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광화문의 한 극장에서 영화 두 편을 연달아 보았다.
이승영 감독의 하릴없는 청춘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와
정병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미친 듯이 외출했다.
마지막 상영일이기도 했고, 20분에 한 대 오는 버스 놓칠까봐.....


<여기보다 어딘가에>





<우린 액션배우다>


영화는 딱 기대했던 그대로.
막막하면서도 슬프고  무지하게 웃겼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영화 두 편을 한 자리에 앉아 허리를 비틀며 보고 난 후
극장문을 나서니 오후 두 시 반.
교보에 잠시 들렀다가 피맛골 열차집에 들렀다.

대낮부터 술을 퍼고 계신 아자씨 할아버지 손님이 두 테이블.
빈대떡을 1인분 싸달라고 주문하고 서있다보니 목이 말랐다.
막 부쳐낸 뜨끈뜨끈한 빈대떡을 먹고 싶기도 했고.

빈대떡 한장을 먹고 가겠다고 말하고 자리에 앉아  막걸리도 한 통 시켰다.
두 잔 마시고 남은 막걸리 반 통을 세상에나, 두고 왔다.

퇴근한 책장수님 저녁상에 한 장,
뒤이어 남동생 저녁상에 한 장 데워서 내었다.

남은 막걸리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두 남자에게 얼마나 야단맞았는지.
남동생은 한 통 다 마시고 오지 않았다고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했다.




피맛골이 곧 헐린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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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9-0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나무집의 홍합탕과 불로주점의 떡볶음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군요..
정말 부담없는 술동네였는데 둘이서 2만원에 딱 필림 끊기고 나오기 좋은...

로드무비 2008-09-06 12:42   좋아요 0 | URL
불로주점은 또 어딥니까?ㅎㅎ
사라졌음 싶은 건 안 사라지고 그나마 몇 안 남은
옛길과 동네들이 자꾸 엉뚱한 모습으로 바뀌네요.
2만 원, 필름...그런 말도 그립네요.

Mephistopheles 2008-09-07 21:11   좋아요 0 | URL
통나무집 옆에 있습니다만...가래떡으로 만드는 떡볶기인 떡볶음이 참 맛있던 집이였다죠...

로드무비 2008-09-08 11:24   좋아요 0 | URL
과거완료형인 걸 보니 이미 없어졌나봐요.
가래떡으로 만든 떡볶이는 부산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참, 떡볶음은 떡볶이와 좀 다르겠죠?^^

nada 2008-09-0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수막걸리였나요? 막걸리는 장수막걸리죠.^^

낙원상가에 이어 피맛골까지.. 종로에 불어닥치는 개발 바람이 심상치 않나 봐요.
서울이 점점 꼴보기 싫어집니다.

로드무비님 글 자주 보고 싶어요.^-^

로드무비 2008-09-06 12:33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 님,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아무렴요. 막걸리는 누가 뭐라 해도 장수막걸립죠.
(몇 달 전 설악산 초입에서 먹어본 더덕막걸리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발상,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지.

그동안 컴이 고장나 쇼핑도 서재활동도 못했는데요.
오늘 드디어 새 컴퓨터가 들어왔습니다.
글 자주 올릴테니 님도 자주 놀러와 주세요.^^

twoshot 2008-09-0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이 진정 대인배이십니다.다음에는 꼭 막걸리 한통 다 마시고 오세요^^

로드무비 2008-09-06 12:27   좋아요 0 | URL
twoshot 님, 다음엔 기필코 그리하겠습니다.
대인배(?)는 결코 아닌 것 같고, 술이라면 환장을 하는 위인이라서요.ㅎㅎ

Kitty 2008-09-0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도 오늘 두 시 반에 교보에 있었는데!!!
로드무비님이랑 스쳤을지도 모르겠군요! ㅎㅎㅎ

로드무비 2008-09-06 12:24   좋아요 0 | URL
키티 님, 제가 간 건 이 페이퍼 쓰기 이틀 전이었을 거예요.
아무튼 무지 반갑습니다.^^

Arch 2008-09-0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인배^^* 저도 각종 혼탁한 술과 낮술 애호가로서(잘 먹지도 못하면서)마구마구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냄새만 맡아도 좋다 이거예요. 전, 꽃양배추님 글도 자주자주 보고싶어요.

