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박용후 지음 / 프롬북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제목, <관점을 디자인 하라>가 책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다른 의미로 보면, 내용은 제목 만큼 못 따라 가는 것 같다. 결과론적인 마케팅 성공담의 불규칙적인 나열일 뿐이다. 그래서, 그럼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이 것이 바로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적용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마케팅 기법과 이론은 (이상하게도) 처음에 아이디어를 내고 시행하는 것은 어렵고 때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성공하는 것을 제3자가 옆에서 보면 아주 쉬워 보이는 법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의 수고에 비해 카피도 무척 쉬워 보이는 특색이 있다.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이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하지만, 반드시 꼭 그런건 아닌 것 같고, 역도 그다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지 않다. 기술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래 보인다. 오히려 자본의 논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의 내용에선, 말이 차고 넘치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별로 없어 보인다. 마케팅에 관한 무지 때문인지, 그동안 읽었던 몇권의 책과 동일한 방향을 가르키고 있어서 인지, 혹은 내 사고가 고정관념에 꽉 차 있다거나, 고리타분해서 높은 차원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겠다. (내가 생각하는 별점보다 다른 분들의 평가에 관한 별점을 상당히 놓게 나온 걸 보면, 맞는거 같기도 하다)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그 단편적인 이야기가, 반드시 다른 쪽에는 잘 맞지 않을 것이란 모순이 있어 보인다. 심각한 이론서라기 보단 그냥 쉽게 읽고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둘 얻어 걸리면 다행이고.

 

여러 차례 반복이 되어 눈에 얻어 걸리는 것은, 작가 자신에 대한 성공담이 (스스로의 자랑으로 보인다) 자주 보인다. 넘치는 자신감은 좋게 평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제3자가 보기엔 성공한 필자의 나열하는 자랑거리를 구경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마치 좋은 학교를 입학한 옆집 형의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듣는 기분이랄까.

 

마치 결론을 정해놓고 과정을 끼워 맞추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과거 30여년전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삼성전자를 두고, 성공하면 '과감한' 투자였다고 부르고, 만약 실패했더라면 '무리한' 투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런한 과정에서 성공한 사례만 모아 놓는 결과론은 그리 감동적이지도 않고 별 도움도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이것도 관점의 차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긍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어쩌면, 필자가 현재 가장 빨리 발전하는 산업에 종사히기 때문에, 그중에 성공한 경험으로, 다시말해 무엇을 하던지 선점하는 효과가 있어, 마치 개척지에 깃발 꽂기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연습을 한다면 'TRIZ' 강의를 한 번 듣는게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지난 디자인 과제 하는 도중에 디자인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사전 추천도서였기 때문이었다. 제목도 근사하고, 저자의 약력도 흥미를 끌었다. 다른 독서클럽에도 추천해서 같이 읽고 있는데 약간 후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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