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프랑스로 출장을 떠났던 올케가 돌아왔다.
4박 5일 예정이었는데 일이 꼬여 사흘을 더 잡아먹고 어젯밤에 돌아왔다.
공교롭게 동생도 남편도 늦는다고 하여, 올케가 먹고 싶다는 아귀찜을 시켜
우리끼리 저녁을 먹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이란다.
출발 전, 나이가 지긋한 그 비행기의 기장이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와
편안하냐고 물으며 인사를 하더란다.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응시하며.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지만 건성으로 그 인사를 받았는데.
비행기 착륙 직후 아까 그 기장님의 목소리가 방송으로 흘러나오더라나.
"승객 여러분, 오늘이 제 30년 비행 인생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모시는 승객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싶어서
한 분 한 분께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비행기에서 내리시기 직전 바쁜 시간에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비행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짐을 챙겨 나오는 승객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었다고 한다.
승객들도 진심을 담아 그동안 그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날을 축복했다고.
듣기만 해도 코끝이 찡했다.
한편으로 쓸쓸했겠지만, 얼마나 홀가분했을 것인가.
사회적인 노동의 임무 완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고,
건강하게 무사히 그 기간을 채우고,
웃으며 그렇게 직장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