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을 입은 원시인 -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과 원시 논리
행크 데이비스 지음, 김소희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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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일을 앞두고 입고 나갈 옷을 고르면서 나도 모르게 전에 운이 좋았던 옷을 고른다. 행운의 색을 작은 소품이라도 지닐려고 하고 불운이 올 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미역국은 먹지 않으려 하고, 머리는 되도록이면 감지 않으려하며 말도 조심하려 한다. 혹여 운이 빼앗길까봐서 조심을 한다. 더 나아가 기도도 드린다. 종교적이든, 종교적이지 않든간에 우선 모든 초월적인 존재를 찾으며 바라는 바를 원하게 된다. 허나 이러한 모든 일들이 정말 내가 받게 될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기도에 응답을 받는 것일까? 만약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이러한 모든 행동들이 무의미할 것일까? 초월자는 나의 기도를 져버린 것일까? 하는 의문들을 갖게 된다.  

진화심리학자인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원시인들이 살던 홍적세 시절에 세팅된 오래된 인간의 비이성 원시논리에 근거한 행동들이라고 한다. 인간은 모든 사물에서 신의 형상을 발견하고 '패턴'을 발견하는 존재이고 무슨 일에든 '인과관계'가 있을 거라고 믿는 존재이기에 신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믿거나, 죽은 자들을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심지어는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한 원시논리가 가벼운 징크스에서 벗어나 생활전반을 지배하고 지구를 구성하는 인간들의 불안한 마음을 지배하게 되는 종교와 만나게 된다면 결과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치즈 샌드위치에서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보고 판매한다던가, 뉴올리언스의 카트리나 피해, 비행기 충돌사고 등을 신이 노하여 인간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믿고 비이성적인 논리를 전개하여 모든 상황을 흑백논리로만 판단하려는 일부 종교인들로 인해 세상은 홍적세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세계 지도층에서 이러한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을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이면 현대인의 맹목적인 약한 믿음과 종교적인 믿음으로 인해 가장 이성적인 세계에 살고 있으면서도 가장 원시적인 논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러한 원시 논리와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려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시논리에 본능적으로 끌리고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벗어나 문제는 문제로 인식하고 끊임없이 교정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사상, 행동이든 우리는 정보, 자신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더욱 진화되고 깨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어느 상황에서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의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들의 약한 마음과 원시 논리에 적응되어 있는 마음을 일깨우라고 한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을 통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얼마나 많은 원시 논리에 휩쓸리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좀 더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답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의식의 진화를 거듭하여 이성의 시대로 넘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이성적인 논리에서 벗어난 이성적인 논리가 전개되는 삶은 분명 다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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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기류 미사오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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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가까이 느끼면서도 최대한 먼 미래일 거라고 믿고 싶어 한다. 나 역시 죽음은 항상 예외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더 바란다면 잠자는 것처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십대 시절에는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소설 속, 영화 속 주인공처럼 극적으로 젊은 나이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나 철이 없는 생각이었던지 지금은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아주 잠시 극적인 죽음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더 놀랐던 것은 후에 지인들하고 이야기해보니, 나처럼 생각했던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아마도 그때는 삶은 당연하게 생각했고 죽음은 무엇인가 내가 선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끌렸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 시기를 건너고 나서부터는 '죽음'이 여전히 멀게 생각하고 싶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바뀌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죽음'은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너무 명확한 사실이기에 가끔은 당연하게 또 때로는 당혹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알고 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책이다.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죽음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랑을 위해, 대의 명분을 위해 죽음을 극적으로 선택했던 사람들, 죽음에 지나치게 매혹되어 죽음을 재촉했던 사람들, 너무나 사랑하는 이가 죽었기에 그를, 그녀를 식인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현세에 집착하여 죽음을 정복하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불의의 사고로 극적인 죽음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사람들, 세상과 철저히 등지고 외로운 죽음을 바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사례로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주제는 가볍지는 않지만 쉽게 읽힌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죽음의 역사를 종합세트처럼 읽을 수 있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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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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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장의 이름 유래부터 설명하며 원래 소유자였던 후지사와 간타로가 보유주식이 크게 폭락해 자살한 사건을 이야기하며 그가 남긴 수많은 가면들과 민예품이 리라장으로 이름이 바뀐 저택에 남겨져 있다고 설명하면서 불길한 사연이 깃든 곳에서의 '리라장 사건'은 시작된다. 전 주인의 비극적인 사건 후 일본 예술대학이 건물을 사들여 레크리에이션 숙소로 학생들에게 개방되었고 늦여름에 개성 강한 일곱 명의 예술대학 학생들이 리라장으로 휴식을 취하러 오게 되면서 제한된 공간, 제한된 인원 속에서 연이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한동안 조용했던 리라장은 다시 한번 혼란 속에 갇히게 된다. 

'리라장 사건'은 그 마을의 촌부가 리라장에 묵고 있는 예술 대학 여학생의 우비를 입고 죽은 채 발견되면서 형사가 개입하게 되고 사망자와 학생들은 면식조차 없는 사이이나, 전날 그들이 잃어버린 ‘스페이드 A’ 카드가 시체 옆에 놓여 있었던 것이 발견된다. 그 후에 일어난 예상하지 못했던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리라장에 묵고 있는 학생들과 관리인 부부는 큰 혼란과 공포에 빠자게 되면서 서로를 의심하며 각자 추리해가며 사건의 진상과 진범을 알고자 한다. 형사들은 리라장에 남은 학생들과 함께 묵으면서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학생을 감금시키지만 살인사건은 또 일어나게 되고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속수무책인 경찰은 명탐정 호시카게를 불러들이게 되고 그제서야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게 된다. 이기적인 마음, 악의적인 행동, 실패한 사랑이 부른 연쇄살인이었음을....... 

