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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알려주는 평생을 좌우하는 공부 베이스
조지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고개를 끄덕끄덕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내용도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놓을 정도로.
p69 옆집 아이와 절대로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는 아이에게 자극이 아니라 상처를 줍니다. 엄마 아빠에게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세요.
p132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 것보다 자기 인생에 의미 있는 책 한 권, 감명 깊게 마음에 새긴 한 구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기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려고 한다. 요약과 정리는 AI가 해줄 테니까 말이다. 아이들은 독서를 발판 삼아 더 큰 사유의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p156 평균과 등수에 집착하지 마세요. AI시대가 요구하는 건 평균이 아니라 한 분야에 대한 통찰력이에요. 아이의 부족함보다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능력에 집중해주세요.
p160 영국의 부모는 아이가 서툴고 느린 것에 대체로 관대하다. 아이를 덜 재촉한다. 그리고 ‘나는 너만 했을 때’ 같은 비교를 거의 하지 않는다. 영국에는 자신과 아이를 비교하는 문과가 없다. 아이는 아이고, 부모는 부모다. ‘다 너를 위한 것’이라는 무모한 말도 하지 않는다. 이 말은 문제가 많은 말이다. 아이에게 경쟁을 강요하려는 부모의 의도가 아이를 위한 것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p161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입학 사정관을 하며 학기마다 오픈 데이(대학교 입시설명회) 토크를 했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학새이 혼자 오픈데이에 온다는 것이다.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대학교 입시설명회는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아이를 위해 학부모들은 입시 전문가가 되고, 아이는 부모에게 끌려다니듯 입시를 치른다. 심지어 자녀가 대학생이 된 후에도 대학교 강의에 대해 의논하고 수강 신청에 관여하는 부모도 있다. 이런 아이가 자기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립심을 기를 수 있을까?
p169 정중하게 거절하는 행동은 자기만의 영역과 정체성을 타인으로부터 지키는 삶의 기술이었다. 아이는 부모에게 존중받는 대화를 통해 거절하는 법을 배운다. 아이가 언제든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해부자.
p237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은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 먼저 부모는 아이를 쉽게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은 쉽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앞으로의 삶을 설레며 기대한다. 이러한 자신감과 안정감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도, 학습에도 필수적이다.
10살 이전에 중요한 것은 정서적인 안정!!!
토요일 아침엔 아빠가 아침을 준비해 주는 모습도 나오고 그러면서 아빠와의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라던가, 언어 교육에 있어서 한자어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영어를 더 많이 쓰는 환경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도 좋았지만....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뭐랄까.... 너무 이상적이다 라는 생각.
영국에서야 아마존을 한 달 동안 공부하면서 몰입하는 과정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공부 감각을 그저 많은 책을 읽기 보다 좋아하는 책 한 권을 깊이 읽는 것이 중요하던가, 영어라는 것이 언제 배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느껴진다.
한 가지 더... 옥스퍼드 대학 입학 면접에서 왜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줄줄 외는 학생보다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는 솔직한 답을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런 학생은 정말 예외적이다. 이렇게 대답한 학생이 합격을 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는 이런 학생이 기억에 남을 수도 있고 합격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회사 면접에서 왜 이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가요 라는 질문에 '돈 벌려고요"라는 진정 솔직한 대답을 하는 취준생이 있다면 웃음거리만 되지 않을까?
옥스퍼드 입시 설명회를 할 때 학생들이 오지 부모님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립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내가 고3때가 생각난다. 한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입시 설명회에 내 친구와 나는 둘이서 몇 정류장을 걸어서 그 신문사 건물에 갔던 기억이 있다. 친구들이 많이 와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교복을 입고 온 학생은 우리 뿐이었고, 모두 학부모들로 자리가 꽉 찼었다. 가끔 그때 생각이 난다. 결과적으로 그때 나도 부모가 입시에 관심을 조금만이라도 기울여줬더라면 더 나은 결과,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내 스스로도 자립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리고 내 아들도 자립심을 길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이렇게 헛헛할까. 책 내용은 지나치게 이상적이었고, 자립이 중요하다 생각했던 내 삶은 너무도 고단해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