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갈아 내리고 의자에 앉았다. 어제는 모처럼 10시 무렵에 잠들었기 때문에 컨디션도 제법 괜찮았다.
신문을 읽을까 했는데 그냥 회사 가서 읽자 생각하고 <백치> 뒷부분을 좀 읽었다. 한 사람을 보는 눈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순진함으로 비춰지고 또 어떤 이에게는 고귀함으로 비춰진다. 허나 순진함의 뒤에는 광기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얼마 후 옆지기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큰일났어! 계엄령이야!"
"뭔 소리예요~?"
장난인 줄 알고 기사를 보았다가 이것이 현실로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6시간 동안 벌어진 초유의 사건은 분명 현실임에도 믿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있을 수가 있는지.
내가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 '계엄령'이 내려졌던 현실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
온 세계의 뉴스는 TOP으로 이에 대한 기사를 타전했다.
출근하는 내내 옆지기와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했다.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7월에 12.12에 관련된 책을 읽었었다. 그리고 불과 몇 개월만에 만난 현실은? 온 국민을 적으로 돌려버린 이 사태는 정말이지 더는 지금의 현실을 두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2040350391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