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올겨울 마지막이 될. 차례를 지켜 순서대로 내릴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 하염없고 끝도없이 휘날리던. 눈의 짧고 결정적인 탄생과 소멸을 지켜보면서  길고 지루한 생, 더 지루한 생에 관한 답 없는 물음들에 몸서리쳐지던. 그래도 눈이 내리니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따스해 지기도 했던. 어수선한 전깃줄을 피해 올려세운 발끝을 저리게 하고, 가슴을 저혼자 뜨겁게 하고, 카메라를 잡은 손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시리게 하던. 3월 봄밤에 내린 눈. 눈내린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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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연필 2010-03-1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마실 산책 나와서 포근하게 사진 바라보다 갑니다.
레이니님, 따스한 하루되시길 바랄게요~^-^

rainy 2010-03-1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제랄 님의 기원 덕분에 꽃샘추위도 두렵지 않은 따스한 시간이 되고 있다는^^

라로 2010-03-1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와야 글을 올리시는군요!!ㅎㅎ
눈을 좋아하면서 왜 닉은????ㅎㅎㅎ
자기가 찍은 눈 사진은 따듯하게 느껴진다,,,

rainy 2010-03-1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왠지 느닷없는 선물 같잖아^^
눈은, 이 세상에 속해 있는 것 같지가 않아..

2010-03-25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