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양육 -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읽고 소통하는 법
셰팔리 차바리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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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부모'를 꽤 괜찮은 육아서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주저없이 이 책도 열심히 읽었다. 번역이 좀 어색하다 느껴지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이 책 역시 별 5개!!!! 일단 깊이가 있다. 


앞전에 조지은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독립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고민했는데, 여기서 힌트를 얻게 되어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만족스럽다. 조지은 교수님 책에서 대학 입학 설명회에 영국에선 엄마와 같이 오는 경우가 없으나, 한국은 엄마들이 간다 그런 내용이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대뜸 뭐든 스스로 혼자 해보게금 하는 것이 그것이 좋은 것일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독립"이란 것이 어떤 의미일까? "독립"의 범주를 어디까지 둬야 할까. 대학 입시 설명회도 혼자 가봤고, 경제적 자립도 일찍 이룬 사람 입장에서 혼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썩 좋게만 보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아들에게도 너는 너 혼자 모든 것을 다 해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여기 저자는 좀더 유연하게 '독립'의 의미를 바라봤다. 


p218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차단하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독립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다는 뜻이다우리는 어느 발달 단계에 있든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동시에 의미 있는 유대관계도 누릴 수 있다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건 마음을 더 열고 함께 나누는 것이지 거리를 두고 마음을 닫아버리는 게 아니다물론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부모를 배제한 독립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이는 건강한 모습이다하지만 그것이 곧 부모나 형제자매와의 유대관계가 약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72 아이가 버릇없고 무례하고 부모를 물거나 때릴 때, 언제나 문제는 아이에게 적절한 한계를 알려주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이때 아이는 교감에 굶주려 화가 나 있거나, 부모가 적당한 한계를 정하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부모의 인격을 무시해도 된다고 느끼게 된다.

교감과 서로의 한계를 존중하는 태도는 둘 다 건전한 발달에 필수적이다. 이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서로를지지 하는 관계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경계를 존중하며 친밀하게 교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계를 침범당했을 때 적절히 대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그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p85 우리의 무의식에 남은 앙금이 작용하는 미묘한 방식을 이해하면,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이 대부분 우리가 만들어낸 상황에 대한 반발임을 알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아이가 아니니 사실 벌칙은 정당하지 않다.

정크푸드만 먹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아마도 그런 습관은 정크푸드는 나쁘다고 말하면서도 그런 음식을 먹은 부모의 이중 메시지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아이가 패스트푸드를 원한다는 건 부모가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을 충분히 심어주지 못했으며, 부모 자신조차 그 인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p113 문제는 부모가 자기의 기준을 고집하느라 아이가 자기 뜻과 감정을 표현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이 길을 택하면 쓸 수 있는 자원은 훈육 밖에 없다. 아이가 자기 자신에 충실하려면 부모의 모든 지시에 고분고분 따를 수 없으니 결국 우리의 뜻을 거스르게 된다. 고유한 권리를 지닌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지키려면 아이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그런 자기주장을 뭉개는 것이 아니라 너그럽게 받아들여 아이가 자기 마음을 잘 알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길 두려워하지 않는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 과정이 우리의 에고를 위협하고 우리가 생각했던 영화와 반대로 가더라도 말이다.

 

p121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나쁘다고 판단하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성이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 이따금 논리를 거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p146 아이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 때 부모의 지지를 충분히 경험하면, 그 감정은 무의식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허락받지 못한 감정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뒤틀린 형태로 바뀌어 일탈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정받지 못한 감정은 정서적 암 덩어리처럼 전이된다. 그 감정들이 다른 데서 나타나기도 한다. 수면 장애, 악몽, 복통이나 두통 같은 신체 문제, 심한 경우 반항이나 우울증으로 보이기도 한다. 


p268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이가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공격이 아니라 자기표현을 하게 해야 한다.

 

p296 스위스의 심리학자 앨리스 밀러는 나치 정권에 관한 연구서 너 잘되라고(For Your Own Good)’에서 히틀러와 그의 심복들이 부모의 엄격한 훈육이 낳은 산물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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