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가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드디어 엄마 품을 떠나 친구들과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엄마 아빠의 마음은 걱정이 많았는데 입학식을 하는내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생님 말씀에 따라 일어서고 앉고 노래부르고 손뼉치며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더군요. 주변에 우는 아이들이 많았는데도 거기에 휩싸여 울지 않고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입학식이 끝나고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할 동안 마술쇼를 관람했다. 다 끝나고나서 우리와 만나 밖으로 나오면서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했는데 오전에 비가온 관계로 놀이기구가 다 젖어 안된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시무룩해졌다. 앞으로 놀 수 있는 날이 더 많은데도 좀 서운했나보다.
유치원복이 너무 커 보인다.ㅎㅎ얼른 자라라, 현준아!!!
어제 입학식을 하고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유치원에 가야하는데 익숙치 않으니 가기가 싫었던지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고 심지어 울기까지 했다. "엄마, 나 아픈 거 같아. 잉잉잉~~~" 얼른 가서 꼭 끌어안아주고 유치원가는게 겁나느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가? 오늘은 엄마 같이 안 있어?" 그런다. "엄마랑 현수가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 올게. 꼭이야, 약속해. 걱정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놀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그럼 엄마가 금방 올게."했더니 그제야 아침밥을 먹고 옷을 챙겨입고 유쾌하게 유치원으로 갔다. 한편으로 걱정 되었는데 오늘 하루 잘 보냈단다. 심지어 다른 친구들이 엄마 보고 싶어 울었다고, 자기도 보고싶었지만 엄마가 곧 온다고 해서 기다렸단다. 그러고는 오늘 '안녕'이란 노래를 배웠다고 신나게 불러댔다. 친구들이랑 노는게 재미있다니 그동안 집에서 너무 심심했던 것 같다. 게다가 내 걱정과 다르게 현준이는 괜찮은데 현수가 오빠가 없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고 집으로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고생을 좀 했다. 우는 아이 들쳐매고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한참을 울었다. 같이 놀아주던 오빠가 사라졌으니 그 마음 알 것도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오늘 두 녀석 더 친밀하게 더 잘 지낸 것 같다. 하루종일 붙어 있었으니 서로들 스트레스를 받긴 받았었나보다. 사이좋은 남매가 되어가는 것 같아 한시름 놓았다. 현준이 유치원보내놓고나면 좀 한가해지려나 했는데 오히려 현수에게 더 많이 매달리게 되었다. 그래도 현준이가 유치원생활 잘 해나가니 더 바랄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