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구입한지 꽤 되었다. 그래서 열 몇 권을 가방에 담아 왔다.
안나카레니나1,2,3권을 다 읽고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읽을 차례다.
설이 시작하기 전부터 읽고 있는데 진전이 없다.
특별봉사대에 대한 기록과 프란시스코형제의 만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책을 읽어내야지하는데, 과연 언제쯤 읽게 되려는지 자꾸만 다른 것들에만 눈이 돌아간다.
요즘은 잠들기전에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일이 익숙해진 듯 하다. 그래도 힘든 날엔 가끔 그냥 자자고 말하기도 한다.어제 현수는 오빠 방에 가서 <책 먹는 여우>를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해서 그날은 현준이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어주었다. 두 사람을 각기 읽어준다는 일이 쉽진 않다. 그래도 더 긴 책을 읽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욕심이 싫지는 않다.
수, 목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열혈시청하느라 남편에게 잔소리를 좀 듣는다.
김수현이 읽었던 <신기한 여행>이 궁금하다. 구매할까말까 고민중이다.
그리고 <폭풍우 치는 밤에> 시리즈도 궁금해서 장바구니에 담을까말까 고민중이다.
요즘 우리 현수는 <겨울왕국>에 매료되어 let it go를 열심히 부르고 다닌다.
더빙으로 보았는데 나중에 DVD를 구매할까 생각중이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 스마트폰을 은근슬쩍 가져다가 겨울왕국 관련 동영상이란 동영상은 죄다 뒤져서 본다.
언어감각은 뛰어난데 수학적 머리는 좋지 않은 듯 자꾸만 덧셈 뺄셈의 규칙을 헷갈려한다. 문제 몇 개 푸는데 서로 진을 빼고 어느 날은 드디어 엄마가 호통까지 치는 ㅜㅜ 엄마가 애들을 왜 못 가르쳐라고 의기양양했는데 도무지 가르쳐줘도 모르는 우리 딸을 어찌 초등학교에 보낼까 걱정이다. 이제 곧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 가는데 아들이랑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걱정이다.
나는 외우지도 못하는 let it go는 그리도 잘 부르는데, 셈은 그리 늦는지 모르겠다. 수학은 재미가 없는가보다.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만 잘 할 순 없는데 어쩌냐 걱정이다.
요즘 남편이랑 스마트폰으로 영화보는 재미에 빠졌다.
<버틀러:대통령의 집사> 흑인인권운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흑인을 인정하지 않는 백인의 사회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고 일에 대한 성실함으로 인정받은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비포 미드나잇> 비포 선라이즈를 봤던게 20대였는데 지금은 어느새 그들과 같은 40대다.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쩜 우리랑 똑같지, 하고 위안을 받았었다.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하다.
<어바웃타임> 세상의 중심의 '나'가 있다. '나'의 기억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 남자 정말 매력적이었다. 내게도 이런 능력이 있다면, 난 과연 무엇을 했을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역시 로맨틱한 영화가 좋다.
<사랑은 타이핑중> 로맨틱코미디 영화는 보는내내 사람을 즐겁게 흥분시킨다. 그와 그녀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늘 거리를 두는 남자때문에 애가 탄다. 하지만 결국 사랑은 이루어지고, 그녀는 멋지게 타이핑 우승까지 하는 해피엔딩 좋다.
<한 여름의 방정식> 어느 여름 날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섬세한 일본 영화란 생각에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역시 남주는 잘생기고 똑똑해야한다는 생각도 함께했다.
<결혼전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의 좌충우돌 이야기, 역시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나름 재밌게 봤다. 이연희가 옥택연을 떠나 제주도 그에게 간 게 가장 좋았다. 역시 사랑은 타이밍인 듯하다.
<투 마더스> 바다가 너무 예뻐고 눈이 부셨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는 그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역시 공감을 못하는 나는 아줌마인가보다. 친구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다니, 맙소사다. 하지만 그들이 아름답고, 멋진 청년이었음은 분명하다. 이게 실화라는 사실은 정말 충격 그 자체다. 어쨌든 아름다운 바다와 아름다운 청년,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녀들은 아름다웠다.
<프라미스드 랜드> 거대기업의 횡포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린 눈을 뜨고 있지만 여전히 무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많이 우울했다. 설에 시댁에서 시아버지께서 박정희를 칭찬하며 우리 민주주의가 너무 빨리 왔다는 말씀만 하지 않으셨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가르치기 좋아하는 며느리가 아버님, 그건 아니죠. 했더니 남편에게 동의를 구하시는 시아버지, 결국 남편은 다른 화제로 말을 돌리고, 우리 그렇게 우울했다. 매일 그렇게 TV조선만 시청하시더니, 난 정말 어찌해야할지 몰라, 그만 들어가서 영화나 봤다.
<캐리>아,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줄 알았으면 안봤을 것을, 하고 후회를 해도 소용은 없었다. 이런 스릴러는 이제는 정말 싫다. 캐리를 낳는 엄마의 무지함에서부터 그걸 알아보고 그만 봤어야했는데 결국 어찌 끝나나 궁금해서 끝까지 다 보고는 식욕을 잃고 의욕도 잃어버렸다.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세상의 것을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교훈적인 생각으로 마무리했다.
한 주가 금방 지나가는 느낌이다.
월요일에 아이가 개학을 했는데, 어느새 목요일이다.
그나마 5교시 수업하니 조금 여유가 있는 날이라 알라딘에 들어와 오랜만에 긴 페이퍼를 쓴다.
다음주면 종업식과 졸업식, 2월 한 달은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달인 것 같다.
인사동에서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한다. 애들 데리고 시간내서 다녀오고 싶다.
근데 왜 벌써부터 멀미가 나지?
아이들도 친근하게 느끼는 그림이라 꼭 데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