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주에 PET(부모역할교육)에 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내용에 관해선 그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접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 기억을 되살려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강사의 강의는 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었다.

그때 친구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내 취향과 상관없이 , 어떤 분야에서건

‘꾼’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고.

내 취향이나 입맛과는 차이가 있어도

제대로 연습된 ‘꾼’들은 그 값을 하는 것 같다고.

노래건, 춤이건, 강의건, 공부건 자기 분야에서 맡은바 역할을

앗쌀하게 제대로 해 내는 사람들은 보면 그 자체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연애의 고수인 선수들을 보라.

얼마나 제대로 여자의 마음을 알아주며, 얼마나 정확히 여자의 마음을 공략하는지.

연애의 진정성과 그 종말의 허망함은 논외로 쳐두고..

어설프게 쭈뼛거리며 장황하게 뭔가를 늘어놓는 사람들 보다는

훨씬 설득력을 가진다는 측면의 이야기다.


코엘료를 읽은 느낌도 그랬다.

이 사람은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에 관해서 과연

치열하게 제대로 마음을 다 해 몰두해 본 적이 있을까 의심이 가는..

열정적인 것처럼 뭔가를 잡다하게 늘어놓고 있지만

도무지 설득이 되어지지 않았다.

제목 하나는 아주 입맛이 당기게 유혹적이었건만..


미치거나 혹은 미친 척 하거나에 관한.

정상이거나 혹은 정상인 척 하거나에 관한.

간단하면 좋았을 이야기를 늘이고 늘여 쓴 임상보고서.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조급한 가운데..

신기하리만치 심심한 시간들..

그 불균형을 달래느라 별로 할말이 많지도 않았던

이 책에 관하여 리뷰를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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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리뷰세요. 코엘료에 대한 느낌이 비슷한데 전 그렇게 말할만한 용기도, 표현할만한 능력도 되지 않았거든요. 왜 저 아저씨 인기 있는거죠?? 저런 가짜스러움이 전 너무 싫은데.

rainy 2005-10-1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갑습니다 ^^
자꾸 부정적인 리뷰를 쓰게 되어서 조금 불편하기도 했는데..
이 곳이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얘기를 해도 좋은 곳이라고..
제 속 편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님 말씀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정말 코엘료는 '가짜스러워'요.

루나 2006-09-0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끌려 읽었다가 다시 한 번 코엘료는 다시 안 보리라는 마음이 들었던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글을 읽으니 속이 다 후련하네요

rainy 2006-09-2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가운님. 자주좀 오셔요.
 

나 덤으로

 


나 ,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 다니고

 

아,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황인숙>

 

 

 

그래.. 세월아 가라.. 흘러라..

그랬었다.

세월은 흘렀다.

착하게 세월은 앞으로만 흘렀으나

나에겐 중간을 툭툭 끊어내고 싶어지던

날들이었다.

그 지루한 날들이 지나고

사람들은 그 시간을

일년이라고 말했다.

일년.

그 지루한 시간들 속에서 

세월의 흐름속에 낡아가는 내가..

그 낡음에 편안함을 느낄지도 모르는 지금의 상태가..

문득. 철렁하다..

철렁하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아직은.. 아직은.. 덤처럼 살고 싶지 않다..

식물에 물을 주듯.. 나에게 물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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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YU 2005-10-14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세줄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가네.
혹시나 언니가 덤으로 사는걸로 생각하나 해서 덜컥했다는..

뭐. 물을 마이 멕여야제~ ^-^
힘냅시다요~ 빠샤빠샤~ ! ! ! ! ^ㅡ^)/

rainy 2005-10-1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맛 간거 니 말고도 마이 아나??"
내일 보게 되어 좋구나 ^^
내일.. "머를(물중에서도 맑고 차가운 고거) 마이 멕여줘 ~ "
 

 

          가을 문안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 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잎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핍박받은 사람들의 이글거리는 불꽃이

 

      하늘에 맺힌 별빛이 될 때까지

 

      종소리여 풀꽃이여...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김종해>

 

때는 가을이다.

한뼘도 채 안되게 열어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가.을.

 

가을엔 따스한 안부를 전할 사람 한 둘 쯤은

꼭 있어야 겠다.

따스한 인사가.. 맑갛게 전달되는 그런 관계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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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고에서 날아온 이메일 한통이 문제였다.

뭐 디비디아울렛을 열었다나 어쨌나다..

거기 들어가서 눈구경을 하다가 지르고 말았다.

디비디 플레이어도 없으면서 ^^

무슨무슨 안전장치를 심하게 해두었으면

컴퓨터로 보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디비디 총 8편이 한꺼번에 안겨주시니.. 행복하다..

올해 가기전에 디비디와 비디오를 같이 볼수 있는

콤보를 꼭 사리라 마음 먹는다 ^^


그녀에게

신과 함께 가라

그랑브루

세가지색 중에서 블루와 레드

베를린 천사의 시

미스터 플라워

열혈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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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5-10-01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빌려주려고 산거지? ㅋㅋㅋㅋ

rainy 2005-10-0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의 리스트지?
껍데기만 보고 있어도 뿌듯하다.
10월은 디비디의 달..
빌려가~ (왠지, 나 잡아봐라~ 모드군^^)
 

 


슬픔은 분별이 없는 거지요.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가 없어요.

피하지 말고 마음껏 잠기는 게 좋고,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지만,

역시 인간은 살아가게 되어 있거든요.


- 소노 아야꼬 ‘행복이라는 이름의 불행’에서 -

 

슬픔의 깊이..

여러 갈래의 슬픔..

착하고 깔끔한 슬픔이라면 얼마든지 함께 지낼 수 있지만

복잡하고 욕심을 부리는 슬픔과는

사이좋게 지내기가 힘이 든다.

오늘 내 슬픔은..

내리는 비 때문에.. 다행히도 서늘하고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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