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서울대 교수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 다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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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이지만 '독립적'인 지식인 조국 교수의 책이다.

책의 성격이 모호하다. 책 표지의 사진 만큼 모호하다. 자서전 비슷하지만 아니고,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가 기본 맥락을 이루니 아주 아니라곤 할 수 없을 것 같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책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사회주의, 사회 정의 및 법에 대한 관점도 설명되어 있다. 철학자나 사회학자들의 문장도 인용되고 있다. 붉은색 혹은 푸른색 필터를 눈에 대고, 이념의 잣대로 종북으로 모는 시대에, 사회주의에 대한 설명과 사노맹, 국가보안법에 대한 설명이 있는 책이 나오고, 팔리고, 심지어 잘 팔리고, 필자가 더이상 잡혀 들어가지 않아도 된 것 자체가 사회의 기초적이지만, 성숙도의 한 예로 볼 수 있겠다. 즉 저자가 '조성민'이 안되도 되는 시대이다. 그런데 또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신봉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대학 법학과 나왔지, 미쿡에 건너가 일류 대학에서 석박사 했지, 지금 서울대 법대 교수하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니까. 그런데 또 7평의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일년내내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학자의 삶은 그리 닮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다.

 

조국 교수의 글을 읽어 가면서 강준만, 진중권, 장하준 같은 진보적 지식인들의 생각을 했다. 변희재, 하태경 같은 변질된 보수꼴통들의 생각까지 자연스레 이어졌다. 밖에서 보는 이미지처럼 조국 교수는 학자로서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더 좋은 것을 추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그것도 성실히. 현실은 안타깝지만 그 노력은 그만두지 않는다. 사회정의를 위해 살고 싶은 생각, 세상을 바꾸고 싶다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법의 정신 '힘이 강하든 약하든, 돈이 많든 적든 간에 법 앞에서 평등'을 되새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창조경제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p172~185) 몇일전 창조경제에 대해서 전화를 받고 설문에 응한 적이 있었다. 사실 창조경제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이 책에서 그 아이디어를 여럿 얻었다. 창조 경제는 바로 헌번 119조 2항에서 말하는 경제 민주화에서 찾으면 될 것 같다. 대기업-중소기업간의 갑을 관계 해소, 반값 등록금, 반값 아파트,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 많이 내는 세제개혁, 최저임금 두배 인상, 어린이집 대폭 확대, 선행학습에 세금 매기기, 노조의 경영권 참여 등. 역시 '진보'와 '지식인'에겐 배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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