로드무비 2008-09-06 12:23   좋아요 0 | URL
시니에 님, 서재 이미지 구경가야겠네요.
낮술 애호가라니 괜히 반갑군요.^^
(냄새만 맡아도 좋다 이거예요, 라는 말에 웃음이 나옵니다.)

바람돌이 2008-09-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랴부랴든 어쨌든 영화 두편을 뚝딱 보고 올 수 있는 시간과 뚝심이 부러워요. ^^

로드무비 2008-09-06 12:21   좋아요 0 | URL
하하, 바람돌이 님, 그렇습니다. 뚝심하면 또 저죠.=3=3
하루에 영화 두 편 보는 건 아주 드문 일인데
그날 어떻게 시간도 그렇고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허리 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치니 2008-09-0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보다 어딘가에>를 봤는데, 뭐랄까 이건 아닌데 라는 심정이었어요.
홍상수 식 영화 (이런 일반화의 오류는 잠시 용서해주시고) 비슷한 영화들이 많아졌는데,
가끔은 그래서 홍상수가 대단하다 싶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한 마디로 저는 별루 재미가 없었다는 야그. ㅋㅋ
결정적으로, 전 이 영화를 방준석 때문에 봤는데, 방준석이 너무 영 아니게 나와서...ㅠㅠ(연기하지 말라고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었어요)

피맛골, 없어지는군요. 흠. 갈 때마다 꼭 취하고 나오게 하는 술집이었는데.
아, 근데 빈대떡도 먹고 싶다아. (막걸리는 저에겐 쥐약인 술이라, 먹기만 하면 토하드라구요)

로드무비 2008-09-06 12:17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전 꽤 재밌게 봤습니다.
그녀의 무기력과 망연자실까지도 이해할 수 있겠던데요?
방준석은 자세히 처음 봤는데 묘한 인물이었습니다.
연기를 떠나서 그 역할엔 참 잘 어울렸어요.ㅎㅎ

돼지기름 냄새 물씬한 빈대떡은 앞으로 어디 가서 먹을 수 있을까요?
텔레비전에서 보니 광장시장 먹자골목 게 맛있어 보이던데.^^
막걸리 마시면 토한다고요?
전 와인 종류가 거시기하던데.
참, 조금 전 새 컴퓨터 설치했습니다.
얼매나 좋은지, 덩실덩실~~
(님 방에도 좀 있다 가볼게요.)






검둥개 2008-09-07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냐 음냐, 저두 막걸리에 빈대떡 먹구 싶어요. 저렇게 영화장면으로 보니 한강이며 남산이 은근슬쩍 멋지게 보이기도 하고. ^^

로드무비 2008-09-08 11:28   좋아요 0 | URL
음냐음냐, 전 아직 잠이 덜 깬 듯.^^
올 가을엔 한강에도 좀 나가보고 남산에도 오르고 싶습니다.
<여기보다 어딘가에>의 여주인공을 보면 검둥개님은 뭐라 하실지
그거이 갑자기 궁금합니다.^^

2008-09-10 2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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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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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16: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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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18: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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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2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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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2 1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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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3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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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6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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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8-09-1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액션배우다> 를 공짜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상영관이 멀다는 이유로 그 기회를 날려먹었습니다. 좀 아쉽기도 했는데 사실 가까워도 안 봤을 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로드무비님 평을 읽고나니 또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
한가위인데 어찌 보내실 지... 보나마나 쉴 틈도 없이 고생하시겠지만 아줌마들에게 명절이 짧다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로드무비 2008-09-16 12:22   좋아요 0 | URL
하얀마녀 님, 잘은 모르지만 어쩐지 마녀님이 보셨으면
아주 좋아하셨을 것 같은 영화예요.
추석에는 서울 큰집에서 1박 2일 잘 보내고 왔습니다.
늦게 갔더니 전 부치는 일이 끝났더라고요.
앞으로도 그 시간에 맞춰 가려고요.ㅎㅎ
(아줌마도 각양각색이라...)

추석 잘 보내셨지요?^^

2008-09-17 1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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