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네 유치원은 내일 방학식을 한다. 그럼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방학을 하게 된다.
현수네 어린이집은 7월 30일에 방학식을 한다. 그리고 8월 8일까지 쉬게 된다.
아이들이 겹치는 기간은 7월 31일부터 8월 8일.
남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큰아이 방학에 맞춰 작은아이도 보내지 말라고 한다. 현준이도 현수가 은근 안가길 바라는 것 같다. 아마 현수도 오빠가 유치원 안간다고하면 자기도 안가겠다고 버틸수도 있다. 그게 좀 걱정이긴 하다.
우선 현준이 방학 전에 나는 영화를 한편 볼 생각이었다. 그건 오늘 해냈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를 보고 왔다.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았다. 생각할게 많은 영화는 언제나 좋다. 그리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좀 자를 생각이었는데 현준이의 머리도 많이 자라 이건 현준이 방학때 함께 해야겠다. 내일 하루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네시간이 남았다. 신간평가단 도서로 온 책을 읽을 것인지 아니면 외출을 하고 올 것인지 아직 미정이긴 하나 책은 어떤 상황이라도 읽긴 할 것이다. 외출을 하지 않으면 미뤄두던 냉장고 청소를 한판 할까 생각중이다. 냉장고 속에 뭐 그리 들은게 많은지 정리가 잘 안된다. 그러고보니 나의 책상도 정리가 참 안됐다. 정신이 산만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글을 쓰다보니 내일은 정리의 날로 정해야겠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현수는 방학전까지 어린이집을 보낼 것이다.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올해가 아니면 현준이와 단둘이 놀이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내년엔 같은 유치원에 다니게 될테니 말이다.
현준이와 단둘이 놀 수 있는 날은 6일, 하루는 미용실에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또 하루는 도서관에 데려갈 생각이다. 현준이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데 방해꾼 현수때문에 도서관 나들이를 자제하고 있었다. 현수가 없는 도서관 나들이는 현준이와 나에게 최고일 것 같다.
또 하루는 단둘이 영화를 보러가야겠다. 오늘 극장에서 접한 소식으로 29일에 도라에몽이 개봉한다는 광고지를 보았다. 현수로 인해 집중하는게 늘 어려웠는데 아마도 우리 둘이만 본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루는 몽촌토성을 다녀올 생각이다. 버스타고 서울 나들이도 하고 산책도 하면 좋을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잠실역으로 돌아와 서점에 데려가야겠다. 현준이가 사달라는 책을 현장에서 한권 사올 생각이다.
6일중 4일의 계획은 세웠는데 나머지 이틀은 무얼하고 놀까 아직도 생각중이다. 집앞을 벗어나서 놀아보고 싶은데 도통 아이디어가 더 나오지 않고 있다.
좀 더 고민 좀 해봐야겠다. 현준이와의 놀이는 오전 시간에 해결해야하는 것들이라 좀 아쉽긴 하다. 그래도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 좀 해봐야겠다.
현수를 낳고나서 아니 갖고나서 현준이에게 늘 미안했다. 오빠니까 양보해야하고 배려해야하고 싸워도 더 많이 혼나고 현수가 잘못하는 것까지 어떨땐 덤태기 쓰기도 하고 엄마만 그런게 아니라 아빠도 그랬던 것 같다. 모든 현수도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해서 현준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친 것도 많았던 것 같다. 이번 일주일이 아니면 현준이와 단둘이 데이트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현수는 여자 아이니 점점 자라면서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겠지만 현준인 남자 아이라 엄마랑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 물론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들이랑 단둘이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일주일이란 생각에 더 많이 잘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