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날이다.
아이들 데려오고 에어컨을 켤까 말까 망설이다가 선풍기 바람 쐬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다. 현준이 태권도 가야할 시간에 맞춰 울린 알람소리에 놀라 깼다. 거실을 나와보니 문은 활짝 열려 있는데 에어컨은 열심히 가동중이다. 28도......언제부터 돌아갔는지 모르지만 온도가 내려갈리가 없다.ㅠ.ㅠ
현수가 에어컨을 켰다는데 언제부터 켰건지 알 수가 없다. 대략 한시간은 켰을 것 같다. 그냥 문 닫고 에어컨을 켜두는 거였는데......ㅠ.ㅠ
천방지축 맘대로 휘젖고 다니는 현수를 오늘 제대로 훈육했다. 절대 자기 물건이 아니면 안 만지겠단다. ㅠ.ㅠ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현수의 만행을 즉각 보고하지 않은 현준이, 얼른 태권도장으로 날아갔다. 얼른 나가는게 저에게 유리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더운날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난다. 그깟 에어컨 한시간 가동한 것이 애보다 중요하진 않다. 결국 몇푼 아끼려던 나의 쪼잔함이 나를 화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