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맛나게 생긴 키위막대사탕을 딸아이는 먹지 않고
달라고 조르는 동주도 주지 않고
어제 학교에 가져가 짝궁에게 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짝궁이 "고마워!"했다고 내게 자랑한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옆에서 자기도 먹고 싶다고 달라고 했나보다.
주하는 기분이 좋은 김에 내일 주겠다고 약속하고.
퇴근하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동네 구멍가게에서
막대사탕을 사다달라고 부탁하더니.......

오늘 아침 그 바쁜 중에도 친구에게 줄 사탕을 챙긴다.

-- 어떤 아이가 보고 또 달라고 하면? 내일 준다고 할 거야?

-- 아니, 이제 안 줘.

-- 그냥 거절하면 친구가 무지 섭섭할 거야.
"미안, 이제 사탕 살 돈이 없어!"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

-- 그렇게 말하기 싫어.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고 말할래.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고 말하면 될 걸,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말들을 덧붙였던가!
'배려'라는 미명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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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 지나간 사탕은 더이상 돌아오지 않아..!!"
이 대사는 주하가 하기엔 좀 철학적이겠죠...^^

로드무비 2006-12-2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 님, 제가 하기에도 너무 철학적입니다.ㅋㅋ

에로이카 2006-12-22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금방 적응한다는 말은 맞긴 맞나 봐요. 다행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알지만, 이치가 경우를 압도하지는 않는... 이치 바르고 경우 바른... 따님이네요. ^^

로드무비 2006-12-2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 님, 맞아요.
주하는 괜찮은데 제가 적응이 잘 안 되네요.
이 낯선 동네에.

이치가 경우를 압도하지 않는......멋진 표현입니다.^^

oldhand 2006-12-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게도 저 지금 점심먹고 구내식당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눠준 키위 막대사탕 빨아먹고 있어요. 그건 그렇고 주하양의 언어 조탁 능력은 탁월하군요!!!

sooninara 2006-12-2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뜨는 유행어인 한예슬의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가 생각나네요.
주하는 역시 현명해^^

로드무비 2006-12-2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 님, 아아, 그 드라마에서 나온 말이군요.
주하는 현명하다기보다 깍쟁이 같은 면이 가끔 보입니다.^^

올드핸드 님, 구내식당 밥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우리가 인연이긴 인연인가 봐요.=3=3
키위막대사탕이라니.^^

chika 2006-12-2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하고 간단 명료해요.
저도 키위막대사탕 먹어보고 싶어요. 없죠? ^^;
그나저나 넘 오랜만에 글 남겨요, 로드무비님 ^^

2006-12-22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22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06-12-2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매력적이예요. 영원히 기억해두고 싶은 ...

로드무비 2006-12-2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떨떨 님, 앞으로도 잊지 마세요.
오늘의 기쁨을, 어제의 마음졸임을.
정말 축하드려요.^^

아주아주모테치카 님, 전 감귤쪼꼬레또가 먹고 싶은데요.
정말 맛있더이다. 후릅짭짭.
그러게, 오랜만에 뵙네요.^^

얼룩말 님, 주하의 저 말은 왠지 님과도
잘 어울리는 말이라는......^^


날개 2006-12-2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니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는 말.. 그렇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주하처럼 살고싶어요..

2006-12-22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꿀라 2006-12-2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가지 색으로 원 모양을 그리고 있는 사탕을 보니 먹고 싶어지네요.
로드무비님,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2006-12-22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12-2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려' 라는 새 브랜드의 사탕이 출시되었는데
로드무비님은 아직 모르시나요. ^^

마노아 2006-12-2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대답이 놀라워요. 솔직하면서 진심이 담겨 있잖아요.

로드무비 2006-12-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꾸미지 않은 그냥 솔직한 말이 최고인 것 같아요.^^

니르바나 님, 그 사탕 두 알만 사주세요.^^

일물일어 님, 어떤 때는 나의 모든 말과 행위가 부질없는 짓 같아서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허튼 소리라도 지껄이면서 사는 게 인생이겠지요?
의식과 자극, 사이좋은 말이네요.^^

santaclausly 님, 굵은 설탕이 박힌 왕구슬 막대사탕을 찾으니
그림이 없더라고요.
아무튼 크리스마스 기분은 좀 나지요? 헤헤~
성탄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건우와 연우 2006-12-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명한 주하... 깔끔한 꼬마아가씨예요.^^
로드무비님 메리크리스마스~

실비 2006-12-2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꾸 저사탕에 눈이 갑니다...
저거저거 나중에 꼭 보면 한번 사먹어보리라.+_+

로드무비 2006-12-26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 언제 저런 사탕 보면 사서 보내드릴까요?
교보 같은 데서 본 것도 같은데.^^

건우와 연우 님, 메. 메. 메리 크리스마스. 히히
지송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