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자본주의적 농장은 부를 모으기 위해 생태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살아 있는 존재들을 끌어들인다. 나는 이를 ‘구제salvage‘라고 부르는데, 자본주의적 통제를 받지 않고 생산된 가치를 써먹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에 사용되는 많은 원료는 자본주의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석탄과 석유를 생각해보라). 또한 자본가들은 ‘노동‘의 전제 조건인 인간 생명을 생산할 수 없다. ‘구제 축적‘은 선두 기업이 상품 생산 조건을 통제하지 않고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구제는 통상적인 자본주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수적인 장식이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의 한 가지 특징이다. - P120

구제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자본주의의 내부인 동시에 외부다.
나는 그 장소들을 ‘주변자본주의적pericapitalist‘이라고 부른다.‘ 주변자본주의적 활동에 의해 생산되는,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모든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는 자본주의적 축적을 위해 구제된다. 만약소농민 가족이 자본주의적 식품사슬에 속하는 곡물을 생산한다면, 소농민 농업에서 발생한 가치를 구제함으로써 자본 축적이 가능하다. 글로벌 공급사슬이 세계의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과정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공급사슬‘이란 가치가 선두 기업을 위한 이익으로 번역되는 상품사슬이다. 비자본주의 가치체계와 자본주의 가치 체계 사이의 번역은 이 공급사슬을 통해이루어진다. - P121

여성은 성장하면서 집에서 바느질을 배운다. 구제 축적은 그러한 기술을 공장주가 이윤을낼 목적으로 공장에 끌어오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대안뿐 아니라)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자본주의자들의 논리 안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축적이 가능한 경제적 다양성을보는 민족지적 눈이 필요하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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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6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진도 쭉쭉 나가시네요 거리의화가 님. 저는 지금 다른책 진도가 안나가서 버섯을 못 들고 있는데 말입니다. 곧 따라가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10-16 08:43   좋아요 0 | URL
저도 동시다발적으로 책을 읽고 있어서 진도는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앞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읽어야지 싶어 조금씩 전진중이에요. 다락방 님도 응원합니다!
 

차가 미끄러지듯 건물을 빠져나가고, 와이퍼가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희미한 회색빛 구름 사이로 군데 군데 희미한 하늘이 보였고 하늘에서는 굵어진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第二天째.

我走了很远的路。˝(나 정말 아주 먼 길을 걸어서 왔어요.)˝

진눈깨비가 날리는 하늘 아래 재회한 연인, 상대가 내게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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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10-1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곡인가요?

2024-10-17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8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칸트의 인식론적 구도는 독일 이념론자들의 형이상학적 구도로 전환된다. 세계를 "절대이성의 자기전개", ‘절대자의 자기반성"으로 보는 식의, 상식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그래서 반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이들의 사유는 이런 구도를 염두에 두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유한지성은 무한지성이 못 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날카로운 구분선은 없으며,
유한지성은 무한지성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면서 점차 스스로를 무한지성, ‘신의 관점‘, ‘예지적 직관‘의 차원으로 수렴시켜갈 수 있다. 이것은 곧 정신-속성이 주인공으로 등극한 스피노자주의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 - P510

의 주체/이성이 거의 극한으로 위대한 뉘앙스를 부여받고 있는 장면을 목도한다. - P511

피히테에게 객체는 주체(경험적 주체) 바깥에 있는것이 아니라 주객을 동시에 근거 짓고 있는 주체(선험적 주체) 안에 있다.

피히테는 자신이 도달한 이와 같은 자아, 즉 자기의식을 통한 자기반성의행위 -사행(事行/Tathandlung)를 통해 존립하는 자아를 자유로서의 자아로 파악했다.
이로써 곧 데카르트의 ‘코기토‘와칸트의 ‘선험적 주체‘는 피히테의 ‘자유로서의 자아‘ 또는 ‘사행으로서의, 나‘로 변형된다. 피히테는 이 ‘사행으로서의 나‘가 전통 학문의 토대인 동일률, 모순율, 배중률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며, 이 원리들을 정초해준다고 보았다. - P516

헤겔은 진리란 단지 실체일 뿐먼 아니라 주체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살아 있는 실체는, 오로지 그것이 스스로를 정립하는 운동인 한에서, 또는 타자화를 매개하는 가운데에서도 스스로임을 놓지 않는 존재인 한에서, 진정으로 주체인존재 또는 달리 말해 진정으로 현실적인/현동적인 존재이다. 주체로서의 실체는 순수하게 단적인 부정성이며, 바로 그렇기에 단순한/미분화된 것의 이분(分) 과정이자 대립자들을 낳는 이중화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기해서 서로 맞서는 다자(多者)는 다시금 부정된다. 살아 있는 실체는 근원적인 일자 자체 또는 매개되지 않은 일자가 아니라 바로 이렇게 (부정의 부정을 통해서) 자기에로 복귀하는 동일자또는 타자에게서 스스로를 되비추어 - 봄이다. 그것은 자체로써의 생성이며, 자신의종점을 자신의 목표로 전제하고 그것(종점)을 자신의 출발점으로 삼는 (목적론적인) 원환이며, 따라서 오직 실현됨으로써만 그리고 그것이 내포하는 목적에 의해서만 현실적이 되는 것이다. (PG, 18) - P533

