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제프리 아처 지음, 홍윤서 옮김 / 선녀와나무꾼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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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영화를 꼽으라면 당연히 '스팅'을 꼽을 수 있다. 책 후반부에도 그들이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면 참 우습다. 나 역시 '스팅'이라는 영화를 몇 번이나 보았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하여튼 볼 때마다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고 또 보았다. -그 영화음악도 참 멋있는데..-

이 책은 스팅의 줄거리에서 그다지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한 인물을 속여나가는 부분이 흡사하다. 영화에서는 대규모의 액스트라가 동원되는데 비해 이 책의 주인공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되도록이면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사기극을 꾸민다. 주위의 다른사람들은 영문도 모른채 협력을 하게 될 뿐이고..

사기에 도통한 한 남자-하비가 차린 한 유령회사가 신문광고를 통해 끌어들인 남자를 통해 유전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보고서를 밑천으로 거액의 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 들인다. 유전이 나오면 주가가 몇 배로 뛰어 오를지도 모르기에 부자가 될 꿈을 안고 전 재산을 털어 그 유령회사의 주식을 샀던 네 남자는 한 순간에 알거지가 되었다.

그 정도의 거액을 날려버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살이나 좌절을 하는 대신에 그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살려, 각각의 머리 속에서 나온 4번의 사기극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되찾으려고 한다. 철저한 계획과 예행연습을 거치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경우도 생기지만 임기응변으로 위험을 피해나가서 결국 3번의 사기극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책의 제목(not a penny more, not a penny less)처럼 더도말고 덜도 말고 오직 자기들이 잃어버린 재산만큼만 찾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유전이 발견되어 주식이 급상승해서 오히려 더 큰 재산을 벌게된 그들이 과연 하비로부터 사기쳐서 받은 돈을 돌려 주었을까?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왕 들어온 거..' 하면서 그냥 주저 앉았을 테지만 이들은 분명히 되돌려 주었을 것이라 믿는다. 그저 어떤 방법으로 돌려주었을지가 궁금할 뿐이다. 그래도 빼앗는 것보다야 돌려주는 것이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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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덫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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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의 눈먼 쥐
세 마리의 눈먼 쥐
그들이 달리는 것을 보세요.
그들이 달리는 것을 보세요.
그들은 언제나 농부 아내를 쫓아 다녔습니다.
그녀는 식칼로 쥐들의 꼬리를 잘라 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저렇게 마구 달리는 세 마리의 눈먼 쥐

이 노래는 외국에서 구전되어 전해진 동요(마더구즈)로 솔직히 내용은 전혀 아이들이 즐겨 부를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마더구즈 중에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잔인한 내용의 가사들이 종종 있는 모양이다. 이 책 외에도 아가사 크리스티는 작품 중에 마더구즈를 종종 등장시키거나 차용한다.(당장 생각나는 것으로는, 지빠귀라는 새가 나오는 동요가 쓰인 <주머니 속의 죽음>) 늘 쫓아다니는 쥐가 귀찮아서 칼로 꼬리를 잘라 버리는 아줌마. 좀 비약해서 생각해보자면 어쩌면 눈먼 쥐은 농부의 아내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뒤를 졸졸 쫓아다니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서는 이 노래가 주제음악처럼 수시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음악이 울리고 사람이 죽는다. 

 '쥐덫'은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내용이 긴 편이다. 그러나 영국여왕에게 헌정된 것이며, 50년대 이후로 장기적으로 연극으로 공연되는 내용인 만큼 충분한 재미를 지닌 책이라고 생각된다.   세마리의 눈먼 쥐처럼 연약하고 보살핌이 필요했던 아이들... 그들의 꼬리를 잘라버린 잔인한 사람, 그래서 이번에는 그 자신이 희생자가 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쥐덫 이외에도 많은 단편이 실려 있어서 단편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선택해서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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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황해선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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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추리소설의 묘미의 짧은 시간 안에 트릭과 탐정의 재빠른 추리와 속결로 알 수 있는 범인 등일 것이다. 나도 그런 묘미 때문에 단편집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4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은 시골저택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아니 억지로 그 곳에 참석하게 된 포와로의 모험이야기다. 포와로는 전형적인 도시인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시골 생활이 도무지 생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 아닌가.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닌 그 곳에서 난데없이 푸딩을 먹지 말라는 경고장을 받는다. 전날 경고를 받은터라 크리스마스 파티에 나온 푸딩을 먹는냐 마느냐의 심각하게 고민하는 포와로... 결국 그가 사건을 해결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명탐정인 그조차 도대체 누가 그런 쪽지를 보냈는지 알 수가 없었다나~.  ^^

