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 앞에 살 때는 시립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근처 쌈지미술관에도 자주 들렀다.
물론 전시가 있을 때.
2001년 봄, 사진작가 추영호의 愛以示發 룰루랄라展을 보러갔더니
다 쓴 필름 깡통을 전시실 한 구석에 쌓아놓았다.
원하는 사람은 기념으로 가져가라고.
평소 깡통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지라 두 개를 가져왔다.
호치키스 알이니 클립이니 명함이니 자잘한 것들을 보관하기에 딱이다.
예쁜 그림이나 사진을 뚜껑에 동그랗게 오려 붙이면 과자통으로도 그만일 텐데
게을러서 그 짓은 못하고.
<씨네21>을 구독하면 몇 개의 사은품과 함께 깡통 필름통을 선물로 준다며
사진을 올려놓았기에 문득 생각나서 연두색 포스트잇으로 올린다.
전시회에 온 손님들에게 이런 선물을 손에 들려 보낼 생각을 다 하다니,
정말 신통방통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