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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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미각을 소유한 자, 새로운 재료와 요리법에 대한 도전을 즐기는 자, 값싼 가격에 진한 맛을 내는 요리를 만들고 싶어하는 자, 새로운 재료를 통한 회춘을 꿈꾸는 자 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이다.

코타는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면서 값싼 가격에 최고의 맛을 내고자 노력하는 젊은 요리사이다. 그런 그에게 최고의 맛을 지니고 예약 손님이 넘쳐난다는 레스토랑에서 하는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하게 되는 기회가 온다. 같은 요리사로서 어떤 최고의 맛을 나올까하는 호기심과 기대가 뒤섞인 가운데 참석하게 된 그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요리사의 맛을 보게 되고 우연히 같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된 저명한 요리 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나카지마 히로미치에게 미각에 대한 칭찬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 나카지마 히로미치 주변의 사람들이 살해되고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경찰들이 개입하게 되고 열혈형사 아오야마가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으로 빠져들게 된다.

과연 미식가에게 음식이란 어떤 것일까? 나카지마 히로미치와 루이 뱅상 신부에게 음식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니, 절로 쓴맛이 넘어온다. 인간의 욕망이란 끝이 없어서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그것을 자신들의 생각에 맞게 합리화시키는 나카지마 히로미치와 루이 뱅상 신부를 모습을 보니, 인간이 가장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미식을 향한 열망을 채우기 위해 요리를 하는 이시구니 천재 요리사에게도 자신들의 미식과 회춘을 위해 살인도 서슴치 않는 나카지마 히로미치와 루이 뱅상에게도 더 이상 인간다운 모습은 없다. 고기를 먹는 습성을 교묘하게 숨기고 귀여운 얼굴로 대나무를 먹고 있는 팬더의 모습을 상상하니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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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이철승 지음 / 쿠오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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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이 책은 영화의 도시 LA와 그 주변 지역에서 촬영되었거나 배경이 된 영화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아 두고 있으며 그 영화를 보았던 사람에게는 향수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동경을 심어준다. 미국 LA는 세계 최대의 '영화 도시'이다. 그 속에서는 수많은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밤과 낮을 꼬박 바쳐가며 자신들의 열정을 뿜어내고 있는 곳이라 생각하면 한편 부러움과 동경을 갖게 된다. 그들을 그 곳으로 이끄는 힘을 가진 점이 대단하고 또 그 장소에서 우리가 감탄에 마지않는 좋은 영화가 탄생된다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집약적인 열정이 모인 장소에서 도시 LA에서 촬영된 영화들을 1, 2, 3부로 나누어 작가의 생각과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1부에서 소개된 영화들은 다양한 인종들 이야기와 계층 간의 충돌을 다룬 영화를 소개한다. 그중에는 LA에서 촬영되었지만 배경은 다른 지역인 영화들도 많았고 우리에게 익힌 익숙한 배우들의 작품도 있고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그 영화의 참 묘미를 느끼지 못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들도 있다. 2부에서는 현대인들의 직면한 불안감과 삶에서 느끼는 절망감을 표현한 영화들과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  결혼을 앞두고 중년의 두 친구가 와인여행을 떠났던 '사이드 웨이'가 최근에 DVD로 본 영화라 기억에 남는다. 그외에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잘 표현한 영화라 좋아하고 영화 '세븐'은 전반에 흐르는 청회색 톤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마지막 장면에서 다 표출한 것 같아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많은 여운을 남겼던 영화였다. 3부에서는 거대 자본이 유입되는 할리우드의 미면을 다루며 다양한 영화제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 실린 100여 컷의 사진을 음미하며 따라가다 보면 소개된 영화를 보았던, 보지 않았던 상관없이 그 영화의 길에서 가슴이 설렌다. 영화가 주는 힘은 우리가 삶에서 지칠 때 웃음과 눈물을 보여주여 더 많은 웃음과 눈물을 끌어내고 우리가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영화 속에서 그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꿈을 꾸고 때론 행복해지고 또 때론 슬픔이 더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 심각하지 않게 내가 본 영화들과 아직 미처 보지 못한 영화 이야기를 사진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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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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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나면 먼저 읽은 분들과 비슷한 심정을 갖게 된다. 난 정말 제주도를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것과 제주도를 세 번 정도 갔다 왔는데, 도대체 뭘 보고 온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비슷한 관광코스로 돌다가 별로 까탈스럽지도 않으면서 제주 특색이 물씬 풍기는 음식을 먹어 볼 생각조차 않하고 서울에서 매번 먹던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휘익 둘러보고는 이게 다 인가봐 했었던 것 같다. 제주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시내에서, 관광지에서 맴돌다 돌아 온 것이다. 그러니 내가 제주도를 알면 얼마나 알았겠는가.......