 책을 읽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푸딩을 먹지 말라는 경고편지를 받고 고민에 빠진 포와로 탐정이 고민에 빠져 푸딩을 노려 본 채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포와로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웃음이 난다. 아, 이 책에서는 아주 유능하고 자신의 고용주처럼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하는 여비서 레몬양을 만날 수 있다. 포와로가 등장하는 책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레몬양은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흠이지만-아니, 오히려 그것이 포와로에게는 장점으로 여겨진다- 포와로에게는 더없이 유능한 여비서이다. 개인적으로 포와로가 친구 헤이스팅스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뒷편인<그린쇼의 아방궁>에서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할머니 제인마플이 등장하여 교묘한 트릭을 밝혀주는 내용이다. 마플의 친적인 젊은 미망인이 일을 하게 된 그린쇼의 커다란 저택에서 그 저택의 주인이 화살에 맞아죽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플의 조카가 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더구나 그녀와 그 집의 가정부는 다 각각의 다른 방에 갖혀 있었으니 그렇다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예전에 텔레비젼에서 이 두 주인공들이 각각 등장하는 영화들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책을 읽다보면 그 주인공 배우들이 연상된다. 그 주인공들을 상상하면서 책 내용을 머리속에서 영화로 찍어나가는 재미를 곁들여 보면 추리소설 읽는 재미가 배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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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마치고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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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호의 죽음으로 장례식을 치르기위해 저택으로 돌아온 친척들 중에는 결혼 문제로 의절했다가 25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리처드의 동생 코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언장을 기다리며 가족 모두가 모인 그곳에서 코라는 엉뚱하게도 오빠의 죽음이 '독살'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모였던 사람들이 돌아간 후 코라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하면서 계속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엉뚱한 사람에 의해 던져진 한 마디에 의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의혹들이 생겨나고, 그 말을 꺼낸 장본인마저 살해되어 버렸으니.... 과연 그녀의 누구에 의해 살해되었을까? 대부호에 의해 재산을 분배받게된 가족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해서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기에 동기로 따져보자면 그들 모두가 용의자이다.

 돈이 얽힌 사건이다 보니 저마다 자신에게 돌아 올 재산에만 더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 금액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에게는 살인이라는 인륜을 벋어난 범죄를 저지를만큼 궁지에 몰리는 것이다. 과연 인간은 돈이라면 살인도 서슴치 않는 존재인가, 아니면 자신의 머리를 믿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일까...이 책을 읽다 보니 자식마저 믿을 수 없는 요즘 세태가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아무 집에나 들어가 돈을 훔치고 사람들을 죽이는 경악스러운 요즘 세상에서 과연 누굴 믿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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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우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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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에는 아가사 크리스트의 로맨스가 영락없이 묻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속담에 있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탐정역은 전직 경찰 룩으로, 런던으로 향하던 중 런던경시청으로 아무도 모르게 자행된 여러건의 살인을 신고하기 위해 기차를 탄 한 노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꾸며대기를 좋아하는 노부인일뿐이라고 생각하던 룩도 신문에 난 사고 기사와 예고된 희생자의 부고소식을 보고는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결국 위치우드로 내려간 룩은 친구의 사촌을 만나게 되는데 첫만남에서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그 동네 유지인 배불뚝이 이스터필드와 약혼한 상태였으니...

표지의 그림을 보면 보름달에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젊은 청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상시에는 어느 누구보다 매력적인 사람이었다가도 보름달만 비치면 야수의 본성을 드러내는 늑대인간처럼, 평범한 사람이 광기에 사로잡히는 그 순간에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리라. 정말 살인은 너무도 쉽게 이루어지니까...(살인 아니라도 가끔 죽음 또한 너무나 쉽게 찾아오기도 하지만...) 복수의 대상이 아닌, 그 대상에게 대항하고 버릇없이 군 다른 사람에게로 향해진 살인자의 광기어린 눈빛. 과연 그 눈빛은 마지막으로 누구를 향할 것인가? 이 책을 읽다 보니 사소한 원한이라도 졌을만한 사람들의 눈빛을 살피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언제 복수의 칼날이 나를 향해 날아올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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