'리라장 사건'은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소설만큼이나 사건 초반부터 살인사건은 연이어 일어나고 피해자는 속출하게 된다. 그렇게 무능하지도 않은 형사와 경감은 매번 범인보다 한 발짝씩 늦게 되고 피해자는 극적인 방법으로 살해된다. 그 와중에 리라장에 모인 일곱 명의 면면이 드러나게 되고 숨기고자 했던 일과 밝히려고 했던 일들이 속속드러나면서 서로에 대한 의심은 커지게 되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된다. 이 소설의 특징은 리라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각자 사건에 적극 개입하며 추리해나간다는 점이다. 때론 치밀하게 추론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론 근거가 약한 의심만으로 서로를 궁지로 몰고 나간다는 점이다. 모두가 탐정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발표된지 50여년의 세월이 지난 작품이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결코 변할 것 같지 않는 인간들의 면모때문에 공감을 형성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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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일주일에 책 두세권은 거뜬히 읽어냈었다. 헌데 슬슬 좀 지치는 느낌이 들어 천천히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리리장 사건'을 일주일에 걸쳐 읽었다. ㅋ 날마다 조금씩 읽었더니, 꿈자리에도 나오더라.(꿈에서 범인 찾으며...^^;;;)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책 구매는 줄어들지는 않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다. 쏟아지는 신간, 지인들의 추천도서, 갑자기 꽂히는 여러 분야의 책들...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암튼 가장 최근에 구입한 책들을 읽어보려 한다. 천천히 12월까지....... 

< 미국 문학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과거 정신병의 경력을 가진 화자와 정신병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는 그의 아들 크리스의 17일 간의 모터사이클 여행의 기록이자 자전적 이야기이자, 동시에 가치에 대한 철학적 탐구서이기도 하다. 미네소타부터 캘리포니아까지, '모터사이클의 관리술'로부터 '과학과 종교와 인문주의가 망라된 철학적 탐구'까지 치닫는 이 소설은 "과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일견 사소해 보이는, 하지만 거대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진다. -알라딘 책 소개 중->  

얼핏 책 소개를 보고는 바로 구입한  책인데, 책 디자인도 도특하고 좋다. 내용은 더 좋다고하니, 이번 주에 읽어보려고 한다. 근데 두께도 장난아니다.^^:: 

 

 <20세기 초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경전의 비밀에 착안하여, 경전이 둔황석굴에 묻히게 된 과정을 상상을 통해 그려낸 소설이다. - 알라딘 책 소개 중-> 

워낙 고고학적 발견에 가미된 상상력과 같은 이야기에 마음이 끌린다. 역사적 사실에 접목시켜 둔황 경전의 배후에 묻힌 역사적 신비를 소설로 되살려냈다고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엄청 기대중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한다. 

  

 

 

 최근에 가장 많은 작품이 출간되고 소개되고 있는 작가 우타노 쇼고의 소설집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 탐욕, 배신 등이 사소한 계기로 그들의 인생을 지배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현대인의 미신과 비이성, 그리고 종교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면서 맹목적 믿음과 비이성을 비판한다. 더 나아가 외국인 혐오증, 타 집단에 대한 증오, 전쟁, 테러 등으로 확대되는 이런 비이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한다. 가장 현대적이고 이성적인 사회에 살고 있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우리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는 미신과 비이성적인 믿음으로 원시인 못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내가 이렇게 원시적인 사람이었나를 새삼 놀라게 된다. 맹목적인 믿음, 그거야말로 가장 위험한 요서가 아닐까 싶어 이 책이 더 기대가 된다. 논리적인 근거로 이성적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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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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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거의 평생을 아편중독자였던 작가의 고백을 담은 에세이이다. 작가는 아편을 손쉽게 살 수 있었던 시대에 살고 있었고 고통스런 치통을 치유하고자 마시기 시작했던 아편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길고 긴 시간동안 아편중독자로 살게 되면서 아편을 복용하면서 합리화, 후회를 번갈아가면서 겪게 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적고 있다. 처음에는 치통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시작된 아편은 점차 작가의 삶을 지배하게 되고 끝내는 아편을 끊기 위해서 고통스런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말한다. 아편쟁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이 글을 적는다고 말이다. 한때는 자신이 아편을 적절히 조절하며 건강을 지킬수 있다고 믿던 시기에서 점차 아편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아편에 의해 삶을 지배받게 되는 시기가 왔다. 그후 아편중독에 벗어나고자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어 아편을 끊고자하는 피나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의 말대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아편중독은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작가는 지독한 금단증세에 시달리게 된다. 그럼에도 반복적인 아편 끊기 시도를 하게 된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지독하리만큼 솔직하게 자신의 치부를 고백하고 있다. 술보다 아편이 값이 쌌던 시대에 살았던 한 지식인의 고백은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다. 19세기 아편복용은 현대의 아스피린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흔한 일이었고 전혀 죄악시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그런 시기에 작가는 아편중독자가 되었고 그 후 이 책을 통해 약물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평생을 아편중독자로 살면서 겪은 험난한 삶을 이야기한다. 조엘 파프랙 교수는 자신이 편집한 <고백>의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는 낭만주의의 특유한 표현을 영구히 전하는 동시에 파괴하고, 19세기 문화의 더 큰 정신적 외상의 증후로서 아편 중독을 고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고백>은 진솔하면서도 인간의 나약함, 자신의 합리화 과정, 아편 중독에서 벗어나 삶을 재정비하기를 바랐던 한 사람의 고백은 그가 살았던 시대와 현대의 시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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