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룻배를 타고 청령포를 들어가는 길, 아이들은 또 배를 타게 된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뗏목과 사뭇 다른 느낌의 배이고 또 잠깐만 타고 내리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청령포로 들어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며 사진을 한장 찍었다. 흐리고 비오는 날임에도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다.
한때 왕이었던 자가 강등되어 이곳에 갇혀 지내게 되었을때 느꼈을 두려움과 서러움 그리고 애절하고 원통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기 전에 좋은 정보를 주셨던 순오기님 덕분에 관음송을 정말 뚫어져라 보고 왔다.
어린 단종의 애절한 울음을 보고 들었다하여 관음송이라 이름 지어졌답니다. 소나무 한몸에서 두 줄기로 솟아오른 것이 단종의 애절함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지요. 아이들과 그 뒤로 망향탑과 노산대에 올라 동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멋진 풍광에도 단종의 애달픈 마음이 담겨 있었겠지요. 그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하며 소나무숲을 거닐고 다녔습니다.
여행내내 앞장서서 다니던 우리 아들의 뒷모습, 경이로웠답니다. 그리고 한가지 우리는 그래도 참 좋은 시절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나무로 잘 만들어진 계단을 쉽게 오르내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을 드나들고 있으니 말이에요.
청령포에서 오락가락하는 비와 함께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는 조선인님이 추천하셨던 곤드레국밥을 먹으러 갔답니다. 곤드레~~만드레~~어느 가수의 노래가 생각나더라구요. 하지만 그것과 전혀 상관없이 곤드레라는 풀이 있답니다. 그것으로 국도 끓이고 밥도 짓는다더군요. 저흰 국밥만 시켰답니다. 말씀대로 너무 맛있어 국물까지 모조리 남김없이 먹어 치웠답니다. 청령포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배가 무척 고프기도 했지요.
취나물, 깻잎나물, 무나물, 김치, 깍두기 그리고 곤드레국밥.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그 맛은 일품이었어요. 우리 아이들은 나물을 워낙 좋아라해서 나물도 남김없이 모두 먹었지요. 여행지에서 가장 행복할때는 아무래도 맛난 음식을 먹는게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