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 유치원 방학이 시작되던 날부터였다. 우리 식구가 저녁을 일찍 먹고 집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뛰어 놀기 시작했다. 남편이랑 연애할땐 친정 근처의 하천에 트래킹 코스를 매일 만나서 달렸었다. 결혼하고 큰 아이 낳기 전에도 집 근처의 초등학교에 내려가서 달리기를 했었고 큰 아이가 돌이 지나 걸음마를 할 무렵부터 집 근처를 돌며 산책을 종종했었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나서부터는 집 근처를 도는 것도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도 모두 귀찮아져서 아이들 놀이터 데려다놓고 의자에 앉아서 지켜보기 일쑤였다. 그래서 결국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했는데 아이들 만삭때의 몸무게가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남편 드디어 안되겠다고 밖으로 나가서 걷든가 뛰든가 하자고 손을 잡아 끌었다. 그렇게 지금은 온가족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놀게 되었다. 아이들은 여러 바퀴도는게 힘에 겨우니까 남편과 번갈아가며 지켜보며 줄넘기를 하고 각자 5바퀴 이상 운동장을 돌고 줄넘기 500회 이상 하기로 했다. 처음 운동장을 돌고 온 날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살을 꼭 빼야할까 싶었다. 그냥 이대로 살면 안될까했다. 남편은 그런 나를 살살 달래며 살이 쪄서 미워서 그런게 아니라 앞으로 중년이후의 삶을 편안하게 살자고 그런단다. 건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것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자는 것이다.
요즘 가끔 남편과 내 배가 너무 많이 불렀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쉽게 빠질 것 같지 않아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자꾸만 들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니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남편은 한밤중에 배가 고프다고 먹을 것 좀 없냐고 먹을 것을 찾고, 나는 어떻게든 운동하기 싫어서 꾀를 부리게 되는데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잘 알기에 서로를 잘 다독이며 잘 참아가고 있다.
한달쯤 지나야 효과가 나타날까? 아직도 우리의 몸매와 몸무게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