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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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좋아했었던, 지금까지도 좋아하게 만들었던 마음을 새삼 알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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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의 섬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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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의 섬'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이렇게까지 폐쇄적이고 맹목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장 크게 들었었다. 소설 속 상황이지만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야기는 흘러갔고 외지인을 배척하는 외딴섬 '야차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음을 마구 남발하며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러한 상황이라면 숨이 막힐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그 섬에 도착한 것이 확실한 두 명의 여성을 야차도 섬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고 하고 서서히 드러나는 증거에 의해 살해당했음이 분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외면하고 배척하는 상황이라면, 신변의 위험이 시시각각 조여온다면 더구나 섬은 완벽하게 기후의 악조건으로 배가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하고 생각하니, 인간 집단이 만들어내는 이 공포가 모든 것을 압도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진정 으스스 해졌다.

 

'흑사의 섬'은 외딴 섬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미스터리와 섬의 이질적 신앙과 폐쇄성을 잘 조화시켜 '야차도'에 모든 시선을 집중시킨다. 조사 사무소를 운영 중인 시키부는 고객이면서 친구인 작가 카츠라기 시호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치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예견한 것처럼 시키부에게 자신이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할 경우 집을 처분해주기를 부탁한다고 하였고 이에 시키부는 그녀의 행적을 쫓아 카츠라기의 고향 야차도로 향하게 된다. 섬에 도착한 시키부는 자신이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카츠라기 시호와 섬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시호의 이미지가, 과거가 낯설게 느껴져 혼란스러운 동시에 야차도 마을 사람들이 드러내는 거부감과 폐쇄성에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시키부는 그럴수록 사건에 매달리게 되고 결국 섬을 지배하는 흑사의 신앙이 이 섬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읽기 전에는 일본 호러 미스터리 작가의 명성답게 일본 특유의 다소 끈적거리는 과거사와 잔혹한 사건과 맞물러 무한한 공포가 난무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기대 반, 예상 반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러한 유치한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고 오히려 폐쇄적인 상황 속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건 이야기와 그 주변 인물들에 의한 이야기가 차근차근 설명하듯이 펼쳐진다고나 할까. 그래서 초반에는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같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부분도 전체를 다 읽은 후에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구나를 알게 되는 장치가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예상했던 가벼운 공포소설이 아니라 묵직함을 안겨주는 본격 호러 미스터리였음을 알게 되어 더 괜찮았기에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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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0 링컨 라임 시리즈 10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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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룸'은 미국에 대한 불신과 강도 높은 비난을 일삼던 반미 성향의 운동가 로베르토 모레노가 인터뷰 도중에 20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날아온 단 한발의 총알에 맞고 숨지게 되고 그 여파로 경호원과 기자가 함께 죽은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되어야 함에도 수사는 조용히 마무리되고 그나마 현장에 있던 증거물들이 사라지는 등 수사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접는 모양새를 보이게 된다. 그러던 중에 뉴욕의 평검사 낸스 로렐에게 그 사건이 미국 정보기관에서 진행된 대테러 작전이었고 잘못된 정보에 의해 실행된 작전이었음을 내부 고발자 정보에 의해 알게 된다. 이에 낸스 로렐은 사건의 배후에 있는 정보기관 NIOS 국장 슈리브 메츠거를 체포하기 위해 링컨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되고 의문의 초일류 저격수와 내부 고발자를 찾는데 전념하게 된다. 그러나 수사가 깊게 진행됨에 따라 드러나는 진실은 성마르고 다분히 폭력성이 있는  NIOS  국장인 슈리브 메츠거가 진행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잔혹한 살인 사건 잇따르게 되고 처음에 드러난 저격수의 행적과도 결코 맞지 않는 잔인하고 공들여 즐긴듯한 행동이 드러나게 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고 링컨과 색슨은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킬룸'은 세계의 경찰임을 자처하고 정의라는 이름하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표적 살인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으로 다룬 작가 제프리 디버의 신간소설이며 이제는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해진 링컨 라임과 색스의 활약상을 볼 수 있는 링컨 라임시리즈 Vol. 10 편이다. 기존의 링컨 라임 시리즈물과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사건이 진행되는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작가의 비판적 시각에 맞게 미국과 대테러 집단의 싸움이 아닌 미국 내 정보기관과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진행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벌어지는 표적 살인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또한 점점 더 시리즈물이 진행될수록 사건의 '판'이 커지는 것이고 링컨이 재활치료와 수술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킬 룸'을 읽은 마지막 느낌은 링컨 라임시리즈물답게 그만큼 '재미'있고 바로 그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보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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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좋아
정지영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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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좋아'는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 59가지’를 소개하며 김치를 이용해서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 요리 초보자들한테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책이다. 아무리 수많은 레시피를 간단히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초보자들한테는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특히 '김치'는 그렇지 않을까 싶다. 집집마다 나름의 비법이 있는 것 또한 '김치'이고 점점 더 다양한 김치 관련 레시피가 쏟아져 나오다 보니, 김치를 만드는 것이 쉬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겁 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다른 생각은 마트만 가도 여러 종류의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내가 과연 김치를 만들어 먹으면서 살게 될까 하는 생각에 또 망설이게 되는 게 김치이고 김장인 것 같다. 그러다 재작년부터 엄마께서 힘들어하셔서 돕게 되다 보니, 올해도 했고 아마도 내년에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양념은 돕는 정도이고 힘쓰는 일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김치'레시피를 모으게 되었고 여러 책도 보게 되면서 마트에서 판매되는 김치가 엄청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단맛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량이라도 직접 만들어 먹게 되는 것 같다. 