그런데 이 책은 그마저도 너는 제주도를 전혀 모른다고 이야기해준다. 수박 겉핥기도 못했다는 소리이다. 얼핏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제주도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제주도와 같은 공간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고 환상적인 하늘과 바다, 나무와 연결 된 길이 이렇게도 많이 있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저자의 고향이기도 한 제주를 23년의 기자생활을 그만두고 홀로 떠난 산티아고 길에서 자주 떠올렸고 돌아오면서 올레 길을 만들고자 마음을 먹었고 실천에 옮기어 현재는 여덞 코스 105킬로미터의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의 의지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올레 꾼들이 만들어낸 성과로 생각된다. 해마다 가을이면 친구들과 여행을 꿈꾸고 외국의 먼 곳을 꿈꾸었다. 하지만 이젠 그리 멀리 나가지 않아도 그리 큰 부담감을 안지 않아도 되는 제주도 올레 길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제주도로 여행을 가서 올레 길을 걷게 된다면 제주도의 돌 하나, 바람 한 점, 하늘의 구름 한 조각까지 마음 속에, 눈 속에 깊이 담아 오고 싶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주도의 특색 있는 음식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책 속에 저자가  소개한 갈치 국, 제주 순대, 고기국수, 돼지 갈비, 자리 젓 등을 맛보고 싶다. 새로운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이미 놓쳤다는 것이 새삼 아쉬울 정도로 책을 읽는 동안 입맛을 다시게 한다. 멀리서만 흘낏 보고 말았던 해녀들의 모습도 그립고 책 속에 등장하는 바다와 산, 길들을 하염없이 걸으면 먼저 다녀 온 그들처럼 행복해지고 싶다. 마음은 이미 제주도 언저리를 헤매고 있다.

친구들! 우리 멀리 갈 생각 말고 제주도 올레 길을 걸어보자. 그래서 못 다한 이야기와 마음속 응어리를 다 풀어내고 잊고 놓아 버리고 돌아오자. 그러려면 가까운 곳부터 걷기 연습을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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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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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자신만의 책읽기 방법을 갖고 있을 것이다. 속독하듯이 빨리 정보만 수집해서 읽는 사람들도 있고 한 권의 책을 며칠 동안 붙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각자 자신들에게 맞는 책읽기 방법을 하고 있다. 나의 경우는  책읽기 방법이 조금 변한 편인데,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나름 노력 중이다. 원래 나의 책 읽기는 한 권의 책을 한 일주일 정도 읽는 편이었다. 워낙 책 속 이야기를 좋아해서 주 인물들과 혼자 공상 속에서 대화(?)도 하고 상상도 하기를 좋아해서 천천히 읽는 편이고 더 나아가서는 가까운 친구나 주로 엄마에게 감명 깊게 읽는 책 이야기를 해주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들어서는 갑자기 책 읽는 속도가 순식간에 빨라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나 혼자 책 읽고 좋아했기 때문에 잘 몰랐었는데, 주위에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지다보니, 왠지 모를 경쟁심내지 책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분이 이 책을 읽었다고 하면 그 책도 읽고 싶고 또 다른 분이 좋은 책을 읽었다고 하면 또 그 책이 욕심이 나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빠르게, 빠르게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신간위주로 읽은 책들은 많아졌는데, 나의 독서력이 발전 했느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신간도 더 빨리 읽고 싶고 빨리 접하고 싶었던 욕심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조금씩 앗아가기 시작했다. 어느 시점부터 딱히 감명 깊게 읽을 책을 발견하기 힘들었졌는데, 그것은 내 탓이다. 그저 눈으로만 읽었기 때문에 행간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전체 줄거리만을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물며 전에는 좋아하는 몇 권의 책은 두세 번도 더 반복해서 읽고 하면서 매번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었는데, 최근에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드디어.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을 읽으면서 다시금 나의 책 읽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때마침 최근에 책 읽기를 하면서 뭔가 자꾸 빠진 것 같고 나만의 책 읽기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음을 느끼던 시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서 위안을 얻고 있다. 