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인격의 심리학 -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놀라운 여행
리타 카터 지음, 김명남 옮김 / 교양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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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한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스스로 깜짝 놀라거나 당황스러웠던 경험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내가 원래 이렇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나 싶으리만큼 가는 목소리에 빨갛게 상기 된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내가 이런 당돌함을 갖고 있었나 할 정도로 어떤 일에 대해서는 대범하게 행동하는 나를 보면 스스로도 놀란다. 이렇듯 내 안에는 많은 내가 있고 그 인격들이 적절한 순간에 표면으로 등장했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종종 당혹스러울 정도로 난감한 상황에 엉뚱하게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 경험들이 있어 나중에 많은 후회와 자책을 하며 도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왜 해서 이런 오해를 받게 될까 하면서 뒤 늦은 후회와 변명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평소에 잘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끔 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다중인격의 심리학'의 저자는 하나의 진정한 자아는 없으며 영원히 변치 않는 본질적인 ‘나’라는 믿음은 망상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다중성은 인간의 뇌가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그때그때 적응하고, 융통성을 발휘해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행동했던 평소와는 다른 행동들은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겉으로 표현되면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지나치게 밝고 잘난 척을 하고 있다면 잘난 척하는 인격이 드러나 있는 것이고 때와 장소에 맞지 않게 소심하거나 우울해한다면 소심한 인격이 나와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항상 불안감에 싸여 있다면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격이 표면에 나타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내부비판자, 현자, 외부비판자, 광대, 파티 광, 잘난 척하는 나, 혼자 있고 싶은 나, 억울한 나 등 사람마다 각기 다른 내 안에 숨어 있는 인격들이 하나의 단일 인격이 아닌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수많은 내 안에 존재하는 인격들을 통합하고 서로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면 시기적절하게 상황에 맞는 인격이 나와 나의 존재를 더 편안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의 후반부에 다중인격들을 통합한 사례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안의 다중인격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었다. 소심한 인격, 잘난 척하는 인격,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격, 게으른 인격 등등 많음을 책을 읽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내 안의 인격들을 통합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좀 더 방법들을 터득하고 익숙해지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내 안의 인격들을 인정할 수 있는 단계이다. 내 안의 다중인격들을 인정하고 나니,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인격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단계까지는 아닐지어도 상황에 맞게 인격들을 제어하거나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긍정적이고 밝은 '나'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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