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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기싸움이다 - 탁석산의 글쓰기 5 ㅣ 탁석산의 글쓰기 5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6년 10월
평점 :
말 잘하는 사람을 동경하고는 있었지만, 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직장을 옮기고 부터였다.제대로 일해 놓고도, 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손해 봐야 했다. 업무에 묵묵히 충실했을 뿐인데, 나에 대한 뒷말까지 묵묵히 들어야했다. 내 변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잘못을 시인하는 꼴로 해석해 주시니 정말 골이 났다.
그깟 말 잘하는 게 뭐라고?
이 바닥은 그게 다였다. 같은 잘못도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랐고, 말 한번 잘못했다가 죽일 년이 되는 정치판이었다. 그렇다고 함구하고 지내면 만만한 사람으로 찍히니, 말을 잘하는 것은 개인의 기질이 아니라 업무능력이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아무리 글을 잘 써도 그 자리 그 상황에서 적절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견해를 논파하지 못하면 정말 살기가 피곤한 시대가 되고 만 것이다. (p.5)
책은 읽다가 읽기 싫으면 언제든 그만 둘 수 있거든. (중략)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는데 듣기 싫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그만 하라고 할 수는 없어. 즉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언제나 개입시킬 수 있다는 거야. 자신이 판단해서 아니다 싶으면 중단 할 수 있다는 얘기지. 하지만 말하기는 달라. 생각을 그 때 그때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상대가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중지는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지. (p. 50)
말하기에 있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내용과 표현력이 거의 대등하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말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목소리 등 형식(표현력)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글을 써서 그 것을 소리 내어 읽으면 말하기가 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다. (p. 63)
큰소리로 말하라. 큰 소리로 말하면 자기도 모르게 확신이 들고 자신감이 생겨 말하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음이 정확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p. 78)
복잡하지 않게 그리고 분명하게 동시에 시간상으로 짧게 말하라. (p. 97)
결론부터 이야기한 다음에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면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p. 124)
임기응변이란 일종의 능력인데 능력이란 구체적인 기술을 말하기보다는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는 잠재된 용량을 말하기 때문이다. 따리 용량을 키우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p. 160)
아주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그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이것저것 끄집어내어 한꺼번에 털어놓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무리 친했던 사이라고 하더라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 왠지 조심스러워지는 법이다. (중략)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거나,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잘 웃거나 하는 태도에 따라서도 그 사람의 교양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교양인이 되자 (p.191)
일상대화법에 대한 책은 몇 권 읽어 봤지만, 업무에서 필요한 내용은 이 책이 더 유용한 것 같다. 이제는 나게 피해가 떠넘겨지기 전에 먼저 지적하는 요령을 터득했지만, 수양은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이젠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ps.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토론에 대한 이야기인데, 쓰고보니 리뷰를 편협하게 써버렸다. 토론을 비롯해 말하기 자체를 잘 못하므로 .... 결론은 일하고도 말짱 도루묵 되지말고, 진정한 "말짱"이 되자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