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장

이보다 순수한 개념만을 문제로 삼는, 보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차원에서조차 "완고하고 항상 잘못된"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라는 용어가 적용되는 관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만하임의 역설에 관한 탈콧 파슨스의 최근 고찰에서 "[사회]과학적 객관성으로부터의 일탈"은 "이데올로기의 본질적 지표"로 나타난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믿어지고 있는 것과 과학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발생한다. - P236

"노예노동법"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상징과 이것이 등장하는미국인들의 사회생활의 현실 사이에는 "왜곡", "선택성", "극도의 단순화" - P253

등과 같은 개념으로는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미묘한 상호 작용이 존재한다. 이형태의 의미론적 구조는 표면에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뿐 아니라 그것의 구조 분석은 형태와 사회현실 사이의 다양한 관계들을 추적하게 한다.
그리하여 최종의 그림은 상이한 의미들의 집합 형태인데, 이 의미들이 상호작용하여 최종적인 상징이 표현력과 수사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 P254

다양한 종류의 문화적 상징체계는 사회적, 심리적 과정을 조직화하는 형판으로서 외재적 정보자원이기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정보가 부족한 상황,
즉 행동이나 사고, 감정을 유도하는 제도화된 지표가 약하거나 결여된 상황 - P259

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시(詩)와 도로지도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우는 감정적으로나 지형적으로 생소한 곳에서이다.
이데올로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P260

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는 사회의 조건이나 향방과 관련해서 경험적 주장을 내놓는다. 그리고 과학(과학적 지식이 없을 때는 상식이)은 그것을 사정(査定)하는 일을 한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과학의 사회적 기능은 첫째는 이데올로기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며, 둘째는 그것을 비판하고 그리고그것을 현실과 타협하도록(그러나 반드시 항복할 필요는 없다) 하는 일이다. - P275

무관심이 합쳐져서 얼렁뚱땅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혁명 이후의 시대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발전이 급속하게 대규모로 그리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활기 있는 집합 정체성의 규정과 창조 그리고 공고화라는 혁명기와 혁명 직전의 중심 테마가 여전히 지속되는 시기, 심지어 그것이 순조롭지 못한 시기임이 판명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식민통치로부터의 공식적인 해방은 마지막 정점이 아니라 하나의 단계였음이 드러났다. 그것은 중요하고도 필요한 단계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궁극적인 단계는 아니다. - P281

시대의 조류를 따르는 것과 고유의 길을 유지하는 것 사이의 긴장으로 인해서 신생국의 민족주의는 필사적으로 근대화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민족주의의 실현으로 인하여 도덕적으로는 무규범 상태가 되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확실히 비합리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집합적 혼란상태그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진행중에 있는 사회적 대변동이라고 하겠다. - P287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정치적 혁명의 커다란 흥분은 영감이 넘친 과거의 일로 잊혀지고, 생기 없는현재의 초라하지만 격렬한 운동에 의해서 대체되어감에 따라서 베버의 유명한 "의미 문제"의 세속적 유사물은 점점 더 필사적이 되어간다. 사물은
"단지 존재하고 발생한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의미 때문 - P297

에 존재한다"라는 것은 종교에서 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특히 신생국의 정치에서도 그렇다. "목적이 무엇일까", "용도는 무엇일까", "왜 계속 발생할까"라는 의문은 소모성 질환이나 절망, 영아사망과 같은 상황뿐 아니라 가난과 공무원 부정, 부족폭동과 같은 상황에서도 일어난다. 훌륭한 답을 얻을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보존할 만한 유산이나 따를 만한 약속의 이미지로부터일 것이다. 이것들이 반드시 민족주의적이미지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마르크스주의자적인 것까지 포함하여 대부분이 민족주의적인 것은 사실이다. - P298

하나의 사회로서신생국은 원초적 유대에 기반한 심각한 이탈에 비정상적으로 영향을 받기쉽다는 것이다." 원초적 유대란 사회적인 존재에게 "주어진 것에서 유래하는 것――더 정확하게는 문화가 불가피하게 그런 문제에 연루됨으로써
"주어진 것을 뜻한다. 주로 일차적인 접촉과 혈연적 연관이지만, 이것들을 넘어 특정한 언어, 혹은 심지어 방언을 말하고, 특정한 사회적 관습을 따르며, 특정한 종교 공동체에 태어났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주어짐인 것이다. - P304

신생국이 당면하는 매우 심각하고 다루기 어려운 어떤 문제들보다도 더 - P305

불길하고 심각하게 위협적인 문제인 부족주의, 지방주의, 공동체주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문제를 낳는 것은 바로 이 원초적인 것과 시민적인 정서 사이의 직접적인 갈등의 결정체 즉 "다른 어떤 집단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염원" 인 것이다. - P306

중요한 점은 신생국에서는 행정제도들이 형태를 갖추고 특정의 정책을 취하게 됨에 따라서 그 주위에 많은원초적 불만의 소용돌이가 발생하며, 그 소용돌이는 스스로 강화된다는 사실이며, 나아가 이 유사 정치적인 대혼란은 대부분이 정치적 발전의 과정그 자체가 가져온 결과한번 비유를 사용한다면 역류(逆流)다시라는 점이다. - P325

통합을 위한 혁명은 자민족 중심주의를 없앤 것이 아니라단지 근대화시켰을 뿐이다.
"그러나 근대화하는 자민족 중심주의는 국내에 발달한 정치적 제도들이있으면 그것에 훨씬 쉽게 타협한다. 그런 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은 원초적유대와 정체성의 규정을 국민으로서의 그것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 모든개연성 중에서 그런 대체는 오히려 아주 불가능한 것이다. 제도의 효과적운영을 위하여 요구되는 것은 그 두 가지 유대 사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때의 조정이란 곧 정부의 통치가 개개의 정체성을 위한 문화적 틀을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될 수 있게 하고, 일반 사회에 존재하는 "동류 여부를 따지는 의식"의 불연속성이 정치적인 기능을 근본적으로 왜곡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 P361

시민의식에는무엇보다도 다른 것과 구분되고 특징적인 실체로서의 공민(公民)이라는 명확한 개념과 그것에 수반한 순수한 공적인 이익이라는 개념이 있어야 하며, 이 공적인 이익은 반드시 우월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사적인 이익과 집단적인 이익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고 때로는 맞싸워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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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10-3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지 궁금하네요, 지금 지그문트 바우만을 읽고 있는데, 좋아서, 문화에 대한 책들 리스트가 막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책도 갖고 있어서.. 읽으려구요.^^

거리의화가 2023-10-30 10:58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저는 이 책 아직 깜냥이 안 되는데 덤볐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토지> 읽고 나서 ‘문화‘에 대한 책을 찾다가 이 분야에서는 명저라는 이야기를 듣고 샀거든요. 기본적으로 인류학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님께는 추천할 만한 책일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