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 Caffe - 커피 & 카페
가브리엘라 바이구에라 지음, 김희정 옮김, 로잘바 조프레 조언, 박종만 감수 / 예경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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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다 시원해 지는 사진첩 같은 책이 일품이다. 물론 책은 올칼라에 크고 무겁고 두껍고 비싸다. 그 안에 커피의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커피의 역사, 문화, 생산/운송, 품종, Roasting/Blending, 에스프레소 내리기, 커피와 어울리는 요리 레시피 까지. 사진을 함께 담아 이해도도 높아지고, 책을 보는 동안(읽는게 아니라) 커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책 자체가 멋있어 소장 할만한 하다. 가끔씩 약간 어색한 번역이 달리는 차의 과속방지턱 처럼 눈에 거슬리지만, 바로 옆 사진을 감상하다 보면 금방 잊고 넘어갈 만 한다. 이탈리아 사람이 쓴 책의 번역본이라 이탈리아인 시각으로 설명되어 있어 약간의 시각차를 두고 보면 된다.

 

커피는 크게 두 종류로 각각의 생산량은, 아라비카 종이 75%(뉴욕 선물시장에서 거래), 로부스타 종이 나머지 25%(런던 선물시장에서 거래) 차지한다는 것을 알았다. 로부스타종이 아라비카에 비해 약간 길이가 짧고, 카페인은 두배쯤 더 들어있다는 것도 배웠다.

 

커피의 역사를 보다가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 감사했다. 16세기 유럽에 이슬람에서 건너온 커피(성경에는 커피가 없음)가 한동안 악마의 음료로 불린 적도 있었다는데, 몇몇 사제들이 금지 시키자고 청원을 하자 이 교황이 맛보고 마셔도 된다고 했다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으면 종교상의 이유로 술처럼 숨어서 마실 뻔 했다.

 

한 잔의 커피엔 인생이 담겨져 있다. 인생처럼 단 맛, 쓴 맛, 뜨거운 맛이 한 잔에 녹아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한잔을 마셔줘야 하루를 시작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 시골 마을에서 마신 커피는 진짜 맛있었다. 플라스틱 잔에 굵게 빻아, 좋이 필터 없이 정제하지 않은 고체 설탕 만 넣어 마신 코삐는 맛에 탄복하고 향에 탄복하였다. 커피가루가 입에 묻어 나왔으나 전혀 개의치 못한 최고의 커피로 기억된다. 지금 이 책을 보니 로부스타 종을 직접 볶아 내린 커피였다. 깊고 짙은 맛, 정신이 번쩍 드는 맛이었다. TV 여행 프로에서 볼 수 있는, 아랍의 유목민들이 직접 볶아 내린 커피는 보기만 해도 시각적인 맛이 느껴지고, 그 무리 안에 은글슬쩍 껴들어 앉아 한잔 얻어 마셨으면 하는 유혹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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