예전의 책을 천천히 읽으며 좋아했던 그 시기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작가의 말처럼 슬로 리딩을 하면서 예전에는 알았지만 지금은 놓치고 있었을지 모르는 작가의 의도, 의미, 감성을 느끼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열망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여전히 나는 신간이 좋고 다 읽어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읽어나가 보려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천천히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책읽기 속도를 맞출 수 있다면, 빨리 읽으면서도 행간의 의미, 감동을 다 느낄 수 있다면 굳이 한 권의 책을 일주일이나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난 이번 기회에 예전의 책을 읽던 습관대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저 조금만 책을 읽고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다시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한다. 책과 책을 읽는 사람사이에도 시기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 데, '책을 읽는 방법'은 시기적절하게 만난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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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의 심리학 -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놀라운 여행
리타 카터 지음, 김명남 옮김 / 교양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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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한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스스로 깜짝 놀라거나 당황스러웠던 경험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내가 원래 이렇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나 싶으리만큼 가는 목소리에 빨갛게 상기 된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내가 이런 당돌함을 갖고 있었나 할 정도로 어떤 일에 대해서는 대범하게 행동하는 나를 보면 스스로도 놀란다. 이렇듯 내 안에는 많은 내가 있고 그 인격들이 적절한 순간에 표면으로 등장했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종종 당혹스러울 정도로 난감한 상황에 엉뚱하게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 경험들이 있어 나중에 많은 후회와 자책을 하며 도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왜 해서 이런 오해를 받게 될까 하면서 뒤 늦은 후회와 변명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평소에 잘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끔 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다중인격의 심리학'의 저자는 하나의 진정한 자아는 없으며 영원히 변치 않는 본질적인 ‘나’라는 믿음은 망상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다중성은 인간의 뇌가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그때그때 적응하고, 융통성을 발휘해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행동했던 평소와는 다른 행동들은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겉으로 표현되면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지나치게 밝고 잘난 척을 하고 있다면 잘난 척하는 인격이 드러나 있는 것이고 때와 장소에 맞지 않게 소심하거나 우울해한다면 소심한 인격이 나와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항상 불안감에 싸여 있다면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격이 표면에 나타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내부비판자, 현자, 외부비판자, 광대, 파티 광, 잘난 척하는 나, 혼자 있고 싶은 나, 억울한 나 등 사람마다 각기 다른 내 안에 숨어 있는 인격들이 하나의 단일 인격이 아닌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수많은 내 안에 존재하는 인격들을 통합하고 서로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면 시기적절하게 상황에 맞는 인격이 나와 나의 존재를 더 편안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의 후반부에 다중인격들을 통합한 사례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안의 다중인격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었다. 소심한 인격, 잘난 척하는 인격,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격, 게으른 인격 등등 많음을 책을 읽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내 안의 인격들을 통합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좀 더 방법들을 터득하고 익숙해지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내 안의 인격들을 인정할 수 있는 단계이다. 내 안의 다중인격들을 인정하고 나니,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인격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단계까지는 아닐지어도 상황에 맞게 인격들을 제어하거나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긍정적이고 밝은 '나'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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