 

'김치가 좋아'는 잘 만든 김치 가을, 겨울, 봄, 여름에 맞는 김치들을 소개하며 그 김치들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하지만 유용한 레시피를 다수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더 알맞은 책이라 생각한다. '김치가 좋아'처럼 레시피가 쉽게 나와 있다면 쉽게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읽어보고 비교적 간단한 김치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찾다가 겨울에 맞는 '깍두기'를 해보기로 하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해보기로 했다. 물론 책에 나온 레시피 반으로 시작했다. 망치면 내가 다 먹어야 하니까. 책에 나온 대로 절이고 양념하고 했더니 겉모양은 비슷한데 아직 맛은 익어봐야 알 것 같은데 엄마 말씀이 괜찮다고 하시니 기대를 조금 해보게 된다. 내일쯤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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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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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의 한 편이다. 민속학에 추리소설이 가미된 작품 시리즈와 작가 자신과 이름이 동일한 작가 자신을 투영시킨 작가 시리즈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작가 시리즈를 조금 더 좋아해서인지 '노조키메'가 출간되었을 때 매우 좋아하며 읽었던 책이었고 이 소설만큼 등뒤가 계속해서 신경 쓰였던 적은 여태까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숨이 조금씩 막히는 공포가 있고 '무섭다'라는 말이 절로 난다. 그런데 그 '무서움'의 정체가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상상해낸 공포라서 피가 낭자하게 등장하는 공포보다 솔직히 더 실감나고 무섭다고나 할까. 아무튼 읽는 내내 침대에 등을 바짝 대고 누워서 읽었다. 뒷 목이, 등 뒤가 으슬으슬 해져서.......

 

공포소설 편집자로 있는 '나'는 학창시절부터 공포체험, 기이한 체험담을 채집하며 보냈고 후에 소설의 소재로 쓰기도 해서 웬만한 공포체험담에 대해서는 통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괴담을 전문으로 연구하던 재야 민속학자의 50년 전 대학시절 체험담이 담긴 노트를 접하게 되고 그 내용이 '나'가 편집자로 있을 때 듣고 채집했던 '엿보는 저택의 괴이'에 등장하는 공포체험담이 동일한 공포에서 시작된다고 믿게 된다. 그 후 두 이야기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고 두 체험담에 동일하게 등장하는 괴이한 존재인 '엿보는 소녀, 노조키메'에 대해서 알게 되고 두 편의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한다. 방울 소리를 따라간 리조트 아르바이트생의 기괴한 경험과 죽음 <엿보는 저택의 괴이>, 저주 어린 한 가문의 몰락 이야기가 담긴 비밀의 대학 노트 <종말 저택의 흉사>를 통해서 체험자가 겪은 공포와 그 공포의 존재가 무엇이었을까를 풀어내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음, 두 편의 이야기 중에 단순하게 조금 더 무섭고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던 것은 <엿보는 저택의 괴이>였는데, 말 그대로 무서웠다. 엿보는 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소름 돋게 전해진다. 소설 서장에 이런 글이 있다.

 

<독자인 당신에게 이 자리에서 말해두고 싶습니다.

혹시 만에 하나라도 이 책을 읽는 중에, 평소에는 느끼지 않을 시선을 빈번하게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있을 수 없는 장소에서 누군가가 엿보고 있다.

그런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 없다.

이런 감각에 사로잡힌 경우에는 일단 거기서 이 책을 덮기를 권합니다.

-48쪽->

 

이 글을 읽고 책을 덮을 독자도 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위의 글 속에 경고한 느낌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노조키메'를 읽는 동안에도 읽은 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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