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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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메일로 교감을 하고 사랑과 이별을  실제 생활에서의 경험만큼이나 짙게 느꼈던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두 사람의 사랑 엿보기, 감정 공감하기, 사랑을 꿈꾸기 등 여러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비록 메일로 시작한 두 사람, 에미와 레오지만 그들의 사랑의 감정은 열정적이고 다양한 감정들의 집합체로 생각될 만큼 시종일관 공감하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급작스런 이별 후에 일 년여 만에 다시 시작된 그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사랑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서로를 되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달콤함을,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사랑의 용기를 줄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읽는 동안 달콤 쌉쌀했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 미소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가슴 찡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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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파라다이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굿바이 파라다이스
강지영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굿바이 파라다이스'는 모든 살인과 죽음이 너무 가깝게 느껴져 오히려 실감이 잘 나지 않는 묘한 느낌을 준다. 분명 문장 속에서는 잔인하고 극한 폭력이 난무하는데도 자연스럽게 읽히다, 순간 헉!! 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있다. 소외되고 억눌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솔직히 듣고 싶지가 않아 귀를 막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보라고 한다. 자신들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왜 억울한지, 왜 폭력적인 죽음과 함께 숨을 쉬고 있는지....... 

열편의 단편들이 '죽음'을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들려준다. 얼마나 죽음이 가까이 있고 서로를 인간이 아닌 하나의 소유물로 보았을 때, 얼마나 허망하고 부시고 버리기 쉬운 존재로 전락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만들고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감정적, 사회적 장치들이 안전한지 둘러보게 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탈출구도 안전한 곳은 없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가득해진다. 

열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오는 그녀, 그의 슬픈 이야기 속 살인과 죽음에, 잊고 살고 싶었지만 잊혀 지지 않는 악몽 같은 기억 때문에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에, 추악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침몰되어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가뿐 숨을 내쉬면서도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끝까지 들어보라는 작가  강지영의 목소리에, 글의 힘에 듣게 되고 읽게 된다.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한 작가의 소설집은 쉽게 읽히는 내용이 아니어서도 조금 망설여지지만 읽기 시작하면 작가의 다양한 죽음의 향연 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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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죽음의 진혼곡
    from red 2009-10-16 16:28 
    '굿바이 파라다이스'는 모든 살인과 죽음이 너무 가깝게 느껴져 오히려 실감이 잘 나지 않는 묘한 느낌을 준다. 분명 문장 속에서는 잔인하고 극한 폭력이 난무하는데도 자연스럽게 읽히다, 순간 헉!! 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있다. 소외되고 억눌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솔직히 듣고 싶지가 않아 귀를 막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보라고 한다. 자신들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왜 억울한지, 왜 폭력적인 죽음과 함께 숨을 쉬고 있는지.....
 
 
 
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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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즈텍의 비밀'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 꿈꾸었을 모험이야기로 가득하다. 꿈과 모험이 가득하고 더불어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미모에 지성미를 갖춘 여자 주인공과 멋진 외모와 지성, 귀족신분으로 무장한 남자 주인공의 조합이면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부모님이 고고학자, 인류학자이셨던 핀은 학문과 배에만 관심을 두고 살았던 귀족 빌리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모험의 선두역할을 하게 된다. 마치 영화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를 보는 듯 하다.  

마야 문명의 잔인한 정복자 코르테스가 남긴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코덱스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모험이, 억만장자인 제약회사 사장인 제임스 조나스 노블, 종교집단인 까발로 네로까지 합세하면서 서로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더욱 복잡해지고 배신과 배신이 난무하게 된다. 그 속에서 핀과 빌리는 코르테스가 숨긴 보물이 있는 곳을 밝혀주는 코덱스를 따라, 보물을 따라 유카탄 반도에서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전작이자 이 책의 출발점이 되는 소설 '렘브란트의 유령'을 읽었다. '아즈텍의 비밀'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두 주인공들과 주변인물에 대한 설명과 모험이 시작되는 부분이 담겨 있어 '아즈텍의 비밀'을 읽는데 도움을 주었다. 물론 꼭 전작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인공만 같은 뿐 다른 장소, 다른 모험이 시작되니까 말이다.  