셸링은 말년에 이르러 형이상학적 사변 자체에 회의를 느낀 듯하다. 그는 (헤겔을 겨냥해) 개념으로만 하는 철학, 거대한 체계 구축이 보여주는 건축미는 있을지언정 현실성이 결여된 철학을 ‘부정철학/소극철학‘이라 칭하고, 이에 대비적으로 ‘긍정철학/적극철학/실증철학‘을 제시한다. 셸링이
"negativ"에 대립시켜 제시한 이 "positiv"라는 개념/가치는 19세기 철학, 나아가 19세기 문명 전체를 특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위상을갖는다.145) 셸링은 독일 이념론에 의해 전개되어 온 사변철학을 경험론적정향으로 되돌리려 했으며, 적극철학을 통해 ‘실존‘과 ‘현실성‘을 사유하고자 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셸링이 추구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때까지 행해온 형이상학적 사유를 경험론적 정향에 입각해 계속하는 것이지, 이전의경험주의나 유물론으로 회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 P571

근대 서구 인식론은 동시대 동북아의 인식론보다 훨씬역동적이고 치밀하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동북아의 경우 근대 학문은 인문과학에서 출발했다. 그것은 구체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사물들과 문헌들을 탐구하는 경험주의적 학문이었다. 그리고 이 학문의 정초로서 새로운 근대적인 주체의 개념화가 있었고, 최한기에 이르러서는 이 주체를 신기를 내포한 형이상학적 주체로까지 고양했다. 이런 과정은 대체적으로 연속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서구의 경우 수학적 물리학이라는 합리주의적 과학과 근대의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난 경험주의 사이에 인식론적 분열증이 있었다. 우리는 로크에게서 이런 분열증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양한 갈래의 모색들을 거쳐 칸트에 의해 이 분열증이 치유되는 과정을 보았다. 그리고 칸트 사유에 존재하는 다원성을 극복하려 한 일원성의 사유들이 이어졌다. 서구 철학은 이렇게 인식론적 분열증을 앓고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성과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 P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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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날이 좋은 계절이 되었다.

아침, 저녁으로는 외투를 걸치고 낮에는 외투를 벗고 돌아다녀도 되는 정도의 날씨!

이 정도가 개인적으로 딱 좋아서 좀 더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조금만 지나면 낮에도 스산한 바람이 불테니 지금을 즐겨보려고 한다.


필라테스는 어느덧 선생님과 6번의 수업을 했다

왜 매번 근육통은 생기는지... 나의 몸뚱이를 한탄한다.

처음에는 소심하고 민망해서 선생님과 잘 이야기못하다가 이제는 힘들기도 하고 아파서 엄살을 부렸더니 엄살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운동은 몇 번을 해도 힘들고 몇 년을 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결국 자기와의 싸움 아니겠는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귀찮아도 해야 하는 일 말이다.

1만큼을 투자했는데 10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빨리 얻으려 할수록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자신을 옭아매서는 안 되겠다. 



오랜만에 북펀드로 책을 주문했다. <그들도 있었다 - 한국 근현대 미술을 만든 여성들>(총 2권 시리즈) 이다.

막판까지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한국 근대 시기 여성 미술가들의 이름은 익숙해도 현대 시기는 많이 알지 못하므로 주문하기로 했다.

받아보니 도판을 실을 정도로 책 사이즈가 규모가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모르는 미술가들이 허다하다. 향후에는 참고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책 제목은 이게 최선이었나? 좀 아쉽다. 좀 더 주목할 만한 책 제목이면 좋았지 않았을까.






<세계 끝의 버섯>은 도서관 상호대차로 신청해서 오늘 오전에 간만에 도서관에 가서 받아왔다. 

요새 심신이 많이 피곤하여 읽을까 고민했는데 오늘 1부를 읽어보고 읽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보편이라 자처하는 시선에서 계속 다르게 바라보려고 노력 중인데 그 선에 맞닿아 있는 책이다.

그동안 읽어왔던 많은 책들이 도움이 되었는데(도나 해러웨이, 발터 벤야민 등등...의 저작)... 적어도 개념이 이해가 안 되서 도움이 안 되는 일은 없었던 면에서 그렇다.

