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조키메 ㅣ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평점 :
'노조키메'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의 한 편이다. 민속학에 추리소설이 가미된 작품 시리즈와 작가 자신과 이름이 동일한 작가 자신을 투영시킨 작가 시리즈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작가 시리즈를 조금 더 좋아해서인지 '노조키메'가 출간되었을 때 매우 좋아하며 읽었던 책이었고 이 소설만큼 등뒤가 계속해서 신경 쓰였던 적은 여태까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숨이 조금씩 막히는 공포가 있고 '무섭다'라는 말이 절로 난다. 그런데 그 '무서움'의 정체가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상상해낸 공포라서 피가 낭자하게 등장하는 공포보다 솔직히 더 실감나고 무섭다고나 할까. 아무튼 읽는 내내 침대에 등을 바짝 대고 누워서 읽었다. 뒷 목이, 등 뒤가 으슬으슬 해져서.......
공포소설 편집자로 있는 '나'는 학창시절부터 공포체험, 기이한 체험담을 채집하며 보냈고 후에 소설의 소재로 쓰기도 해서 웬만한 공포체험담에 대해서는 통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괴담을 전문으로 연구하던 재야 민속학자의 50년 전 대학시절 체험담이 담긴 노트를 접하게 되고 그 내용이 '나'가 편집자로 있을 때 듣고 채집했던 '엿보는 저택의 괴이'에 등장하는 공포체험담이 동일한 공포에서 시작된다고 믿게 된다. 그 후 두 이야기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고 두 체험담에 동일하게 등장하는 괴이한 존재인 '엿보는 소녀, 노조키메'에 대해서 알게 되고 두 편의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한다. 방울 소리를 따라간 리조트 아르바이트생의 기괴한 경험과 죽음 <엿보는 저택의 괴이>, 저주 어린 한 가문의 몰락 이야기가 담긴 비밀의 대학 노트 <종말 저택의 흉사>를 통해서 체험자가 겪은 공포와 그 공포의 존재가 무엇이었을까를 풀어내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음, 두 편의 이야기 중에 단순하게 조금 더 무섭고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던 것은 <엿보는 저택의 괴이>였는데, 말 그대로 무서웠다. 엿보는 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소름 돋게 전해진다. 소설 서장에 이런 글이 있다.
<독자인 당신에게 이 자리에서 말해두고 싶습니다.
혹시 만에 하나라도 이 책을 읽는 중에, 평소에는 느끼지 않을 시선을 빈번하게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있을 수 없는 장소에서 누군가가 엿보고 있다.
그런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 없다.
이런 감각에 사로잡힌 경우에는 일단 거기서 이 책을 덮기를 권합니다.
-48쪽->
이 글을 읽고 책을 덮을 독자도 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위의 글 속에 경고한 느낌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노조키메'를 읽는 동안에도 읽은 후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