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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성가시고 복잡한 사람이다.

이 공간 하나를 나의 것으로 정하는데

왜 그리 오랜 머뭇거림이 필요했을까..

매일 넘치도록 생겨나는 게 이런 종류의 블로그이고

사람들은 쉽게 쓰고, 쉽게 잊는데..

처음 [길위에서]라는 칼럼을 만들었을 때는

그저 나의 공간,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 기쁘고, 설레었으나

거기를 떠나 다른 곳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의 망설임은

내게는 익숙한 것이었지만 지나치게 길었다.

누가 물어온 것도 아닌데 나는 나를 설명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 흔한 싸이월드를 할 때조차 처음엔

‘일기를 숨기기 위해 시작한다’고 스스로에게 설명했듯이..

난 왜 간단한 일도 복잡하게 생각하고 어렵게 푸는가에 생각이 미치면

짜증스런 피로가 밀려들 때도 있었으나

나란 사람은 이걸 해결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잘 알기에..

그저.. 잠시 미루어두고, 기다리면서 시간이 흘렀다.

생각은 처음처럼 그저 내맘이 편한 나의 공간을 바랄뿐이라는 것에 다다랐고,

난 복잡하고 설정이 많은 사람이지만 한편 단순하기도 하여

이렇게 어두운 비 내리는 날, 뜨거운 차를 앞에 두고 앉아 있으려니

내 맘 어딘가에서 숨죽이고 있던 설레임과 기대가 고개를 쳐든다.

난 이제 다시 나만의 새집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동안 [길위에서]에 올려졌던, 

남들에겐 별 것 아니나 나에겐 버릴 수 없는 글 몇 편을

옮겨오는 것으로 이 공간을 시작한다.

난 또 한없이 기분이 좋아져.. 푸푸푸 하고 웃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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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4-07-1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사 ! 가사 !

rainy 2004-07-1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머뭇거림, 나에겐 익숙하지만 지나치게 긴..사실은 멋지게 해낼 자신이 없는 것이지.

rainer 2004-07-2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시작, 을 축하합니다. ^^

rainy 2004-07-21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이름..
좀 정돈이 되면 초대를 하려 했지요..
초대를 막상 하려는 것도 쑥스러울 뻔했는데..
이렇게 와 주셔서 기쁘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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