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빨간책
장원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이책은 결혼하기전, 그러니까 지금 신랑이 애인이 되기전 솔로의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 아는 지인이 선물해 준 책이다. 제목부터 "빨간책"이라고 적나라하게 표현하는데다 19금 똥그라미...... 그래서, 이책은 비밀에 쌓여 있었다. 절대 함부로 뜯어볼 수 없게.....
원래 이런책이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거 아니겠는가. 얼마나 빨갛기에 19금에 포장까지 돼 있을까나? 책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19금 똥그라미로 된 책을 처음접하는지라 그 기대감도 컸었던거 같다. 그런데,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어찌어찌 세월이 흐러다보니, 이 책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책을 선물한 지인은 분명 이 책을 읽고 애인도 생기고 연애도 신나게 하라고 준거였는데 책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지인의 바램대로 결혼까지 골인을 해 버린 것이다.
책장을 둘러보다 갑자기 확~눈에 띄는 빨간색에 '아하~'하며 뒤늦게 호기심을 가지고 집어들었다. 화려한 표지의 일러스트답게 안의 내용도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멋드러진 일러스트하며, 눈을 현혹시키는 내용들.....
솔직히 내용보다는 일러스트들이 눈길을 끈다고 해야하나? 일단 간단히 내용을 보자면 29대를 보내는 레드의 사생활과 훈남 남자친구, 그리고 그녀의 생활에 직, 간접적인 연애사와 관심사들이 나열돼 있는 식이었다. 물론, 19금 똥그라미 답게 야한 표현들이 가감없이 이뤄졌고, 일러스트들 또한 그러했다. 그렇다고 뭐 이책이 음란서적쯤으로 취급되면 곤란하다. 남자들이 알 수 없는 여자들만이 느낄수 있는 연애감정과 성에 대한 느낌들이 들어있다고 보면 옳을것이다.
그러나,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 화려함에 비해 내용은 솔직히 좀 부실하다는데 있다. 멋진 일러스트들과 남자들이 모르는 여자들만의 연애감정들에 대한 캐치프레이를 내세웠지만, 싸이에서 봄직한 혈액형과 관련된 이야기, 약간의 정보를 주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 부분들..... 등 솔직히 말하면 화려한 그림만이 볼만했다고 하면 옳을거 같다. 정보성이 강하긴 하지만, 그게 크게 와닿치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함부로 볼 수 없는 영역의 19 똥그라미를 봤다는 느낌하나만으로 충만한 기분이 아닌가 싶다. 이책은 책속에서 뭔가 진지한 내용이나 정보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책에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뭔가 호기심이 발동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아니 그림을 보기에 나은게 아닌가 싶다. 실례로 나는 그림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을 기대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별로였고, 책을 잘 읽지 않았던 회사동생은 너무 너무 강한 호기심을 보이며 내 책상 주위를 올때마다 기웃거리며 이 책좀 빌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시간때우기 용으로 그럭저럭이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