미국 오리건주의 송로버섯에 얽힌 이야기가 생각 이상으로 재밌어서 놀랐다. 송로버섯은 교란된 숲에서만 산다고 한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에 익숙한, 개발과 진보에 목적을 두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시사점을 던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불확정성을 견디지 못하는 내게도 개인적으로 많은 지침을 줄 듯하다.






그리고 며칠째 <세계철학사 3>을 읽고 있다. 근대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쉽지 않은 개념들로 머리가 혼란스럽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읽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칸트 부분을 읽었다. 그의 도덕적 인식론은 그나마 이해가 될 만했는데(정언명령... 예전부터 많이 들어와서 그런 것인가) 감성, 오성, 사변이성을 다룬 원리를 이해하는 일은 너무 난해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강 작가였다.

어제 일로 정신이 없다가 소식을 접하고 서재와 북플에 들어와보니 온통 한강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국 현대 소설은 아직 많이 읽어보지 못한 데다가 한강 작가는 작년에서야 겨우 <소년이 온다>를 읽었을 뿐이다.

읽기는 어려웠지만 작품 자체가 좋아서 기억에 남았다. 역사적 배경이 있었고 아무래도 5.18은 여전히 한국 정치계에서 여전히 정치화시키려 하고 문제시화하여 바라보려는 시각이 있지 않나.

당분간 한강 작가 책을 종이책으로 사기는 어려울 것 같아 원서로 읽자 싶어 킨들로 <채식주의자>와 <희랍어 시간>을 샀다. 독해가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읽어보자 생각하고 있다.

이 기회에 한강 작가의 많은 작품이 읽히게 되었으니 기쁘게 생각한다.







덧) 

아버지를 걱정해주신 많은 친구 분들 감사합니다. 어제까지 3차 항암 치료가 끝났고 회복 중이세요. 다행히 수치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마음 써주신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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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0-13 0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아버님 잘 회복 중이시라니 다행입니다!! 가족분들도 많이 힘드셨을텐데..최근 주변에 항암소식이 많지만 그래도 치료가 잘 되더라고요. 참 다행입니다.
필라테스 하시는군요. 자기와의 싸움 응원합니다 ㅎㅎ 무쇠소녀단 보면 운동하고 싶어져요!

거리의화가 2024-10-15 11:11   좋아요 1 | URL
괭 님 마음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암이 치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재발했다고 해서 속상함이 컸는데 이제는 덤덤해졌습니다. 어머니를 비롯한 동생들이 안절부절이었죠^^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운동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왕 돈을 투자했으니 운동에 습관이 붙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쇠인간이 되는 그날까지!ㅋㅋ

새파랑 2024-10-13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님께서 항암치료 중이시군요 완쾌를 기원합니다. 한강작가님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전 <희랍어시간> 1픽!

예전에 <작별하지 않는다> 읽고 이게 뭐지? 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4-10-15 11:16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얼마만입니까^^ 무척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네요. 아버지의 쾌유를 빌어주신 점도 감사합니다.
한강 작가 소식 듣고 저도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구요. 아시아 여성 작가로 첫 수상이라니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일을 이루셨습니다. <희랍어 시간>은 프롤로그 내용을 보고 이거 괜찮다 싶어 저도 찜해놨어요. 사실 <소년이 온다>는 읽어야만 할 이유가 있어서 읽었는데 나머지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감이 안 왔었거든요. <작별하지 않는다>도 시간이 되면 읽어보려구요. 저는 일단 <채식주의자>와 <희랍어 시간>부터 읽게 될 것 같습니다.

희선 2024-10-16 0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월 왔을 때는 좀 춥기도 했는데, 며칠만 그랬네요 다행이죠 낮엔 조금 더운 날도 있어요 여름하고는 다르지만... 걸어서 더운 걸지도 모르겠네요

운동 앞으로 하시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조금씩 천천히 하시기 바랍니다 아버님 항암 치료 끝나셨군요 앞으로도 좋아지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4-10-16 08:41   좋아요 1 | URL
희선 님 이번주 지나고 나면 기온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이후에는 낮에도 선선해질 것 같습니다.
운동은 한다고는 하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집에 오면 퍼져 있고 복습도 잘 안하고ㅜ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계속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희선 님 여전히 걸으시는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생각이 복잡할수록 걷는 시간이 도움이 되어서요. 희선 님께도 그 시간이 비움이자 충전의 시간이 되길 소망할게요^^
 
그들도 있었다 1~2 세트 - 전2권 - 한국 근현대 미술을 만든 여성들 그들도 있었다
윤난지 외 지음, 현대미술포럼 기획 / 나무연필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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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시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국 여성 미술가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어 선택했다. 이제는 이름이 제법 알려진 몇몇 미술가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생소해서 무척 기대된다. 각 미술가의 미술 세계에 대한 설명과 작품 도판이 들어 있어 참고용으로도 유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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