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글쓰기의 기본 - 리버스 북 시리즈 0
윌리엄 스트렁크 지음, 조서연.김지양 옮김, 곽중철 감수 / 인간희극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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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이야기.

그러나 막상 작문을 하거나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다 보면 틀리기 쉬운 영어 문법을 담고 있다.

 

한쪽 면에서 한글로 된 책이고, 다른쪽 면에서 보면 같은 내용으로 영문으로 된 책이다. 다른 영어에 관한 책들보다 강점으로 꼽는 것이 영문으로 된 부분인데, 쉬운 영어로 해설을 해 놨으니 좋은 표현을 배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쉽게 써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영어를 너무 어렵게 가르치고 어렵게 배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은 몇몇(천재거나, 노력이 가상하거나, 언어적 재능이 있음이 틀림없다)이 아니라면, 어려운 영문은 어려워서 못 읽고, 기초적인 것도 간과하고 넘어가, 갑자기 들이닥친 영어 문장을 못 읽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영어는 '학문'이 아니라 '문화'의 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영어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학문을 닦거나, 암기력을 연습하거나, 인내심을 시험하기 위한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어는 다른 언어권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런 면에서 영어 교육법운 자동차 운전과 컴퓨터와 동일한 눈으로 봐야 한다. 꼭 자동차의 엔진을 설계 한다 던지,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짤 줄 알아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쉽게 이동을 하기 위해 운전을 배우고, 인터넷을 통해 다른 세계로 접근하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배우는 것 만으로도 족하다. 영어도 마찬가지 이다. 언어는 다른 나라의 문화, 언론을 이해하고 즐기기 위한 도구 일 뿐이지, 세익스피어를 논할 필요는 없다. 물론 학문으로 하는 전문가들도 있겠지(자동차와 컴퓨터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 때는 특수한 상황으로 봐야 하고, 상황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될 것이지, 우리 모두가 전문가가 될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동화책을 읽고 신문 기사를 읽고, 영화를 보는데 간단한 문법만 알면 된다. 심지어 논문을 읽을 때도 그리 어렵지 않은 영문법을 쓴다. 그 문장속에 담고 있는 내용이 어려운 것이지, 문법이 어려워선 안 된다. 심지어 비비 꼬아 놓은 문장은 내용 전체를 잘 못 해석할 오해의 소지를 열어 둠으로써 나쁜 문장일 가능성이 높다. 논문은 전문 논문은 지식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 내가 이만큼 고상한 단어를 활용할 줄 알고 암호문처럼 비비 꼬을 줄 안다를 알리기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신문기사나 동화책도 작자가 알고 있는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지, 내가 이만큼아니 암호를 풀어야 겠소 함정파는 도구가 아니다.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글쓰기도 동일하다. 나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몇 가지 간단한 규정(=문법)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그 규정은 사실 몇 가지 안되어 우리가 고등학교 때 들고 다니던 영문법 책처럼 그리 두껍지 않다(중학교때 문법이면 충분할 것 같다). 특히 우리는 외국인임을 상대방도 뻔히 알기 때문에 문법이 어느 정도 틀려도 상대방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이해해 줄 것이다. 우리도 한국말 서툰 외국인이 한국말로 이야기를 걸어 오면, 문법이나 단어 선택이 좀 이상해도 잘 들어 주지 않는가.

 

이 책을 또 다른 장점은 쉽게 쓰라는 이야기와 간결하게 표현하라는 이야기다. <- 안타깝게도(그리고 놀랍게도) 나는 한국의 학교와 학원 영어교육에서 수년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배운 적이 없다. Shall을 써야 하는지 Will을 써야 하는지, to 부정사를 써야 하는지 ~ing를 써야 하는지 배운 적은 많았다. 그리고 맞고 틀리는 기준에 따라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언어 학습을 학문의 영역으로 넘기는 부질없는 짓이었다. 이는 영문학과 학생 대상으로 충분한 교육이다.


 

실제 처음 미쿡에 갔을 때 간단한 표현조차 할 수 없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중+고등+대학교 영어 과목에 대한 정규교육을 받았고,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했지만, 어떤 순간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tutor(그 학교에선 외국인 학생들에게 원어민 개인선생을 붙였다)가 저녁 먹었냐? 물었을 때, 나는 머릿 속으로 supper를 쓸까 dinner를 쓸까, 다른 저녁식사란 말이 뭐지? Eat은 알겠는데 과거형 먹었다가 뭐지? 복잡한 머릿 속을 정리하느라 우물쭈물 대답을 못했고, 간신히 머리만 끄덕였다. Oh, you ate. 툭 치며 지나갔다. 갑자기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10년 넘게 영어를 배웠는데, 그 상황에서 ‘yes’ 란 단 한마디를 못하다니... 글 쓰는 것도 난감한 것이 간단한 에세이를 한편 써오라는데 갑자기 쓸 내용도 없고, 사전의 도움을 받아도 어디서 어떻게 찾아 시작할지. 결국 억지로 써간 반 페이지짜리 영문 글 한 조각에, 나중에 빨간 색연필로 피투성이 되어 돌아온 내 에세이. 말할 땐 심지어 be 동사도 틀리기 시작하는데, 말 그래도 총체적 난국이었다. 기초적인 것도 전달 못하는 상황에서 불완전타동사와 목적격관계대명사를 이해한 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내가 언어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나 만큼 영어 못하는 애도 첨 봤으니까) 영어를 의사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학문의 한가지로 공부하고 배워 왔던 것이다. 정규 교육과정 속의 영어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외국인과 자동적으로 의사소통이 될 것이라 기대하지 말 것. 미쿡 가서 햄버거를 먹는 다고 해서 영어가 술술 나오리라 기대하지 말 것. 한국에서 제대로된 공부 시간을 갖지 목한다면, 미쿡 가서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나와 동일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드시 글쓰기 문법의 목적이 아니라, 독해의 목적, 소통의 목적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 영어 공부를 학문의 목적이 아닌 소통의 목적으로 시작하는데도 이 책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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