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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2년 5월
평점 :
작가의 고향인 캔사스를 중심으로, 부자와 가난한자, 경제적 관점을 기준의 이분법으로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선거 정책과 투표성향을 분석한 책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증세를 반대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증오하는가. 보수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영원히 끝나지 않을 문화적인 현상(낙태, 동성애 등)에 대한 분노를 동원하는 것이다.
현재 민영화와 규제완화 같은 신 자유주의와 세계화는 전세계의 보수층의 경향이긴 하지만, 또한 신경제와 신 자유주의의 붕괴(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를 보라 -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 국가의 통제없이 자본에게 무한한 자유를 줄 때 나온 결과이다)의 비극적인 결말을 보았지만, 무비판적인 믿음은 여전히 건재하다. 주머니는 비고, 정부에 대한 불만은 끓어 오르지만, 고위 지도자층은 입을 다문다. 그리곤 새로운 보수 영웅들을 위해 투표한다.
보수의 전략은 이렇다. 경제 문제는 정치 문제와 철저히 분리한다. 대신의 문화의 문제로 확산시킨다(우리는 북한을 사용한다). 그래서 정권을 잡으면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 결국 최종 수혜자는 부자들이다. 보수의 수법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며 환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p17 책의 내용) 낙태 반대에 투표하고 자본이득세를 철폐한다.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기 위해 투표하고 산업의 쇠퇴를 받아 들인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을 하는 대학교수들을 옥죄는 데 투표하고 전력 규제 법안을 철폐한다. 정부 비난을 중지하는데 투표하고 미디어산업에서 정육업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합병과 독점을 인정한다. 테러분자에 맞서 싸우기 위해 투표하고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를 수용한다. 엘리트주의에 한 방 먹이기 위해 투표하고 그 어느 때보다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고 노동자들은 권력을 빼앗겼지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보상을 받는 그런 사회체제를 받아들인다.
책을 읽어 나가기가 힘들었다. 페이지 마다 잡념이 너무 많이 끼어든다. 책과 현실이 자꾸 오버랩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직접적인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불쌍하니까 찍어 줘야지, 조실부모하고 힘들게 자랐잖아, 가난하게 자랐잖아, 독재자의 딸, 그리고 대기업 건설회사 사장했던 분 이야기 하는 거다. 선거 때 악수하면서 시장 돌고, 잠바입고 국밥 먹으면서 욕먹는 코스프레 하면 불쌍하다 찍어주고, 결국은 부자들이 더 부자되는 정책을 만든다. MB가 대통령되고 가장 먼저 한 정책은 부자들 세금 깍아주기 였다. 세금 더 거둔다고 발표가 나면,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노점상들 힘들어진다고 인터뷰하고, 부동산세 올린다는 발표가 나면 하우스 푸어 힘들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갑자기 우리나라는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가 되어 버리고 만다. (종북, 좌익, 좌빨, 좌좀, 좌경, 친북, 빨갱이… 모두 동일 개념이다)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으면 꼬투리를 찾아 연관시킨다. 야당, 시민단체, 노조, 촛불 모두 다 종북이다(이라고 규정한다) 그들은 한탄한다. 종북주의자들이 너무 많다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저임금과 느슨한 규제뿐이다.
노동조합은 경제도 어려운데 자신들 배나 채우는 이익집단으로 둔갑하고, 듣기도 민망한 좌빨, 사회주의 식의 용어가 등장한다. 나누는데 정책적 방향을 두는 진보정당은 사회주의로 몰고가 결국은 나라 망하게 하는 정당이 되는 셈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종북주의자보단 보수(부자)가 정권을 잡는 것이 낫지 않냐고... 사실 종북의 실체는 없다. 씌우고 모는 보수와 이를 퍼트리고 이에 동조하는 국민들만 있을 뿐이다. 진보정당은 보수정당을 연구해야 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고 지금의 우리의 현실과 같고 다름을, 그리고 해결 방안을 나름대로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