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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작가가 1932년에 쓴 소설로, 그 당시의 세계관으로
본다면, 작가의 매우 뛰어난 통찰력이 돋보인다. 우리는 80여년이 지난 지금 일부 합당한, 그런 사회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소설의 이해를 돕는 몇 배경 지식들
* 서기 2600년이
시대 배경이다.
*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입실론
계급 –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고정되어 있다. 알파는 사회 지배계급,
베타는 행정계급 중산층, 감마는 하류층, 델타와
입실론은 일부러 기형으로 만들어 단순작업을 담당한다. 이들은 수천 개체의 일란성 쌍둥이로 인공부화소에서
태어난다.
* 신파블로프법 – 지속적인 반복학습과 수면학습을 통해 주입식 지식을
강요한다.
* 대전쟁, 세계정부
– 핵전쟁으로 문명세계는 멸망하고 새로운 단일정부가 등장한다. 작가가 집필했던 1932년엔 이런 개념이 아직 없었으리라.
* 새로운 기원 AF(After
Ford) – 대전쟁 이후 들어선 지배자. 독재자
Ford는 일괄생산방식을 도입한 자동차왕 포드에서 따왔다. 컨베이어 시스템을 타고 병 안에서
아기들이 자라고 출산하는 것이 이야기 기반이 된다.
* 섹스 – 자손의 번식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즐거움 일 뿐이다. 이곳은 극단적인 자유연애 시대이다.
* 소마 – 마약성분에 종교성도 포함되어 있어 안락함을 준다.
* 멋진 신세계 –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 5막 1장에서 따온 제목이다.
* 등장인물
- 무스타파 몬드 – 총통, 지배자
- 버나드 마르크스 – 주인공이다. 이름만 보고도 그가 완벽한 이 세계의 파괴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린다 – 존의 어머니, 사고로 문명세계에서 떨어지게 되어 존을 낳게 된다.
- 존 – 혼혈(야만인), 기본적인 인간 본성을 추구하는
평범한 인간, 그러므로 여기선 문명사회의반사회인이 된다.
* 계급사회 – 개인의 자질이나 노력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지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계급이 고착화
되는 것 본다면, 현재의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완전히 허구로 몰아 갈 수 없을 것 같다. 단지 책에서는 부모 없이 계급이 정해지는 출발만 일부 다를 뿐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영어 유치원, 영재학교 등,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다시 말해 선행학습을 할 수 있고/없고의 차이가 특목고 등 좋은
고등학교 등 상급학교 진학과 직결되고, 이들에게 유리한 대학입시로 계급이 결정 지어지고, 입학 서열에 의한 대학에서의 차이가 이미 사회의 계급이 결정되고, 학자금
대출과 고학으로 간신히 마치는 학생과 어학연수를 다닌 학생들의 소위 스펙 차이, 고시보다 로스쿨의 차이가
부의 대물림은 물론 학업의 대물림 되는 현실인 지금, 또한 급여와 복지혜택의 차이가 큰 중소기업과 대기업
입사자로서 사회의 첫걸음부터 불평등한 구조로 순차적으로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본다면 한 개인의 노력만 가지고는 거대한 큰 틀을 깨는
것이 그리 쉽지 못하다. 그 고착화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조차 불경스럽게 느껴질 지경이다.
과학의 발달은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꿈꾸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극단적인 문명 발달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이 모든 것을 누리고 살고 있는 알파, 베타 계급들은 인지 하지 못한 채 길들여진 행복을 누리며 잘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육체적 쾌락을 즐기며, 혹시
어려운 사건이 있다면 소마를 먹고 지나가면 그 뿐이다. 이 길들여진 규칙과 교육으로 느끼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문명이라는 이름 속에 아무 탈없이 극단적인 쾌락을 추구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살면 그 뿐인 것이다. 이들
낙원에는 너무나 안정되어 생활의 안정, 질병도 없고, 늙어
가는 것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규칙이나 교육 역시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한 방법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일 뿐이고, 과학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니 어려움을 극복하고 느끼는 희열도 애초에 없다.
유일하게 우리와 닮아 있는 등장인물인 야만인 존은, 이 문명사회에 동화되지 못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세뇌된 교육을 받지
않아 인간의 본성을 추구하고 있어서 이다. 그렇기에 관심을 불러 모으지만, 그 사회에서 받아 드릴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 존 이외엔 세상이
완벽하게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것도 반사회적인 곳에서 무한의 대중에게 그만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땀 흘린 노동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느끼는 혼자 사는 것으로 책은 끝마친다. 그가 알고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세익스피어 전집에서 나온다(1932년도에
영국 작가가 쓴 책이다).
작가는
신, 문명, 순결, 인간의
의지, 행복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것을 <신세계>의 관점에서 재정의 한다는 점에서, 통찰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책에서도 그렇지만, 21세기를
가는 나에게도 만족스러운 접점을 찾지 못한다. 우리가 낙원을 꿈꾸지만 이런 식의 낙원은 아니지 않겠는가. 세뇌되고 교육된, 본능이 거세된 행복이 진짜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인가
하는 점이다. 과학, 문화의 발달에 대한 가치는 비판 의식을 가지고 계속 고민하면
찾아가야 할 숙제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