지배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한반도는 식민지 시기를 거치면서 일제의 피해를 겪은 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새 열강에 의해 두동강이 났다. 미군은 1950년 이후 지금까지 군대를 주둔시키는 중이다. 이로써 남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건설한 끊임없이 확장하는 ‘기지의 제국’(Johnson 2004: 151)에서 매우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 P81


동맹은 일시적인 것이어야 하는데도 한미동맹은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그 지분을 확대해가는 중이다. 한국은 미국의 또 하나의 위성국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미국은 군사주의 국가이며 북한을 비롯한 중국, 일본에 둘러싸인 한반도도 마찬가지로 군사주의 국가다. 

그렇다면 ‘군사주의’란 용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오늘날 군사주의에 대해 가장 포괄적 정의를 내린 이는 사회학자 마틴 쇼다. 

‘군사주의’의 핵심 의미는 군사적 관행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사회관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규정되어야 한다. 군사주의는 사회관계 전반에 군사적 관계가 침투하는 것을 뜻한다. 군사주의는 군사화할 때 팽배해지고, 비군사화할 때 줄어든다. (2012: 20) - P35

군사주의는 사회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 구성원 일부 세력은 충분한 군사를 갖춰야 평화주의가 안착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군비를 확장한다면 끝은 없는 것이 아닐까.


박정희 시기 일상화된 전시체제를 거친 뒤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키며 집권했고 그는 박정희와 마찬가지로 군부 독재자였다. 광주항쟁이 벌어지자 정부는 공수대를 투입하여 대학살을 감행했다. 그런데 1980년 5월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전두환 정권을] 지지하되, 장기적으로는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압력을 행사한다”는 접근법을 택했다. (Adesnik and Kim 2008: 18) 

이후 들어선 레이건 정부는 전두환을 백악관에 초청했고, 미국이 전두환을 지지하자 많은 한국인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미군이 광주항쟁 진압에 실제로 개입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미국이 결정적 순간에 스스로 투쟁에 나서 민주적 변화를 끌어내려했던 운동가들 편에 공개적으로 서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 P101


경제적 이득이 있었다고 해도 어쨌든 베트남 전쟁에 가장 많은 파병을 할 정도였던 한국에게 광주항쟁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실망과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범지구적 테러와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변화, 촘촘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남한 좌파 NGO의 활동과 개별 사건에 대응하며 벌이는 ‘시민운동’은 남한 내 미국의 역할을 다시 상상케 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이러한 시민단체 다수가 민중운동에서 뻗어나왔고, 1980년대 이후에는 훨씬 다양한 사회운동망으로 서서히 변모했다. - P104~105


1992년 기지촌 여성 윤금이가 살해당한 사건은 미군기지 근처 성인들의 유흥 공간에 날뛰는 폭력적 짐승이라는 미군의 이미지를 대중화하면서 ‘구조적 증폭’을 가져왔다. 전국에 퍼진 윤금이의 훼손된 사체 이미지가 민족을 상징하면서 시민들은 미군(나아가는 인종, 성)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느꼈으며 폭력적 상상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기지촌의 성 산업 유입 여성이 겪는 성 착취와 폭력은 한민족 전체의 수난에 대한 너무나도 깔끔한 알레고리로 사용됐다. 따라서 윤금이의 고난은 한민족이 (처음에는 일본, 이제는 미국이라는) 사악한 외세의 탄압에 끊임없이 시달린다는 민족 담론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민족을 억압당하는 여성에 비유하는 새로운 상상력이 좌파 민족주의자 사이에서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군인-민족이라는 세계관만큼이나 가부장적 세계관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다. - P137


폭력적 상상이란 사람들이 개인의 폭력 행위를 국가와 관련한 문제로 재구성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주의를 이해하는 식의 사회적 관행을 말한다. - P45

베네딕트 앤더슨은 민족은 상상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면서 “매우 작은 민족의 일원일지라도 다른 많은 동료 구성원을 알거나 만나지 못하며,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일조차 없겠지만, 각자의 마음속에는 합일의 이미지가 살아 숨 쉬고 있다.” - P47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폭력 행위에는 소통의 측면이 있다. 폭력은 소통성이 없어도 사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지닌 채 지속되는 유일한 인간 행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은 피지배자의 동기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피지배층은 관계를 우위하는 이들의 관점을 ‘상상’하고 염려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고 주장한다. - P50


윤금이 사건으로 기지촌이 문제의 본산지가 되면서 경제적 타격을 받은 클럽들은 기지촌 여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필리핀 등지에서 접대부를 데려오면서 해결했다. 마침 기존에 있던 기지촌 여성들은 국내에 있는 다른 유흥가 클럽(강남 등)으로 옮겨갔다(물론 떠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 


안드레아 브리겐티Andrea Brighenti는 ‘집단적 “상상 행위, 즉 물질을 비물질로 연장하는 행위”로 형성된 특정 영토와 장소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품은 잠재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비전, 꿈, 욕망이 새겨진 물리적 영역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 P208


이제 미군은 유흥을 위해 기지촌을 고집하지 않고 시내 유흥지로 나오면서 미군과 민간인의 접촉이 늘어난다. 미군들은 홍대를 즐겨 찾았고 외국 민간인들은 과거 독재 시절부터 기지촌이었던 이태원에 대거 유입되었다. 이곳들은 자유로운 소비공간이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이 되었다. 이태원은 동성애자, 성전환자, 무슬림, 기타 이주민들이 뒤섞여 초국적 지형이 되었다. 홍대는 권리를 박탈당한 학생, 예술가, 반항적 청년을 끌어모았고 여기에 미군과 외국인도 술집, 클럽, 거리로 모여들며 혼종의 공간이 되었다. 


오늘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출신 국가, 배경, 민족, 종교, 직업이 매우 다양하다. “한국인의 정체성이 다양한 문화와 민족을 포용하도록 확대되면서 한국성이 점차 탈민족화하는 초기 단계가 목격”되는 것이다(Lee J. 2010: 19). 하지만 민족의 단일성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던 한국인들은 ‘한국성’의 본질을 잃는데 대한 두려움 또한 크게 느끼고 있다. - P247


어릴 적 늘 “한국인은 단일 민족이다.”임을 들어오며 강요를 받았고 암암리에 세뇌를 당했다. 이제는 이것이 결코 사실이 아니고(어떻게 단일한 민족들만 모여 살 수 있겠는가. 한반도는 끊임없이 다른 세계와 교류해왔다.) 더군다나 외부에서 끊임없는 외국인이 유입되고 있는 이 때에 더 이상 한국인의 단일 정체성을 고집하며 이들을 거부한다는 것은 세계화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군에 대한 이미지는 앞서도 살펴보았지만 특정 사건들에 노출된 언론들의 기사와 매체들, 그리고 대중에 의한 폭력적 상상의 이미지가 증폭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인은 이념적인 사고에 여전히 갇혀 있으며 특히 정치계는 이 문제가 심각하다. 다행히도 요즘 일부 청년들은 이념적 사고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다. 

고도성장한 한국에서 완전히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은 한국이 전 세계적 자본주의와 군사주의에 갈수록 깊이 개입하는 점을 비꼬면서 피해자로서의 한국의 역할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중운동가 선배들이 맹렬히 붙들고 있던 민족주의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전 세계의 급진 운동에서 적극적으로 영감을 모색했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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