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 남극대륙에서 깨달은 인생살이
고경남 지음 / 북센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남극이라는 소재는 좋았지만, 내용면에서 뭔가 부실한 느낌이다. "서른셋"이 지구 끝으로 가으로 왜 갔는지, 뭘 했는지는 대충 알겠다. 그런데 그곳에서 무언가를 얻기에, 또 재미있는 글 소재를 발굴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른 셋이라는 나이를 제목에 붙일 만큼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그렇게 어리지도 그렇다고 많다고 하기도 힘든 딱 어정쩡한 나이라는 느낌때문일 것이다. 직장생활 어느 정도 해봤고, 그리고 일상을 탈출하고픈 맘이 들기에 충분한 딱 그 시기. 그리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기에도 적당한 1년이라는 시간을 주고, 멀고 먼 남극으로 갔다. 사실 인터넷 때문에 그곳에서의 생활이 더 한국과 같았다는 말에 공감~ 인터넷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는 별 거 아니지 싶다.  

나는 아마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남극에서는 뭔가 힘들고 고달픈 일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그러니 내가 서울에서 이렇게 편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는 그런 생각을 하겠지 하는 기대치가 있었다. 그런데, 뭔걸~ 저자인 이 의사 선생님의 생활이 그렇게 고달파 보이지도 외로워 보이지도 않았다. 산책도 하고, 주어진 일도 하고, 그리고 밤에는 야식도 챙겨먹고....  

어디에 있든지, 그게 서울이든 남극이든, 그렇게 어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란 동물은 어디서든지 다 쉽게 적응하게 되어 있으니까.  

남극에서의 생활이 시간별로, 가령 출발해서 3개월간, 그 후 3개월, 또 그 후 3개월... 이런 식으로 그곳의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 남극 자체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쨌든 사진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구해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뮈소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이 책을 하루만에 후다다닥 읽어 치울 수 있었던 이유는 점점 갈수록 "그 다음은, 그 다음은?" 하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기욤뮈소 소설의 장점이다. 단, 3권의 책을 읽으면서 장소는 뉴욕, 그리고 의사의 등장 등 동일한 장소와 동일한 직업군의 선택. 작가의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른 캐릭터도 궁금하다. 아마 새로 쓰게 될 책들은 그렇지 않을까?  

마크, 라일라, 앨리슨, 에비, 커비...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또 모르는 사람들 조차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다.  생물학적 아버지도 아니지만, 그 이상의 부정을 보여주는 마크, 마크의 딸 라일라를 죽인 앨리슨, 권력과 돈에 의해  사주받은 의사 때문에 엄마를 잃게 되는 에비... 그리고 이들을 치료한 의사 커비.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프랑스 작가이면서 동양적인 사상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이다" 이 구절이 부제로 아래 있었던 파트. 딸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게 되고,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 각자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나간다. 죽인다고 달라지랴. 미워한다고, 뭐가 달라지랴. 그래, 잘 사는 것이 그것이 복수다.  

치밀한 구성에서, 그리고 제목을 뽑아내고, 그 제목아래에 잠언을 뽑아내는 솜씨 역시 대단하다. 기욤 뮈소의 저력... 쭉 이어지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활용법 - 너와 나를 보는 다섯 가지 창문
우애령 지음, 엄유진 그림 / 하늘재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와 나를 보는 다섯 가지 창문: 사랑활용법 

제목에 끌렸고, 알라딘 목차가 소개코너를 보고 샀다.  장영희 교수님의 최근 신간을 읽은 직후 바로 든 책이라 그런 지 그 깊이 면에서 비교가 된다. 에세이 분류에서 봤을 때, 한 꼭지의 분량도 너무 짧고, 내용이 작다보니 담고 있는 깊이도 얉아서 기대 이하다. 특히나, 사랑의 유형을 정의하고, 성격을 알아보는 테스트 등은 좋았지만, 뒤이어 나오는 결혼 이야기나 꿈을 찾아서, 생활의 발견 등은 너무 신변잡귀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 그리고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더라면 싶다. 

이런 아쉬움은 제쳐두고, 어쨌든, 나의 사랑을 정의해 볼 수 있는 기회! 

지난 사랑을 다 집어치우고, 지금 현재 진행 될 듯 말듯한 관계. 여행지에서 파바박 불꽃 튈 듯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 사람을 만났고, 서울로 돌아와서 채팅을 하게 됐는데, 처음엔 "사랑해" "보고 싶어" 이런 말들을 들었을 때 애뜻한 감정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말 뿐이고, 서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말이나 약속과 결정의 말은 없다. 분명 "열정"만 있는 관계구나 결론이 났다. 

저자가 말하는 "친밀감" "열정" "약속과 결정" 이 세 가지의 면만 잘 따져봐도 두 사람의 관계를 객관화 할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시킬 지 가닥이 잡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봄을 기다리는 장영희 교수님은 이 세상에 없다. 잔잔한 일상을 말하는 분, 그리고 희망을 말하는 분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사람들이 "장영희"라는 사람을 소개하거나, 인터뷰할 때 1급 장애인을 가지고, 거기다 암 투병까지 했다는 것을 들먹여서 마음이 불편했다는 말을 할때, 나는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그게 뭐 어쟀다고? 사실 사람마다 하나씩은 아킬레스 건이 있는데, 또 그걸 들먹이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굳이 그런 것들을 들먹인다. 아무렇지도 않던 기억들이 그 순간 살아나오게 된다.   

가장 좋은 글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학생들에게 영작과제를 줄 때 본인의 지루함을 덜고자 본인들의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고 하는데, 장영희 교수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티디셀러가 되는 힘이 아닌가 한다.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짠 하다. 하루 하루 사는 것에 감사하고, 타인을 잘 이해해야 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글 그림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이 책을 주문해서 여행지에서 읽으려고 했었는데, 갔다와서 읽게 됐다. 몽골여행에서 돌아와 발목 인대가 늘어나는 바람에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워 "좋은여행"을 읽고 있자니, 여행에서 발목이 다쳐왔어도, 내 여행은 분명 "좋은 여행"이라고 말 할 수 있어 기분좋다.  

나도 사실 이번 여행에서 과연 "좋은 여행"이라는 게 뭘까 생각해봤다. 몽골 시골 여행인데, 여행 경비가 유럽여행보다 더 비싸다고 친구들에게 미쳤다는 소리 꽤나 들었다. 하지만, 여행 짐을 싸면서 이우일씨처럼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를 생각해 봤고,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찍을 것인가 마음에 담을 것인가를 생각했었다. 현지인들과 어울릴 때... 나는 몽골어를 모르고, 그들은 한국어를 모르고, 세계 공용어라는 영어 엮시 짧은 마당에 대화가 될까 싶지만, 우린 서로 통했다.  

좋은 여행이란 게 결코 럭셔리 여행은 아니다. 꼭 무엇을 얻어와야 하는 여행도 아니다. 그래, 그냥 내 가슴 속에 좋은 추억거리 하나 있으면 되는 거다.  

이우일씨는 여행지에 어려운 책을 가져가면, 읽지 못했다는 자책을 느낄 필요도 없이 좋다고 했지만, 나는 글쎄...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거리라면 좋겠다 싶다. 그래서 이우일의 "좋은 여행"을 추천한다. 여행에 대한 생각과 도쿄과 캄보디아에서 있었던 일화들도 재미있다. 글을 어렵게 예쁘게 꾸며 쓰려고 하지 않아, 깔끔해서 더 좋다. 그림까지 있으니, 여행지에서 읽기엔 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