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내내 일하는 남편때문에 주말내내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힘이 들었었다.
두녀석은 하루종일 티격태격 싸우고 목욕 시키고 낮잠 한번 자라고해도 현준인 결국 잠도 안 자고, 심지어 남편은 갑자기 회식을 한다고해서 저녁까지 너무 힘들었었다.
그리고 오늘 남편이 쉬는 날이었다.
비가 온다고해서 일이 많이 잡히지 않아서 차량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단다. 그래서 늦게까지 술마시고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다녀왔으니 12시가 넘어서 들어왔던 것 같다. 12시를 기점으로 너무 피곤해서 자버렸다.
아침 6시에 일어나보니 남편은 아이들 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고 오늘 일을 쉰다며 계속 잠만 잘 기세였다. 술 마시고 차를 두고와서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도 가지 못하게 되어 차를 가지러 가자고 했다.
현준이 현수를 유치원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청소해놓고나서 차를 가지러 가던 중, 얼마전 액정이 깨져 볼품없어진 휴대폰을 바꾸자고 나를 설득한다. 남편 것은 벌써 두번째 깨졌는데 액정 갈아끼우는 것만 8만원이었다. 또 갈아 끼울 생각하니 너무 아깝다고 약정기간도 끝났으니 바꾸자고 한다.
남편이랑 한참 연애하던 중에도 커플 요금제가 있었던 K사 휴대폰으로 똑같은 것으로 바꾸었고, 결혼하고나서 L사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이모님때문에 번호이동하며 휴대폰을 바꾸었었다. 그리고 이번에 세번째 바꾸게 된 것인데 이번엔 S사로 번호이동을 하였고 휴대폰을 똑같은 것으로 했다.
휴대폰 바꾸고 시내로 나가서 신한은행 들러 모바일뱅킹 신청하고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차를 세워둔 곳까지 다녀왔다. 가는 길에 개나리 진달래도 보고 북한강물도 보고 날씨만 좀 더 좋았다면 좋았겠단 생각을 했다.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불던지......
차를 가지고 집근처로 돌아와서 동네의 맛있는 해장국집에 들러 남편 속도 좀 풍어주고나니 아이들 끝날 시간이라 난 큰 아이를 데리러가고 남편은 작은아이를 데리러 갔다. 그리고 다시 아이들 병원 데리고 갔다와서 국민은행 들러 모바일뱅킹을 신청하고 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파트 장들어 온 날이라 달걀 한판하고 파, 두부를 사고, 오징어를 샀다. 오늘 저녁엔 오징어 찌개가 먹고 싶다고......아이들은 오징어 데쳐서 잘게 썰어주었다. 두부는 날이 더워 조금 오래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모두 썰어 부쳐두었다. 두부 부침과 오징어, 옆동에 사는 언니가 속초에서 사왔다고 조금 덜어서 준 오징어 젓갈, 며칠전에 무쳐두었던 오이 부추 무침, 김치, 마늘장아찌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집에 돌아와서 내내 누워있던 남편은 벌써 잠자리에 누웠고 낮잠을 살짝 잔 현수는 아직 잠이 들지 않아 이방과 저방을 왔다 갔다 했다.
오랜만에 남편 손 붙잡고 15분정도 걸어 시내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는 일이 가슴 설레고 좋았다. 아직도 가슴이 떨리는 순간들이 있구나. 매일 똑같은 일상에 가끔 이런 일이 있으면 참 좋겠다. 이런 재미가 있으니 또 살아가는 거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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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동생을 보내고 처음으로 전화가 왔다. 딱 일주일만이구나. 막내 작은엄마가 그동안 고마웠고 미안했다고 전화하셨다. 돈이 여유가 생기면 문제집 값이라도 보내주겠다고 하시는데, 달을 채우지 못한 미안함이 커서 그러지 마시라고 했다. 다음에 시간되면 맛있는 것 먹자고 하고 말았다. 아들이 잘못해서 생긴일이니 오히려 미안하고 고맙다고 거듭 얘기하셨다. 그런데 결국엔 방학 동안엔 우리집에 보내고 싶단 얘기를 하신다. 그건 그때가서 이야기 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녀석이나 나나 서로가 지친 것 같은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발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