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속인 200가지 비밀과 거짓말
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안소연 옮김 / 이마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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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든 권력에는 추악한 비밀과 거짓말이 공존한다.
짐작은 하면서도 거짓말이 만들어낸 비교적 안전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믿음을 져버리기가 싫어 수많은 거짓말들 속에 숨겨진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가게 된다.
진실 같은 거짓말을 들으며 추악한 거짓말 같은,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을 애써 모른 척한다.
이 책은 세계를 속인 200가지 비밀과 거짓말을 각 분야의 권력자들이 숨기고 싶은 비밀과 거짓말을 다룬다. 많이 알려진 사건들도 있고 소문으로 이어져오던 이야기들도 있다. 미국과 영국의 정치가들의 대대적인 거짓말부터 많은 사람들이 성인으로 숭배하던 마하트마 간디와 인권 영웅 마틴 루터 킹의 숨겨진 비밀은 알지 못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어린 처녀들과 벌거벗고 잔 간디나, 섹스파티를 벌이고 남의 글을 표절했던 영웅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준다.
또한 많은 음모론을 다룬 영화나 소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실제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스러움을 갖게 된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에서 실험용 약을 아무것도 모르는 자국민들에게 실험을 하거나 의약품의 원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생색을 내면서 원조를 하거나 그들에게 필요도 없는 다이어트 약을 무더기로 준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더구나 인디언 보호국에 사는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불임시술을 강행했다는 사실에는 인간이 인간에게 하지 못할 일이 없구나 싶어 두려워진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위에 더한 거짓말을 보태며 세계를 돌아가게 하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 라고...
수많은 정보가 난무하는 인터넷조차 거짓된 정보를 흘려 많은 대중을 홀리고 편파적으로 만드는데 이용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도대체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두려워진다. 진짜 있기는 한 것일까 하는 의문만 쌓이게 한다.
각 분야의 권력자들은 앞으로도 여전히 진실같은 거짓말을 계속할것이며 거짓말보다 더 끔찍한 진실은 꼭꼭 숨겨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아 막막한 기분이 든다.
안전한 거짓말 속에서 고통스런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가야 할것인가, 고통스런 추악한 진실을 대면해야 할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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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함께한 그해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광자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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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생활을 해오던 기자 바타넨은 사는 게 지겹게 느껴진다. 기자생활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점차 그 의지는 사라지고 하루하루를 가십기사나 쓰면서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바타넨은 카메라멘과 함께 출장길에 돌아오다가 어린 산토끼를 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바타넨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되면서 기상천외한 인생의 모험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현재의 모든 것을 다 뒤로 하고 사라져 버리고 싶은 욕망은 갖고 있을 것이다. 일상이 지루해서일 수도 있고, 사랑이 떠나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와 타협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소설이든, 실화든, 여행기이든가에 읽는 이는 가슴이 설렌다. 내가 직접해보기에는 여건이 만만치않은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용기와 무모함에 같이 흥분도 하고 때론 안도를 하기도 한다.
'토끼와 함께한 그해'에서 바타넨은 그 일을 어린 산토끼와의 운명적만남을 계기로 인생을 바꾸게 된다. 맥주 집 구석에서 김빠진 맥주를 놓고 한탄만하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토끼와 함께 가본 적이 없는, 결코 상상해본 적도 없는 모험의 인생을 살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허나 작가는 이러한 중대한 결정을 거창하게 포장을 하지 않는다. 사실 그 부분이 더 맘에 들어 더 집중해서 읽었다. 그는 그러한 중대한 결정을 사회에서, 일상 속에서 카메라맨이 부르는 소리에 '대답'을 안하는 것으로 결정을 해버린다. 그후 핀란드 전역을 일년에 걸쳐 가장 가까운 친구된 산토끼와 동행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때론 부딪치기도 하고 때론 적응하며 자연에서의 삶을 즐기게 된다는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일지라도 바타넨처럼 "제발 나를 그냥 두시오. 바타넨." 하면서 일상을 벗어날 용기가 가끔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바타넨은 생각한다. 지루하게 살던 시절보다 육체적으로 힘은 들지만 땀흘려 일하며 자연 속에서 사는 삶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핀란드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글에는 엉뚱함, 치밀함이 함께하는 재미가 있다. 그저 담담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듯이 하다가 그 기발한 착상에 빠져버린다. 그래서 웃음도 나고 작가가 사랑하는 핀란드의 숲을 상상해보게 만든다. 그 어디쯤에 바타넨과 산토끼가 웃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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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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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타더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꿈, 희망, 모험, 행복한 결말이 아름다운 판타지와 연결이 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기분좋은 간지러움을 느끼게 한다. 순수하지만 약간은 멍해보이는 청년이 운명의 실에 의해 모험을 떠나게되고 예사롭지 않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마녀와 요정, 정령들이 가득한 마법의  숲으로의 모험이 시작된다. 어쩌면 우리가 흔히 판타지 소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등장하기에 식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 닐 게이먼은 그러한 판단을 거부한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공간을 어찌나 맛깔스럽게 이어가고 부드럽게 넘어가는지 잔인할 수 있는 장면에서도 살짝 부끄러울 수 있는 장면에서도 거부감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스타더스트'는 특별한 악인이 없다는 점도 특이할 수 있다. 무시무시한 마녀조차도 스톰홀드 권력을 잡기 위해 형제들끼리 서로 죽이는 자들 사이에서도 특별히 악마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잔인한 사건들도 일어나지만 그들 모두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선악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특별히 누가 선한 자인가, 악한 자인가를 의식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스타더스트'였다.

