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팔기시 정산처리’를 ‘알라딘에 팔기시 정신차리기’로 읽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간단하다. 틀렸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정답이 있으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호를 해석하는 건 정답도 없고 쉽지 않고 때로는 낭패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내 멋대로인 것 같다. 어쩌면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뭐 요즘은 ‘미친봄’이니까.

언젠가 보았던 앨리맥빌 중에서 앨리가 말한다. ‘나쁜 남자라도 만날까? 외로운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녀의 현명한 룸메이트가 대답한다. ‘나쁜 남자를 만나게 되는 것보다 외로운 건 없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쩌면 나는 앞으로 어떤 남자를 만나도 내가 더 나쁜 여자가 되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 든다. 꼭 못돼서라기 보다는 백 만가지 다른 이유들 때문에. 혼자 조용히 외로운 게 나을까? 둘이 죽어라 내기라도 하듯 나란히 외로운 게 나을까? 혼자 외로운 건 조용히라도 할 수 있지만 둘이 외로운 건 전쟁일 거야 분명히. 좋지 않다 이런 상상.

오후 네 시. 해가 비스듬히 비추는 시간. 곧 질 것을 준비하는 시간. 추운 겨울 어느 일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좁은 베란다에 기대 담배를 피울 때면 햇살의 결이 느껴지고 온기를 품은 것 같은 착각조차 들게 하던 그 엷고 비워진 시간들. 곧 저물 그 시간을 나는 참 좋아했었다. 어쩌면 마흔을 넘긴 내 나이 같기도 한. 곧 저물 것을 충분히 아는.. 짧을 그 시간들을, 그 시간 이후의 어둠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참 진부한 질문이지만 한번도 명확한 해답을 찾은 적 없기에 매번 또다시 던지게 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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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04-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

나이 마흔 조금 넘고서 곧 저문다고 자꾸 그러믄, 어르신들한테 엄살 떤다고 혼난대이 ~ ㅎㅎ

rainy 2010-04-21 14:51   좋아요 0 | URL
헤헷.. 그르게..
너무 서둘러 어둠을 준비하지는 않을게 ^^*

rainer 2010-04-2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좋아요! 미친봄! ^^


rainy 2010-04-21 14:52   좋아요 0 | URL
회사에서도 반쯤만 미치고, 밖에서도 반쯤만 미치고,
지대로 이 봄처럼 미치고 시퍼요 ^^

2010-06-22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3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6 0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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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7 0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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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2 14: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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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2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0-09-2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명절에 어디가???
우린 친정에 갈거야~.
스트레스 없는 즐거운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
그리고 명절 지나고 함 얼굴이나 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2011-03-01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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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1 04: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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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9-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댓글 달러 왔더니 내가 작년 추석에 달았던 댓글이 저 위에 있네,,,ㅎㅎㅎㅎ
정말 너무 하시네요. 그 글빨이면 나는 알라딘에 하루 종일 글을 올릴텐데,,,
자주 좀 봅시다.
추석도 해피하게 보내길 바라고,,,보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