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넷플릭스로 패싱을 보았고 이어서 책으로 패싱을 읽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일었다.
주인공 모두 안타까웠다. 둘 다 이해는 가면서도 한 쪽은 유연하지 못해서, 다른 한 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들어서 다른 결과를 낳았다.
애시당초 둘은 너무 다른 사람이지만 나는 아무래도 한 쪽의 입장에 기울 수 밖에 없음을 느꼈다.
나는 기준을 넘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는 성정이다. 타협과 친하지 못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불안과 우울,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때론 못견디기도 했다.

어쨌든 책의 기저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종과 차별이다.
흑인인 걸 들키지 않게 가면을 쓰고 살거나 의식하지 못했지만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흑인들이나 모두 서글펐다.



지금 읽고 있는 대변혁에서 19세기가 주제라 책의 배경과는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책의 배경은 1920년대)

이민, 인디언, 인종, 전쟁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책의 배경과 이어지는 면이 있었다.
20세기 초는 당연히 19세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철도가 놓이고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이로 인해 세계는 연결되었다.
하지만 더 가까워지고 더 빠르게 연결되니 충돌이 잦아졌다.
인종, 종교 등 많은 것들이 충돌했고 수많은 사회가 파괴되었다.
하필이면 폭력의 방식으로 자연과 동물이 파괴되고 원래 살던 사람들은 그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척살당하는 시대였다.



어느 것 하나 이어져 있지 않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새 업무가 들어왔는데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무얼 하든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일하고 싶지만 스스로를 참 못살게 구는 타입이라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계속 쌓아두면 폭발하니까 풀어야 하는데 어쩔까.


내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결국 2~3가지로 압축된다.

혼자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것.

다른 여러 가지를 해봤지만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였다.

예전에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트레스가 풀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마저도 아닌 것 같다.


이제 그만하고 책이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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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1-10 21: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패싱 영화로만 봤는데 흑백이나 패싱을 떠나 그냥 여자 아이린이 이해 되더라고요. 클레어가 너무 침범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책으로 읽으면 그 상황을 더 잘 알 것 같아요.
저도 스트레스 받으면 책, 음악, 산책에다 맥주 한 잔으로 푸는게 좋더라고요^^

거리의화가 2022-01-11 09:07   좋아요 4 | URL
네. 맞아요 사실 인종 문제를 떠나서 아이린과 클레어는 너무 다른 사람이죠. 저도 가면 갈수록 클레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아이린이 이해가 많이 됐어요. 그래도 둘 다 외부인들이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사실상 그렇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던 거죠. 스스로 난 괜찮아 하며 다독이는 면도 있었고. 하지만 오히려 그들이 만남으로 인해서 그 부분들이 터진 것 같아요^^;
산책이 젤 효과가 큰 것 같긴 해요. 시간 날 때마다 걷거든요. 머리 식히는 데 좋아요^^; 오늘도 춥지만 점심 때 걸으려구요. 감사합니다.

scott 2022-01-10 21: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해 화가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과중 ㅜ.ㅜ

책과 음악으로 정신적 위안과 휴식을!

건강 잘 챙기세요

패싱! 넷플 수작이죠
여운이 오래 남는 ^ㅅ^

거리의화가 2022-01-11 09:09   좋아요 4 | URL
스콧님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모든 직장인들의 마음처럼 주말만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넷플 저도 얻어쓰고 있긴 하지만 좋은 작품들이 간간이 나와서 끊긴 어려운 것 같아요.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좀 흠이지만...ㅎㅎ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1-10 21: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휴먼스테인)도 내용이 패싱 이더라구요 ~ 그래서 이 책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은 ‘이어폰을 끼고 산책하면서 책읽기‘ 동시에 하는거군요~!! 사람없는 곳에서 날씨좋을때 하면 좋더라구요~!! 책으로 스트레스 잘 푸시길 바랍니다 ^^

거리의화가 2022-01-11 09:11   좋아요 3 | URL
네. 실제로 패싱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런 작품들이 나오는 거겠죠. 책으로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어폰 끼고 산책하는 거 넘 좋아요. 혼자 산책이 머리 식히기에 최고인듯합니다.
코로나로 카페 가기 부담스럽긴 하지만 혼자 카페 가서 오래도록 마음껏 있고 싶기도 하네요.
감사해요.

mini74 2022-01-10 22: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과거 미친 상사가 하나 정말 미워서 개똥이가 오늘은 뒷머리가 좀 더 빠졌음 좋겠다 하고 막 생각했는데 어느날 정말 뒷통수가 훤한거예요. 뭔가 찔리기도 하고 괜시미 미안하기도 하고. ㅎㅎ 그 후로 저도 어줍잖은 저주대신 조용히 맛난 거랑 책으로 풀고있습니디 ㅎㅎ 화가님 스트레스 사라지길 바라며 *^^*

거리의화가 2022-01-11 09:12   좋아요 4 | URL
앗 말대로 실현된 건가요?ㅋㅋ
엿이나 먹어라 속으로 그랬던 적은 많았는데ㅎㅎ
역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약이 되는 걸로 푸는 게 좋은 거겠죠^^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1-10 23: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나나 드세요^^
우유와 함께요~♡
근육 이완제인데다 두 개 다 숙면 유도용이래요~아!! 드시기에 넘 늦은 시간이네요? 이미 주무실지도??
암튼 푹 주무시고, 내일부터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일 하시길요!!!^^

거리의화가 2022-01-11 09:13   좋아요 5 | URL
바나나가 없더군요. 그래서 냉동실을 뒤졌더니 아이스크림이 있는 거예요. 돼지바 하나 먹고 미니 파프리카 몇 개 먹었어요ㅋㅋ
자고 났더니 언제 그랬는듯 괜찮아졌습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니 자제하려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