영국의 작은 마을 월은 마법의 숲하고 연결이 되어있고 9년에 한번 숲에서 장이 열린다. 그날 단 하루만 요정들과 인간이 함께할 수 있고 신비한 기운이 감돌게 된다. 18년전 던스턴 쏜은 아름다운 요정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의 첫번째 아들과 첫손자에까지 마법의 기운이 남게 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후 세월이 흘러 던스턴 쏜과 요정사이에 태어난 트리스트란 쏜과 하늘에서 떨어진 별과의 모험, 사랑이야기가 때론 유머스럽게 때론 아름답게 동화같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구에 꼭 인간만이 사는 것은 아니라는 판타지적인 생각을 하는 나에게는 걸맞는 재미난 소설이었다. 사는 게 삭막하고 너무 현실적이다 싶을 때 가끔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기왕이면 9년 한번 열리는 마법의 숲에도 가보고 싶고 말이다.
어쩌면 마법의 장에서 신비로운 부적을 갖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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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이틀 잠을 못잔 탓인지 몸이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아주 잠깐 심각했던 순간도 있었고...그래서 오늘 하루종일 잤다. 정말 죽은 듯이 밤인지, 낮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잠 속에 있었다.깨고나서도 한동안 어리둥절할 정도로......

몇달 전 책장을 하나 더 들여놓게 되면서 공간이 부족하여 침대 밑 수납 서랍 하나를 막는 형태로 책장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 서랍을 잊고 있었다. 오늘까지도... 갑자기 날씨가 변덕을 부려 가을분위기를 한껏 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문제는 그 서랍에 모자, 스카프, 목도리가 다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생각이 났다는 것이다. 책장을 움직여야만 서랍을 열수 있는데, 책장안에는 책들이 가득하고...다 빼고 움직일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난다. 더 쌀쌀해지고 힘이 쓰고 싶어 몸살이 날 때 해야지 한다. 으라차차하면서...^^;;;

저 사진은 대학로 예뻤던 카페에서 사진이 근사한 책이랑 향이 그윽했던 커피를 나름 연출해서 찍은 사진이다. 최근에 찍은 사진 중 가장 멋지고 마음에 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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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이야기 - 진귀한 그림, 사진과 함께 보는 상징의 재발견
잭 트레시더 지음, 김병화 옮김 / 도솔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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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구에 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상징은 탄생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인간은 상징체계 속에서 삶을 시작하고 마감한 듯하기 때문이다.
유명 미술사가이며 상징관련 전문 작가인 잭 트레시더는 200컷이 넘는 사진과 그림자료를 토대로 상징이 얼마만큼 삶 속에서 뿌리깊게 내려져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상징은 문자보다 먼저 중요한 이념을 나타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신들에게 기후의 변화에 따른 감사와 두려움을 위해 조각과 그림, 부적, 의복, 장식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상징은 사회를 통합하고 통제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이전의 시대에는 자연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신과의 관련성을 굳게 믿어 왔기에 자연재해는 항상 모든 문명에서 신의 사랑, 분노를 상징으로 표현해왔고 상징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하늘, 태양은 남성을, 물, 땅은 여성을 상징하고 있다. 각 문화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징체계 속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라마다 같은 동물, 색을 보고는 다른 의미의 상징을 두기도 하는데, 특히 뱀, 까마귀는 문화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뱀은 모든 동물 상징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데, 신화에서의 중요성은 뱀과 페니스, 출산의 축축한 과정을 들어 남성과 여성의 상징이 뒤섞인 형태로 이해하고 있다. 상징적으로 볼 때 뱀은 대지의 신비, 물, 어둠, 지하의 세계와 맞닿아 있어 복잡하고 다의적인 의미를 가진다. 특히 힌두교 신화에서 창조주 신 비슈뉴는 위대한 뱀 아난다의 똬리 위에 앉아 쉬고 있는 형태로 나타나고 부처를 보호해주는 머리 일곱 달린 코브라 이미지로 나타나기도 하고 이집트 왕권의 수호신의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뱀이 가지는 이중성은 서구의 기독교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이미지와 상징을 갖게 된다. 에덴동산에서 하와를 유혹해 간교한 뱀으로 상징되는 것이 가장 큰 뱀의 부정적인 상징이다. 그외에 서구 민담에서는 뱀의 갈라진 혀는 위선과 거짓을 암시하며 부정적인 면을 강조해왔다.
까마귀는 유럽에서는 시체를 먹는 새로 간주되어 부정적인 상징으로 전쟁, 죽음, 고립, 악, 불운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메리카 인디언, 중국, 일본에서는 안내자, 예언자적인 상징으로, 원반 속에 그려진 세 발 달린 까마귀는 황제의 상징으로, 일본에서는 충성, 가족간의 애정으로 인식된다.
그외에도 식물, 동물, 패턴, 건물 등에 수많은 상징과 의미가 문화마다 공통된 상징을 보이기도 하고 때론 전혀 반대의 상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읽는 동안 내내 소름돋게 즐거웠다. 현대의 영화, 소설을 통해서 고대의 상징이 가지는 신비로움은 다시금 부각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작품 속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금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휴대폰 문자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도 현대의 상징이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수많은 예술작품, 문학, 건물, 식물, 동물, 패턴 등에서의 숨겨진 상징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가까운 곳에 책을 두고 숨겨진 상징, 혹은 지나쳤던 상징을 발견할 때마다 들여다보고 즐거워하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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