일상에 묶어있지만 마음만은 저 멀리 모험 속에 빠지고 싶다면 '렘브란트의 유령', '아즈텍의 비밀' 이 흥미롭다. 한 편의 모험이 가득한 영화를 보는 듯 전개도 빠르고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산만한 느낌이 있어 아쉽지만 담백한 느낌의 모험이야기라는 장점이 있다. 너무 많은 감정이 실리지도 않았고 또 너무 가볍지도 않고 적당한 즐거움을 주는 모험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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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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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 아홉살의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까 싶어서 스무 살이 오기만을 기다렸었다. 한 살 더 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냥 막연하게 스무 살의 어감이 좋았고 마치 스무 살만 되면 '어른'으로 바로 승격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정작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열 아홉에 꿈꾸었던 그 스무 살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열 아홉까지 지겹게도 긴 시간으로 느꼈던 그 시간들이 스무 살을 넘기면서부터는 고속열차를 탄 기분으로 지나가고 있다. 그 때...열 아홉에는 왜 몰랐을까....... 다시는 그 순수했던 순간으로, 사람을 사랑만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음을 말이다.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된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었고 특히, 그녀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못생긴 외모를 갖고 있어서 사람들을 기피하고 안으로만 자꾸 숨으려고 하고 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모멸감과 놀림을 당해야 했던 '그녀'는 그를 받아 들이가 쉽지가 않아 다가서는 그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그런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르바이트 선배인 '요한'은 둘의 마음을 서로에게 납득시켜주고 그 둘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만의 고통을 숨긴 채....... 

열아홉, 스무 살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더구나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납득' 해야만 하는 이해가 되는 못생긴 그녀에게는 말이다. 단 한 번도 사랑의 눈빛으로 보아 준 이가 없던 그녀에게 '그'는 한줄기 빛과 같다. 그녀는 그 빛이 사라지고 또 다시 어둠만이 가득한 곳에 갇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 그를 떠나게 되고, 그는 그녀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더 확인하게 되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마지막 라이터스 컷(Writer's cut)이 있어서 두 가지의 결말이 등장한다. 독자들이 본 내용의 결말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려는 작가의 의도라고 한다. 마지막 어느 부분까지 화자인 '나'의 시각으로 그녀를 요한을 바라보다가 요한과 그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처음엔 살짝 놀랐지만 곧 두 가지의 결말을 음미해보고 소설 속 '나'처럼 소설의 처음 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게 되었다. 그제서야 그녀가 왜 그렇게 행복해서 눈물을 보였는지, '나'가 그렇게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는지, 그 둘의 마지막 이별의 모습이 얼마나 애틋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었다. 내가 열아 홉, 스물 살이었다면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했을 텐데, 이제는 또 다른 결말 또한 애틋하게 다가온다. 인생이란 이상한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작가 박민규의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읽게 되었는데, 감성이 더 풍부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고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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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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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는 자들이 벌이는 한 바탕 소동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에서 나미키는 자신들이 돌보고 심리 치료를 했던 원죄(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피해자) 피해자 세 명의 소녀에게 임상심리사 아카네가 실험적으로 했던 심리 치료 때문에 그녀들이 잠재적인 '악'이라고 생각하고 나미키는 그녀들을 죽이는 것이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그의 행동에 의심을 품은 아카네가 자신의 결과물인 소녀들을 죽이는 대신 애인인 나미키를 죽이기로 했다가 도리어 죽음을 당하면서 하룻 밤 사이에 엄청난 살인사건이 시작된다. 

실험적으로 원죄 피해자 소녀들에게 이쪽 편과 저쪽 편을 극단적으로 나누어 실험을 감행했고 그녀들 마음속에 살인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고 믿고 각성하기 전에 세상을 위해서, 사회질서를 위해서 그녀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한 나미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이 오히려 괴물이 되어버린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살인자의 시야와 생각이 얼마나 편협하고 비겁한지를 말이다. 나미키는 악의 씨앗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세 명의 소녀 외에 방해되는 멤버들까지도 망설이지 않고 죽이는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더구나 살인에 살인을 거듭하면서 쾌감과 일종의 승리감까지 만끽하게 되면서 원래의 신념과 목적이 사라지게 된다. 괴물을 죽이고자 했던 그는 어느 새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렸고 그 마저 인식하지 못한 채 수렁 속에 빠지게 된다. 

사회적인 '악'은 무엇일까, 결과가 그러할 것이라는 예측만으로 살인을 신념처럼 여기고 행하는 나미키의 행동은 오히려 '각성' 해서 괴물의 마음을 가졌다고 예측되는 세 명의 소녀들보다 더 공포감 있게 다가온다. 무조건 자신의 신념과 생각이 옳다고 믿는 자들이 벌이는 괴기스런 세상에 떨어진 듯 섬뜩함이 생긴다. 나미키의 점점 변해가는 행동과 모습에서, 마지막 각성한 유키의 차분한 모습에서 진정한 공포가 다가오고 진짜 괴물의 모습은 어떠한지 알게 해준다. 그릇된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신념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게 할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소설이다.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상황이 되었을 때 우리의 모습 중 그 누구도 될 수도 있는 현실감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은 나라면,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고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 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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