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수는 조금밖에 울지 않았던 것 같다. 무려 3시간이상을 어린이집에 있었는데 전화가 없었고 밥도 잘 먹었단다. 데리러 갔을때도 오늘은 웃는 얼굴이었다. 나를 보며 하는 말이
"엄마, 하나만 울었어." 하며 집게손가락 하나를 펼쳐보인다.
울지 않고 아이를 마주하니 너무 예쁘고 대견해서 볼에 뽀뽀하고 꼭 끌어안아주었더니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계속 한다는 말이
"엄마, 나 하나만 울었어."이다.
아침에 헤어질때 눈물을 보이긴 했지만 얼른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현준이의 입학식이 있었는데 아침 식사를 무려 1시간 20분동안 했다. 이 녀석들 밥상 앞에서 장난만치고 밥은 안 먹고 수다만 떨고 있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밥을 다 먹이고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현수 먼저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현준이 손을 잡고 서둘러 유치원으로 갔다.
유치원 입학식에 선생님들은 특별 공연을 준비하시고, <개구리왕자와 공주 그리고 뿡뿡 마녀>이야기를 연극으로 하셨다. 아이들은 정말 재미나게 보았고, 작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유치원에 고맙기도 하고 선생님들 고생 많았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또 마음이 바뀐 것이 현준이가 처음 들어갈때 목에 걸었던 원아증을 나오면서 받아들었더니 이름이 전혀 다른아이의 원아증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가서 처음 만난 선생님께 얘기했더니 원아증을 받고 월요일에 교환해주겠다고 한다. 왜 또 하필이면 현준이 것이 바뀐 것인지, 작년 입학식에는 신발장에 이름이 없어 서운하게 하더니 올해는 원아증을 바꿔서 주다니......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자고 하면서도 또 소심한 나는 월요일에 안 챙겨줄까 또 걱정을 한다.
현준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큰 행사하나 마치고 난 것처럼 긴장이 풀리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살 기운이 감돈다. 현수가 점심을 다 먹었을 시간쯤 어린이집에 전화했는데 오늘은 많이 울지 않았다고 1시반쯤 데리러 오라고 한다. 이제 서서히 적응을 하고 있는 듯 어제보다 무려 한시간을 더 있었다.
이 글만 올려놓고 조금 쉬어야겠다.
내일이면 주말이니 눈물바람에 헤어지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구나. 잘 버텨주어서 고맙다. 현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