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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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죄로 15년 형을 받고 정치범 수용소에 있는 이반 데니소비치(슈호츠)의 기상 부터 자기 전까지 하루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마치 내가 하루를 산 것처럼 실감난다. 껴입은 지저분한 옷이나 추위같은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가 현실감 있게 뚝뚝 떨어진다. (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인지 알겠다)

 

단지 하루를 지났을 뿐인데, 수용소라는 조그마한 공간 안에, 하나의 사회가 돌아간다. 점심 식사때 식당 배식자를 속여 죽 한끼를 더 먹었고, 벽돌쌓기를 즐겁게 해 냈으며, 동료에게 도움을 줘 소시지 하나를 얻어 먹은 자그마한 행운이 따라줬던 슈호츠에게 내일도 오늘과 비슷한 또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수용소니 그 안에 죄수가 있고, 죄수마다 사연이 있고, 점호가 있고, 간수가 있고, 독방이 있고, 그 안에 권력이 있고, 눈치가 있고, 작업이 있고, 경쟁이 있었다. 밖에서 볼 때 그들의 삶은 별일 아닌 듯하지만, 나름 한 무더기의 죄수들이 정해진 규칙 속에서 잘 적응하며, 편법을 이용하며 어려움 속에 살고 있고, 이런 일들이 모아져 또 하루가 되었다. 고생스러운 생존 속에 또 다른 삶이 있었다.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에 설명된 소개로 대신한다.(캐릭터에 대해 더 잘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http://ko.wikipedia.org/wiki/%EC%9D%B4%EB%B0%98_%EB%8D%B0%EB%8B%88%EC%86%8C%EB%B9%84%EC%B9%98%EC%9D%98_%ED%95%98%EB%A3%A8

 

과거 공산주의 독재국가 였던 러시아 반체제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실감나게 독자에게 전해준 간접 경험이다. 러시아 문학 특유의 묵직함은 등장인물 속에 투영되어 있으며, 외부 감시, 사상과 투쟁에 대한 환경은 가혹한 추위에 대한 은유로 잘 묻어나오고 있다. 주인공 한사람의 눈으로 본 하루의 물리적으로 짧은 이야기 지만, 몰입도 최고이고, 묘사력 최고 이다. 작가의 사상이 언어로 녹아져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 된다는 것은, 우리가 같은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한편의 영화를 통해 느끼는 시각적 경험보다 훨씬 깊이가 깊은,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간접경험의 좋은 고전 문학작품으로 기억될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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